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arer, Still Nea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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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홍수 속 내 나름의 진위(眞僞) 판단 원칙
언론의 홍수 속 내 나름의 진위(眞僞) 판단 원칙
2025.01.28내가 태어난 시대는 언론의 가뭄이었던 때였는데, 지금은 가히 홍수라고 할 정도로 많은 언론이 쏟아지는 시대가 되었다. 가뭄과 홍수는 정반대이지만, 의외로 먹을 물이 없다는 면에서는 동일하다. 수 없이 많은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상반된 내용 속에서 서로 자신의 자료와 주장이 사실(fact)라고 주장을 하고, 어느 편이 누가 참(眞)을 말하고 누가 거짓(僞)을 말하는지는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특히 이것이 정치적으로 첨예한 이슈인 경우면 막막할 정도로 판단이 어렵다. 눈과 귀를 닫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것들이 많아서 신경을 끄고 살 수도 없다. 심리학 박사인 한 지인이 말하기를 "심리학적으로는 사실(fact)라는 것이 없고, 오직 각자의 인식(perce.. -
오남용(誤濫用) 되어지고 있는 삼권분립의 칼과 방패
오남용(誤濫用) 되어지고 있는 삼권분립의 칼과 방패
2025.01.27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대부분은 소위 "삼권분립 (trias politica)"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뿌리를 찾아들어 가면 로마 제국의 삼두 정치를 기원으로 볼 수 있으며, 18세기에 이르러 프랑스의 정치가 몽테스키외 (Montesquieu, Charles-Louis de Secondat)가 익명으로 출간한 《법의 정신》에서 체계화 되었다. 그의 삼권분립은 당시의 상항에 맞게 입법권은 인민에게, 사법권은 귀족에게, 행정권은 군주에게 부여되는 것으로 설명하였기 때문에 지금의 삼권분립 개념과는 차이가 있지만, 국가의 가장 권력인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 이 세가지의 주체가 서로 분리되어야 하고 서로 견제해야한다는 국가 조직의 원리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에게 큰 영향을 주어 미국 헌법의 기초가 되었으며 .. -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
2025.01.0111월 한국 방문때 누나 집 책장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작가 소노 아야코(曽野 綾子, 1931년 9월 17일)는 41세(!)이던 1972년에 처음 이 책을 출판했고 그 후 51세, 65세때 내용을 수정 추가 하여 재출판 했다고 합니다. 심오한 내용은 아니지만 곧 노년기에 접어들 저 같은 사람들이 한번쯤 자문해 봐야할 내용들을 꼼꼼하게 잘 정리했습니다.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고 여백이 많아 금방 읽을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하고, 소제목별 분량이 대부분 1~2 페이지, 길어도 4페이지를 넘지 않아 소제목 목록만 읽어도 어느 정도는 내용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요약을 하지 않고 그 목록 전체를 소개합니다. 서문: 자기 구제의 시도 두 번째 서문: 만년(晩年)의 길목에서 세 번째 서문: 나는.. -
겨울 길을 간다
겨울 길을 간다
2024.12.18겨울 길을 간다봄 여름 데리고호화롭던 숲가을과 함께서서히 옷을 벗으면텅 빈 해질녘에겨울이 오는 소리문득 창을 열면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혼자서 가니먼 길에 목마른가난의 행복고운 별 하나가슴에 묻고겨울 숲길을 간다이해인(1945~) 시집 "민들레의 영토" 中 -
인도 벵갈루루 공항: 삼엄한 경계 분위기
