요한복음
요한복음: 예수께서 물으셨습니다
요한복음: 예수께서 물으셨습니다
2022.06.06[그 동안 의역(意譯)을 많이 해 읽기 쉬운 을 주로 인용해 왔는데, 이번 요한복음 21장은 가장 직역(直譯)에 가까운 King James Version과 한글 개역 성경을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릴 것은, 신약 성경 원문은 헬라어(Greek)로 쓰여 있으나, 예수님과 제자들의 원래 대화는 아람어(Aramaic)였을 것이기 때문에, 요한복음의 헬라어 단어 선정은 사도 요한의 의역(意譯)일 뿐입니다. 그래도, 당시의 정황을 직접 목격한 요한이 당시의 뉘앙스와 자신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단어들을 선정했다고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남겨두고 갈 제자들을 위해 길게 기도하신 예수께서는 백향목이 울창하게 우거진 기드론 골짜기(요 18:1)의 시냇물을 건너, 감람..
요한복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
요한복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
2022.05.29늘 분주하게 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는 아빠가 있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며, 사람들에게 올바른 삶이 무엇인지 삶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늘 바쁜 아빠였지만, 이 아빠의 진짜 관심사는 자신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해서 가는 곳마다 아이들을 늘 동행시키며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께 자며 여행을 했고,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밤이 되면 낮에 가르쳤던 것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아이들에게만 자세히 풀어 설명을 해주면서 아이들이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도와주곤 했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아빠를 따르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했고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빠를 신뢰하였고, 닮고 싶어했..
요한복음: 포도나무의 열매
요한복음: 포도나무의 열매
2022.05.21요한복음에서 반복되는 "나는 ~이다 (ἐγώ εἰμι, 에고 에이미, I AM)"의 표현법으로, 예수께서는 14장과 15장에서 자신을 "길 (the way)", "포도나무 (the vine)" 라고 하셨습니다. 믿음의 삶은 믿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긴 여정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에 널린 정보로 많은 것을 미리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처음 가는 생소한 곳으로 여행을 가보면 그저 "길"을 찾아 그것을 따라 묵묵히 걸어갈 뿐, 그 과정에 무슨 일이 있을지,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험할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종착지가 어떤 곳일지도 잘 몰라 호기심과 기대감이 교차하곤 합니다. "나는 길이다" 라고 하신 말씀은 "나를 따르라" 고 명령하신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예수..
요한복음: 인자의 영광
요한복음: 인자의 영광
2022.05.13죽어서 4일이나 지났던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의 소문은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졌고,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자 사람들은 '호산나 (הושיעה־נא, 호쉬아나, 구원하소서)!'를 외치고 환호하며 예수의 일행을 맞아들였습니다. 이들 중 그리스인들 몇명이 빌립에게 찾아와 예수를 뵙기를 청했는데, 그 말을 전해들은 예수께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십니다. "인자가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생에 이르도록 그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요한복음 12:23~25..
요한복음: 양과 선한 목자
요한복음: 양과 선한 목자
2022.05.09유대민족에게 양 목축은 무척 중요한 삶의 부분이기 때문에 성경에서는 '목자'라는 단어를 무척 많이 사용하고 (한글성경 기준 구약의 79개 절, 신약의 20개 절) 같은 의미의 명사와 동사는 더 많은 절에서 발견 됩니다. 요한복음 10장 1~21절에 예수께서는 스스로를 '선한 목자'라고 하십니다. 문맥으로 보면 9장 35절의 눈을 뜬 시각 장애인을 다시 만나신 일부터 (바리새파 사람들이 그 사람을 내쫓았다는 말을 예수께서 들으시고, 그를 만나서 물으셨다. "네가 인자를 믿느냐?") 10장 21절의 선한 목자 발언으로 인한 유대인들의 분열까지가 (또 다른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 말은 귀신이 들린 사람의 말이 아니다. 귀신이 어떻게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할 수 있겠느냐?" 하였다.) 같은 시간에 있었던 이어..
요한복음: 눈 뜨고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요한복음: 눈 뜨고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
2022.05.07요한복음 9장은 예수께서 날 때부터 시각 장애였던 사람을 고치신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시다가,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선생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신 뒤에, 땅에 침을 뱉어서,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의 눈에 바르시고, 그에게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으라고 말씀하셨다. ('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 눈먼 사람이 가서 씻고, 눈이 밝아져서 돌아갔다. (요한복음 9:1~3, 6~7..
