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은 아씨들"
토/일 드라마로 제목은 한국에서도 많이 읽힌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 (Louisa May Alcott)의 자전적 소설 <Little Women>를 빌려 왔습니다. 4명의 자매들이 나오는 원작 소설에서, 병으로 일찍 죽는 셋째 베스를 제외하고 메그, 조, 에이미의 캐릭터를 차용했다고 하는데, 내용은 소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범죄물입니다.
요즘 제작되는 드라마 평균 횟수인 16회보다 짧게 12회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7회까지 방영되었는데 지금까지 본 내용으로는 각본, 연출, 연기자들의 연기력 모두 90점 이상 주고 싶습니다. 1회부터 700억 비자금에 2명이 연달아 죽는 내용이 나오는 강도 높은 전개를 보이지만, 오버하거나 억지스럽거나 막장스럽거나 하지 않고 끌고 나가는데도, 추리 소설 읽듯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고 그 다음이 잘 예측되지 않아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주요 인물 중 몇 명은 빌런(villain)인지, 피해자인지, 선인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재미를 더하고요. K드라마에는 거의 주(主)가 되어버리곤 하는 과도한(?) 로맨스도 없어 몰입도도 좋습니다. 살인 장면마다 남겨져 있는 파란색 희귀종 난초가 좀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유일한 아쉬움입니다.
6.25후 급격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 곳곳에 벌어졌던 권력 유착형 부동산 투기, 금권 선거 없이는 절대 승리할 수 없었던 낮은 민도의 선거판, 기업마다 당연시 여겨온 이중 장부와 뇌물과 비자금 형성을 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들이 드라마의 주된 줄거리입니다. 한국 사회에 아직도 이런 것이 만연하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흙수저 집안에서 어렵게 자란 주인공인 3자매가 상황마다 다르게 반응하고 대응하고 행동하는 것을 대비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는 듯 합니다.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겠습니까?"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 (6) | 2023.04.19 |
---|---|
오드리 헵번 (Audrey Kathleen Hepburn) (6) | 2023.01.20 |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Joyeux Noël)" (10) | 2022.12.24 |
빈란드 사가 (Vinland Saga) 애니메이션 (10) | 2022.12.16 |
사랑하는 사람을 일찍 떠나 보내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두 편 (15) | 2022.11.08 |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한 영국 영화들 (4) | 2022.09.02 |
영화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10) | 2022.08.16 |
넷플릭스 먹방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9) | 2022.08.12 |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8) | 2022.06.30 |
영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Meu Pé de Laranja Lima)" (8) | 2022.04.10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빈란드 사가 (Vinland Saga) 애니메이션
빈란드 사가 (Vinland Saga) 애니메이션
2022.12.16 -
사랑하는 사람을 일찍 떠나 보내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두 편
사랑하는 사람을 일찍 떠나 보내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두 편
2022.11.08 -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한 영국 영화들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한 영국 영화들
2022.09.02 -
영화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영화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2022.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