인도 벵갈루루 공항: 삼엄한 경계 분위기
2024.12.17벵갈루루(Bengaluru, 옛 지명 방갈로르) 켐페고우다(Kempegowda) 공항은 도시 북쪽 경계에서 5Km가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습니다. 벵갈루루의 도시 반경이 약 20Km 정도 되니 무척 가까이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 이착륙 제한 시간 (Curfew Time, Night flying restrictions)이 없어 24시간 운영을 하며, 이에 맞춰 스위스계 면세점인 듀프리(Dufry)가 출국및 입국 양쪽에서 24시간 운영 하고 있습니다. 인도 입국은 비자 면제국이 아니라 사전 발급한 eVisa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일본/UAE 3개국에 한해 공항에서 도착 비자(Visa-on-Arrival)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공항 WiFi 접속 자체는 무료이지만, 입.. -
인도 벵갈루루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인도 벵갈루루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4.12.16싱가포르를 거쳐 인도 벵갈루루(Bengaluru, 옛 지명 방갈로르)에 다녀 왔습니다. 인도에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부분도 있었지만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었습니다. 카르나타카주의 주도(州都)인 벵갈루루는 해발 920m의 고원지대에 있어 같은 위도의 지역에 비해 섭씨 5도 이상 온도가 낮습니다. 후추의 원산지인 농경지대가 인도의 대표적인 대도시가 된 것은 영국 식민지 시대에 인도의 무더위에 지친 영국인들이 비교적 시원한 이곳을 행정 중심지로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갔을 때에도 저녁에 해가 지면 서늘한 바람이 불고 밤이 되면 긴팔을 입어야만 했습니다. 벵갈루루는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로 콜카타(Kolkata, 옛 지명 캘커타)에 비하면 생활비나 평균 급여가 3배 가량.. -
싱가포르 창이 공항: 설계한 사람이 궁금해짐
싱가포르 창이 공항: 설계한 사람이 궁금해짐
2024.12.15한국에서 출장으로 싱가포르로 갔습니다. 물 흐르듯 진행되는 창이(樟宜) 공항의 입출국 절차를 보면서 "대체 이 공항 설계를 누가 한걸까? 정말 운영 시스템이 경이로울 정도네!" 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다녀 본 공항 중에 이렇게 편리한 곳은 일찌기 본 적이 없습니다. Skytrax 에서 상위권 경쟁 상대 중에 제가 이용해 본 인천, 하네다, 나리타, 파리 공항들과 비교하면 그 체감차는 현격할 정도였습니다. 10년 넘게 전에 한번 가 본 어렴풋한 기억에 (아마도 터미널 1) 무척 큰 공항이라 꽤 많이 걸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이번 방문때는 입국시 터미널 2, 출국시 터미널 3를 이용하면서 "어? 이렇게 공항이 작았나?" 싶었습니다. 공항 이용객 수로 비교할 때 창이 .. -
삼성동 포드 처치 (POD Church) 방문
삼성동 포드 처치 (POD Church) 방문
2024.12.14이번 한국 방문때 주일 예배를 삼성동 KOEX 건너편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에서 모이는 포드 처치 (POD, Parade of David Church) 에서 드렸습니다. 포드 처치는 동부이촌동의 온누리교회에서 찬양 사역자이자 청년부 교역자로 있었던 원유경 목사가 COVID-19로 많은 교회들이 예배로 모이는 것에 어려움을 겪던 2021년에 개척한 교회입니다. 어쩌면 상당수가 온누리교회에서 수평이동해 왔을 수도 있겠지만 극도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 교회는 1년 만에 참석자가 2,000여명에 달하는 규모가 되었고 그 중 90%가 청년들이었습니다. 한국 교회에서 젊은 층의 확연한 감소세는 결과적으로 교회의 거의 반이 주일 학교를 운영하지 않는 상황을 초래했고, 이대로의 추세라면 6년 뒤인 2030년에.. -
