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호흡: 오보에 연주
일부 관악기 연주자들이 쓰는 기법중 "순환 호흡 (Circular Breathing)"이란 것이 있습니다. 짧게는(😜) 1~2분 동안, 길게는 무려 수십분 동안(😨) 음이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서 연주를 합니다. 일반인이 노래할 때 한 숨에 10초 정도 부르면 긴 편이고, 정상급 성악가 중 드물게 20초 가까이 부르는 사람이 있으니 (Nadine Sierra의 'Gilda'), 몇분씩이나 음을 이어 연주하는 것은 엄청난 것이지요.
연주는 이어지지만 숨을 안 쉬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들숨은 코만 이용해서 하고, 날숨은 뺨을 마치 '풀무질' 하듯 악기에 계속 공급하는 것이지요 [클라리넷 연주법: 순환호흡 방법] 원리는 입으로 자루(bag)에 계속 공기를 주입하면서, 겨드랑이 힘으로 리드(reed)에 바람을 보내어 소리를 내는 백파이프(bagpipes)와도 같습니다. 색소폰 주자로 유명한 케니 지 (Kenny G)가 이 기법을 잘 사용하는 대표적인 연주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Kenny G: Circular Breathing demo]
이 기법은 원래 악기 연주법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13세기 몽골의 금속 세공업자들이 정밀 세공을 위해 금/은을 녹이면서 끊임 없이 숨을 불어 넣어야하는 필요때문에 개발되었던 것이고, 후에 악기 연주자들이 배워서 음악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악에서는 음표 못지 않게 숨표/쉼표도 중요한 것이라 늘 이런 기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끊지 않고 연주해야 제 맛이 나는 음악도 많이 있어서 잘 사용하면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관악기 연주자들이 현악용이나 오르간용으로 작곡된 곡을 연주할 때 유용합니다.
바흐 (Johann Sebastian Bach)의 "예수, 인류 희망의 기쁨 (Jesus bleibet meine Freude)"는 반주가 곡중에 딱 한번 쉬고, 음이 끊이지 않는 반주가 계속되는 곡이라 보통 오르간을 많이 사용하는데, 영국 8인조 혼성 합창단 VOCES8이 부른 것은 오보에(oboe)를 넣었네요. 순환 호흡을 사용하는 호주의 oboist Nick Deutsch가 연주를 합니다. 멋진 중창과 어우러져 2분 넘게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오보에 선율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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