요한복음: 현대교회 성경적인가 전통적인가?
요한복음: 현대교회 성경적인가 전통적인가?
2022.05.05복음서에 보면 예수께서 안식일(安息日, Sabbath, שבת 샤밭)을 범했다고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지적 받는 일이 여러 번 나옵니다. 7년에 한번 쉬는 안식년과, 7번의 안식년 후에 50년마다 또 쉬는 희년(禧年, Jubilee, יובל 요벨)의 규정도 있으나, 그중에서도 안식일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직접 받은 돌판에 새겨진 십계명 중 제4계명인지라 유대인들에게는 특별히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지금도 매주 토요일을 안식일로 준수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켜라. 너희는 엿새 동안 모든 일을 힘써 하여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희 하나님의 안식일이니, 너희는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너희와, 너희의 아들이나 딸이나, 너희의 남종이나 여종만이 아니라, 너희 집짐승이..
요한복음: 생명의 빵, 생수의 강, 세상의 빛
요한복음: 생명의 빵, 생수의 강, 세상의 빛
2022.05.03요한복음에는 예수의 정체성을 여러가지 핵심단어 (keywords) 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단어들은 예수께서 "나는 ~이다 (ἐγώ εἰμι, 에고 에이미, I AM)"라고 직접 선언하신 형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표현은 구약 출애굽기에 하나님을 지칭하는 "I AM (스스로 있는 자)"라는 고유 명사를 헬라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I AM has sent me to you.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출애굽기 3:14) 요한복음의 기록에 따르면 예수께서는 스스로를 '생명의 빵', '세상의 빛', '양의 문', '선한 목자', '길/진리/생명', '부활/생명', '참 포도나무' 라고 하셨고,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요한복음: 육신의 빵과 생명의 빵
요한복음: 육신의 빵과 생명의 빵
2022.04.27오병이어 (五餠二魚,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약 5천명을 먹이신 이 사건은 4개의 복음서에서 공통적으로 기록한 몇 안되는 사건 중 하나입니다. (마태복음 14장; 마가복음 6장; 누가복음 9장, 요한복음 6장). 예수께서 12제자들을 택하시고 2명씩 짝지어 보내시며 마을마다 회개를 선포하고, 귀신을 내어 쫓고, 병을 고치게 하셨고 (마 10:5~15, 막 6:7~13) 당신께서도 마을을 다니며 하나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시고, 병을 고치셨습니다. 예수께서 죽은 자까지도 살려내시자 그 소문이 유대 전역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 때 세례(침례) 요한은 헤롯 안디바왕 (Herod Antipas)을 비판한 죄로 투옥된 상태였는데,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오실 그분이 당신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요한복음: 볼 수는 없어도 알 수는 있는
요한복음: 볼 수는 없어도 알 수는 있는
2022.04.19예수께서 활동하셨던 시기의 이스라엘에는 "산헤드린 (Sanhderin) 공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어 '수네드리온 (συνέδριον, conference, 모여 앉는다)'에서 유래된 외래어 명칭의 기관입니다.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 (Εὐσέβιος, 에우세비오스)는 산헤드린이 대제사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민사/형사재판을 관할하는 정치 기구라고 했고, 랍비들은 산헤드린이 평신도인 바리새인으로 구성되어 종교 생활의 여러 문제와 율법(Torah) 해석하는 일을 한 종교 기구라고 했습니다. 지금의 지방법원처럼 각 도시마다 23명으로 구성되는 소(小)산헤드린이, 그리고 예루살렘에는 대법원처럼 71명으로 구성되는 대(大)산헤드린이 있었는데, 신약성경에서 공회(公會), 공회의원(公會議員), 관원(官員) 등의..
요한복음: 만민이 기도하는 집
요한복음: 만민이 기도하는 집
2022.04.17유대인의 유월절(Passover)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가, 성전 뜰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과 환전상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셔서,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내쫓으시고, 돈을 바꾸어 주는 사람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상을 둘러 엎으셨습니다. (아래 YouTube 동영상 참조) 당시 예루살렘에서 제물로 드릴 짐승을 파는 사람들은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매년 3대 절기 (유월절/무교절, 칠칠절/맥추절, 초막절/수장절) 때마다 예루살렘에 와서 제사를 드려야만 했습니다 (출 23:14~17, 너희는 한 해에 세 차례 나의 절기를 지켜야 한다. 너희는 무교절을 지켜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명한 대로, 아빕월의 정한 때..