포천 미미향, 산정호수 폭포 식당, 광릉 돌솥밥
포천 미미향, 산정호수 폭포 식당, 광릉 돌솥밥
2024.12.13산정호수 가던 날 점심 식사는 포천 이동면의 중식당 「미미향」에서 했습니다. 목요일 점심인데도 예약 없이는 먹을 수 없는 곳이네요. 매주 수요일이 휴업인 것을 모르고 전날 예약하려다가 못하고 가는 길에 전화 했더니 1:30pm에나 자리가 난다고 해서 몹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1955년에 개업해서 거의 70년이나 된 노포(老舖)입니다. 식당 건물 맞은 편에 넓찍한 전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경기도인데도 나름 유명한 식당이라 그런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요리 2개 (양장피 45,000원 & 탕수육 30,000원) 를 주문 했습니다. 대부분의 중식당들은 1차 조리를 다 해 놓고 주문하기가 무섭게 웍(wok)에서 급속으로 데워 나오는데 이곳은 음식이 20~30분 정도.. -
산정호수의 가을: 호수 둘레길 산책
산정호수의 가을: 호수 둘레길 산책
2024.12.12숙소는 한화 리조트 산정호수 안시 (Annecy). 한화 리조트는 호수 남서쪽 아래의 하동에 있고 호수 남동쪽의 상동에 대부분의 상업시설들이 몰려 있습니다. 아래 지도에는 둘레길이 4Km라고 표시되어 있으나 공식 지도에 따르면 2.97Km라서 1시간이면 충분히 돌 수 있는 산책 코스입니다. 하동에서 둘레길을 가려면 언덕을 올라가야 합니다. 왼쪽으로는 가파는 돌계단이 오른쪽으로는 완만한 포장도로가 있습니다. 다리 아래의 절벽은 원래 폭포인데 저희가 갔을때는 호수 수위가 높지 않아 말라 있었습니다. 낙천지(樂天地) 폭포라고도 부르고 그냥 호수폭포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물이 풍부할 때의 폭포 (퍼 온 사진임) 저희는 좌측 계단길을 이용해 올라갔습니다. 초기에 계단 폭이 조금 높은 편이긴 하.. -
내겐 그림의 떡 이었던 '산정호수 빵명장'
내겐 그림의 떡 이었던 '산정호수 빵명장'
2024.12.11고등학교때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로 산정호수에 다녀왔습니다. 만나기로 한 2호선 종합운동장 역 앞의 은행나무 숲은 가을마다 참 정겹네요. 점심을 먹으려고 했던 곳이 마침 전날 휴일이라 미리 예약을 못하고 당일 가면서 전화했더니 1:30pm이나 자리가 난다고 해서 시간을 때울 곳을 찾아 산정호수 부근의 베이커리 카페를 갔습니다. 3개의 베이커리 카페 (프로방스 베이커리 카페, 산정호수 빵명장, 산정호수 100년 단팥빵 베이커리 카페) 가 있고 Google 평점 다 3.5~3.7로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만 관광지에 어올리는 인테리어등은 괜찮아 보입니다. 리뷰들 읽어보면 빵맛도 대체로 괜찮은 듯 하고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제일 안쪽에 있는 "산정호수 빵명장"으로 가 봤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인된 .. -
2024년 11월 서울/경기에서 먹은 음식들
2024년 11월 서울/경기에서 먹은 음식들
2024.12.10성남시 모란시장 오일장의 도너츠 저렴한 가격에 엄청난 크기. 반죽은 잘 한 것 같은데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는 튀김 기름.그리고 찹쌀 도너츠의 크기가 너무 들쭉 날쭉. (반경 크기 1.5배 차이면 체적은 3.375배 차이) 사계진미 야탑 본점 콩국수 좋아하는 내게는 여름 음식으로 인식되는 냉콩국수를 일년 내내 판매 해주시는 것만도 감사. 맛도 좋았음. 만두 맛도 나름 흡족. 카페 웨더베인 (Weather Vane) (수인 분당선 야탑역 부근) 커피와 케익 맛은 무난했으나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정원, 깨끗하지 않은 내부 공간이 아쉬웠음. 그로어스 (Growers) 도곡 깔끔하게 꾸며진 인테리어는 좋았음. 음식은 75점 정도? 가리비 관자를 너무 얇게 썰고 푹 익혀서 살짝 .. -
아오모리: 코마치 소코 지오 (나폴리 피자)
