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이 글은 며칠 전에 예약 발행으로 올려놨었는데 밤새 한국에서 150여명이나 되는 젊은이들이 이태원에서 압사했다는 비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높은 하늘, 좋은 날씨, 코로나의 출구가 보이는 멋진 날에 이런 참사가 벌어져서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가족과 친구를 잃은 모든 분들의 마음에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집 주변의 나무들이 빨갛게 혹은 노랗게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고 수은주도 뚝 떨어져 본격적인 가을을 알려줍니다. 작년 10월에 동쪽으로 5~6시간 거리에 있는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에 가을색 사진을 찍으러 다녀왔던 기억이 나네요. 작년에는 9월말까지 휴가를 3일 밖에 쓰지 않아 어디라도 가고 싶어 짧게나마 다녀온 것이었는데, 올해는 5월에 길게 아이슬란드/페로제도를 다녀온 덕에 작년만큼 마음이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마당에 물들어 가는 나무들을 보고 작년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같은 학번의 성악가들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를 듣습니다. 김동규님은 대학 1학년때 (지금은 사라진) 문무대에서 저와 같은 중대원으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물어봤어? 😤 내세울 것이 없는 변변치 않은 사람들이 꼭 이런다는...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 한경혜 작사, Elisabeth Andreassen 작곡, 김동규 편곡 -
<그대 있음에>
그대의 근심 있는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그대 있음에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오~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에 외롭고 고단함
그대 그대 있음에 그대 있음에
사랑의 뜻을 배우니
오~오~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 김남조 시, 김순애 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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