요한복음: 나다나엘(Nathanael)의 무화과 나무
요한복음: 나다나엘(Nathanael)의 무화과 나무
2022.04.15요한복음 1장 후반부는 예수께서 12제자 중 4명과 처음 만나게 된 과정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선지자(prophet)라 부르던 세례(침례)요한에게는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그 제자 중 두 명이 세례(침례) 요한의 말 (요 1:29, "보시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 을 듣고 예수를 따라가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 그 중 한 명이 안드레(Andrew)였습니다. 안드레는 밤 사이에 그 분이 '그리스도(Christ = Messiah)' 라는 확신을 갖게 되어 자신의 형인 베드로(Peter)를 데리고 가 예수께 소개를 하여 또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합니다. 이튿날 베드로/안드레 형제의 같은 고향 사람인 빌립(Philip)이 예수를 만났고 빌립 역시 그..
요한복음: 태초의 로고스(Λόγος)
요한복음: 태초의 로고스(Λόγος)
2022.04.13성경에서 그리스도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 4권 있고 그 책들을 복음서 (福音書, the Gospels, the Good News) 라고 부릅니다. 마태, 마가, 누가복음은 비슷한 방식으로 기록해서 공관복음(共觀福音, Synoptic Gospels)이라 부릅니다. 3개의 공관복음이 그리스도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부활/승천에 이르는 행적을 시간 순으로 기록한 것과는 달리, 요한복음은 몇 가지 핵심주제를 집중적으로 기록합니다. 특히 그리스도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기까지의 마지막 며칠 간 있었던 그 분의 가르침과 기도를 13~17장에 걸친 많은 분량을 할애하며 매우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공관복음이 하루가 저녁때부터 시작되어 로마(=현대)의 시간법과 6시간이 차이나는 유대의 시간법으로 기록한 것과는 ..
생명의 양식 (Panis Angelicus)
생명의 양식 (Panis Angelicus)
2020.03.13생명의 양식 (Panis Angelicus) 19세기 벨기에인으로 출생해 프랑스에서 활동한 작곡가이자 오르간 연주자인 세자르 프랑크 (César Franck)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지요. 라틴어로 panis는 이탈리아어 pane, 스페인어 pan, 프랑스어 pain 등의 어원으로 "빵"이란 뜻이고, angelicus는 "천사,생명"를 뜻하는 angelus에 "~의"라는 접미어 "-icus"를 붙인 것입니다. 가사는 13세기 카톨릭 신학자 성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 가 성체축일을 위해 쓴 찬미가 '우리의 신성한 축일에(Sacris solemnis)'의 일부라고 합니다. 멜로디가 아름다와 수많은 테너와 소프라노 가수들의 애창곡 중 하나로 꼽히지요. 성가대에서 이 곡 부르는 ..
Dried-Up Vine Branches (마른 포도 나무 가지)
Dried-Up Vine Branches (마른 포도 나무 가지)
2015.12.12Dried-Up Vine Branches (마른 포도 나무 가지) 멀리서 보는 포도원은 정말 멋집니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 가서 보면, 어떻게 이렇게 빈약한 가지에서 그렇게 맛난 열매가 열리는지 정말로 신기할 정도로 가늘고 볼품 없습니다. 열매를 맺지 않는다면 아마도 포도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나무 중 하나 일 듯 합니다. "누구든지 내게서 떨어져 있는 사람은 말라 죽은 가지일 뿐이다. 사람들이 그 가지를 모아다가 모닥불에 던져 버린다." (요한복음 15장 6절)
A Man Blind from Birth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
A Man Blind from Birth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
2014.10.16A Man Blind from Birth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 김미도 미주 KOSTA 끝나고 follow-up 성경공부를 맡아서 3개월간 요한복음을 공부했습니다. 9장에서 눈을 뜨게 된 소경 이야기를 1일칭 관점에서 상상력을 보태어 적어보라고 과제를 내주었는데 참여자 한 분께서 제출해주신 글이 너무 좋아서 올려봅니다. "예수께서 길 가실 때에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보신지라" (요한복음 9:1) 나는 태어날 때부터 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의 말은 들을 수 있으되 그들의 얼굴을 알 수 없었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수없이 들었지만 실제로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없었습니다. 왜 나를 이와 같이 태어나게 하셨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가운데서 사람들은 나를 죄인이라고 했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