아오모리: 코마치 소코 지오 (나폴리 피자)
2024.12.09행정 구역상 토와다 호수(十和田湖)와 오이라세 계곡 (奥入瀬渓流) 은 토와다시 (十和田市)에 속합니다. 아침에 오이라세 계곡의 산책을 마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토와다 시내로 가 봤습니다. 숙소에서 차로 20분 거리, 시내가 시작되는 곳에 평점이 괜찮은 곳이 두어곳 있더군요. 그 중에서 화덕 피자를 하는「KOMACHI 倉庫 ZIO (코마치 소코 지오)」라는 곳을 골랐습니다. 매주 화/수는 쉬고, 기본적으로 점심 영업만 (11am~3pm) 하고 금/토는 저녁도 (5pm~8pm) 합니다. 여름과 겨울에 주인장이 휴가를 가게 되면 또 추가로 영업을 쉬니 가시기 전에 식당 Instagram을 확인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코마치(小町)는 아마도 주인장 이름 같고, 이탈리아어 zio는 아저씨(uncle)라.. -
아오모리: 오이라세 계곡 (奥入瀬渓流) 2
아오모리: 오이라세 계곡 (奥入瀬渓流) 2
2024.12.08이튿날 오전에 오이라세 계곡 (奥入瀬渓流)에 다시 갔습니다. 호시노 리조트 서관(西館) 2F 에서 6am 부터 1시간 간격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도 있고 대여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도 있지만 저희는 그냥 렌탈카를 타고 갔습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전날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나왔더군요. 주차금지 구역 표시도 군데 군데 생겼고 무엇보다 단체 관광객들이 보입니다만 그래도 뭐 한국의 행락인파에 비하면 붐비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도로 곳곳에 차를 세울만한 공간들이 꽤 있어 주차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계곡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이시게도 큐우게이조 휴게소 (石ヶ戸休憩所, 아래 지도 오른쪽으로 2/3 부근의 밤색 위치)가 대표적인 출발지로, 이곳에서 호수까지는 8.. -
아오모리: 호시노 리조트의 아침 부페
아오모리: 호시노 리조트의 아침 부페
2024.12.07"아오모리 링고(りんご 사과) 키친"은 아침 7시부터 엽니다. 7시로 예약을 하면 훨씬 덜 붐비기도 하고, 원하는 자리를 골라 앉을 수도 있습니다. 안쪽 창가의 한적한 자리를 골라 앉았습니다. 아침 메뉴들은 다른 호텔 조식 부페와 비슷한 친숙한 음식들이 많네요. 지극히 서양적인 아침 음식들도 골고루 있고 동양적인 것, 서양적인 것들도 적절히 섞여 있습니다. 지극히 일본적인 아침용 음식들도 풍족하게 있군요. 잊고 찍지 않았는데 라멘도 있습니다. 빵이 여러가지 있어서 하나씩 전부 맛 보았는데요, 아쉽게도 아침에 갓 구워낸 것들이 아니고 어디선가 납품 받아온 듯 전부 차가운 빵들이었습니다. 소형 오븐(oven)과 토스터(toaster)가 있어 데울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갓 구워낸 빵과는 맛이 .. -
아오모리: 호시노 리조트의 저녁 부페
아오모리: 호시노 리조트의 저녁 부페
2024.12.06호시노(星野) 리조트 오이라세 케이류 (奥入瀬渓流) 내에는 딱 2개의 식당이 있습니다. 서관(西館) 1F의 프랑스 식당 "Sonore"는 저녁에만 열기도 하고 가격도 상당히 비싸서 (세금 포함 ¥21,780/인) 실질적으로는 동관(東館) 1F의 부페(buffet) 식당인 "아오모리 링고(りんご 사과) 키친"이 유일한 식당입니다. (세금 포함 저녁 ¥6,050/인 아침 ¥3,300/인) 식사 시간을 반드시 예약 해야만 하는데, 이 때 호시노 리조트의 계정이 필요합니다. 리조트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한 것이 아니고 agoda.com등의 숙박 예약 업체를 통해 예약을 한 경우에는 호텔에 이메일 (info@oirase-keiryuu.jp) 을 보내서 예약 확인 번호를 받은 후 별도의 예약 페이지를 통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