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싱어게인 4: 이번엔 누가 1등 할지?
제가 좋아하는 JTBC 음악 서바이벌 (survival) 프로그램들, 그 중에서도 제일 즐겨보는 싱어게인이 벌써 종반에 접어 들었습니다. 한국 가서 시즌 4가 시작된 것을 알았고, 그 뒤로 챙겨 보기는 했지만 여행 다녀 와서 여행기 쓰고, 밀린 회사일 하느라 싱어게인에 대해서는 적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니 하나는 적어봐야 겠습니다.
제가 보는 눈이 아주 없지는 않았는지 시즌 1 우승자와 시즌 2 우승자는 다 미리 맞췄고, 시즌 3의 경우 우승자는 맞추지 못했지만 제가 뽑은 top 6 가 모두 10위 안에, 우승자도 제가 뽑은 top 3 중 한명이 했습니다. 이번 시즌도 전반적인 느낌은 시즌 3와 비슷합니다. 참가자들의 평균 수준은 참 높지만 시즌 1과 2 만큼 압도적으로 눈에 확 들어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참가자들 중에 과거 한 때 상당한 인기를 끌은 적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르(genre) 가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었기 때문에 변신을 원하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50호 '화해가 필요한 가수' 자두, 28호 '얼떨결에 발라드 가수' 최정철, 4호 '발라드를 싫어하는 가수' 전유나). 한번도 떠 본 적이 없어서 늘 배고프고 외롭게 음악 생활을 하는 대다수가 보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한번 뜨면 같은 노래를 수천번 씩 초청 받는 곳마다 가서 불려줘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이것도 참 못할 짓이겠다는 공감도 갑니다. 심사위원 중 하나인 임재범님의 경우도 제가 보기에는 그런 경우로 봅니다. 수 많은 전설적 곡을 부른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활동이 너무 뜸했던 큰 이유가 그의 히트 곡들이 그가 추구하던 음악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뇌피셜이거든요.
이미 어제 16강 전이 끝나서 8명은 확정이 되었는데요, 자신감 없이 제 나름의 top 3를 꼽아 봅니다. 제 선발 기준은 늘 동일합니다. 도입부(verse)와 절정(climax)에 자신의 진심을 담아 완전히 표현할 수 있고, 자신만의 분명한 색채와 희소성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감동을 주는 가수입니다. 아무리 음악적으로 완벽하게 노래를 해도 듣는 사람의 입에서 장탄식이 나오지 않는 가수는 3위 내에 들을 수 없다고 봅니다.
- 59호 그윈 도라도 (Gwyn Dorado) : 필리핀인. 한국계도 아닌데 한국 방송 서바이벌 상위권에 들어온 첫 케이스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창력은 압도적인 1위라고 생각해서, 한국에서 뜨지 않는다면 싱어게인을 발판으로 미국으로 진출해도 충분한 실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D3~D5의 full 2 octave 정도로 결코 넓지는 않은 음역에도 불구하고 아주 편안하고 풍성하게 들리는 중저음에 감정과 호소력을 담아 부르는 실력이 가히 압권이고, 4번의 라운드 전체에 걸쳐 가장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종종 나오는 콧소리가 제게는 좀 거슬립니다. 예능의 특성상 중요한 외모도 잘 받쳐주고 Youtube 조회수도 무척 높은데도 불구하고. 대국민 온라인 사전투표 순위는 최상위권이 아니라서 우승을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3위 안에라도 들었으면 합니다. [여담] 성(姓)인 Dorado가 '금'이라는 뜻으로, 스페인어로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El Dorado) 가 이 단어에 정관사 'el'이 붙여진 명칭입니다.
- 65호 이오욱 : 센 발음 (♩♪♫삐땨~~~악하계~~ ♩♪♫ 삐땨약 삐땨~~~악하계~~ ♩♪♫) 에 우직하고 맑은 진성으로 부르는 노래가 매력적입니다. 라운드마다 다른 장르의 것을 잘 소화해 내는 모습도 꾸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력에 학교도 나오지 않아 실용음악을 제대로 공부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많은 참가자들이 비슷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이미 많이 참여해본 것에 반해, 싱어게인이 첫 도전인듯 합니다. 대국민 온라인 사전투표 순위가 꾸준히 상승해서 이번에 드디어 1위를 찍었습니다. 이 기세가 계속 된다면 최종 1위의 가능성도 높다고 보여집니다.
- 80호 예찬 : 시즌 3에 풍성한(?) 몸매의 3호 가수로 나와 심사위원 규현에게 '사모님'으로 놀림(?)을 받았습니다. 기필코 다시 가수로 활동하겠다며 20Kg을 감량한 그 노력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4라운드까지 오는 몇 달 사이에 몸이 조금씩 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체중 관리가 정말 어려운 체질인 것 같아 보입니다). G3~F5 의 음역대지만 가는 음색으로 높은 음역대처럼 느껴지며 특히 D5 이상의 음에서는 정확한 음정에 깨끗한 배음(倍音, harmonics) 이 더해져서 무척 높은 음처럼 느껴집니다. 3라운드때 한번 난조를 보이기는 했으나, 가창력은 발군이라고 보며, 대국민 온라인 사전투표에서도 계속 상위권에 있습니다. 59호 Gwyn Dorado 만큼은 아닌데, 마찬가지로 가끔 나오는 콧소리가 제게는 좀 거슬립니다. 2025년 초 ENA의 "언더커버"에서 27호 서희를 제치고 우승했었네요.
Top 10 추가 진출자 2명은 4라운드의 심사위원 득표 (again 수) 면으로나 대국민 온라인 사전투표 순위로 보나 55호 이영훈과 80호 예찬이 될 것으로 거의 확신합니다.

제가 뽑은 top 3 이외의 가수 몇에 대한 개인적 평을 써 봅니다.
- 27호 서희 : 아직 고등학생인데 실력은 무시무시합니다. 시즌 3 때 돌풍을 일으켰던 신해솔과 비슷하면서 실력은 한 수 더 위로 보입니다. 제 기준으로 볼 때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감동이 없는 것이 아쉬워 top 3 안에 넣지는 않았지만, 테크닉으로만 본다면 너무 완벽해서, 3위권 안에 들만한 충분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37호 김재민 : 27호 서희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 top 3 안에 넣지 않았을 뿐이지 훌륭한 가수 임은 다 인정할 것 같습니다.
- 55호 이영훈 :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무척 독보적인 스타일의 노래를 쓰고 부르는 가수입니다. 제가 무척 좋아했던 고(故) 조동진님을 떠 올리게 합니다. 1 라운드 때는 우울증이 짙어 보였는데 4 라운드가 되니 많이 밝아져 보여 참 다행이라 생각 했습니다. Top 3까지 갈 것까지 기대하지는 않습니다만, top 10에는 꼭 들어가서 전국 투어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 26호 서도 (sEODo) : 국악을 기본으로 한 독특한 창법으로 짙은 호소력 있고 강력한 가창력이 발군입니다. 지속적으로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은 실력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어필하지는 못하는지 (제 기억으로는) 한번도 대국민 온라인 사전투표 10위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 같아 좀 안타깝습니다.
출연자 실명 정보
[여담]
JTBC 음악 프로그램들은 음향팀이 상당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곡을 다른 곳에서 부른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차이가 느껴집니다. 반면 결승을 제외한 사전 녹화들은 음향팀이 보정을 너무 잘(?) 해줘서 참가자들의 음정 박자가 어긋나는 것을 시청자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노래의 같은 부분을 무대 측 방영과 대기실 방영이 비교될 때 슬쩍 그런 차이가 노출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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