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 (Audrey Kathleen Hepburn)
오늘은 1993년 1월 20일에 63세를 일기로 타계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의 30주년 기일입니다. (조금 전 신문을 통해 여배우 윤정희님의 부고 소식도 접합니다. 같은 날 30년 차이로 세상을 떠나셨네요)
24세 되던 1953년 8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의 주연으로 할리우드 영화계에 데뷔해 1967년 사실상 은퇴할 때까지, 1954년 <사브리나 (Sabrina)>, 1959년 <파계 (The Nun's Story)>, 1961년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1964년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등의 수많은 명작을 남긴 가장 위대한 여배우 중 한명이었던 것이 젊은 시절 그녀의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비춰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녀의 삶은 엄청난 고난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외가는 네덜란드의 명문 남작 집안이었으나 그녀가 6살에 부모가 별거를 시작해 10살이 되던 해에 이혼을 했습니다. 11살이 되었을 때 독일군이 프랑스 침공의 진격로로 네덜란드를 점령하였는데, 외조부가 독일 점령군에 협조를 거부한 것 때문에 자산을 압수/징발 당하고 온 집안이 갖은 수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한창 자랄 15~16세에 음식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튤립 구근으로 연명하기도 하며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었고, 그 때 생긴 빈혈/천식 등의 합병증에 평생 시달려야 했습니다. 당시 167cm 인 10대 그녀의 몸무게는 40Kg이 채 되지 않았으며, 임신한 기간을 제외하면 평생 50Kg을 넘어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매력이던 가녀린 몸매는 알고보면 10대에 심히 망가진 건강의 결과물이었던 것이지요. 이 시기를 거치면서 결국 외가는 재정적으로 완전히 몰락해 버려, 귀족인 어머니가 요리사/가정부 일로 생활비와 오드리의 학비를 대야 했고, 오드리도 10대부터 이미 발레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이 시절의 겪은 전쟁의 트라우마 때문에 그녀는 평생 동안 전쟁 영화는 계속 거절을 했으며, 남편의 간청으로 유일하게 출연한 <전쟁과 평화 (War and Peace)>도 전쟁 장면에는 출연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락했다고 합니다.
키가 170cm까지 자랐는데 뼈는 앙상하고 극도로 쇠약한 몸 때문에 발레리나의 꿈을 일찍 접어야 했습니다. 결혼 생활도 불행의 연속이어서 슬프게도 2번의 결혼은 모두 남편의 외도로 인한 아픈 이혼으로 끝이 났고, 유산도 무려 5번이나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아픔을 겪은 후에도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고, 되려 자신이 2차 대전에 겪었던 것과 같은 기아를 겪는 극빈국의 아이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을 하고 후원을 계속 해 나갔습니다. 후에 그녀는 국제 유니세프(United Nations Children's Fund)의 대사로 임명되어 더 큰 헌신을 했으며, 1988~1992년에는 사비를 들여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최극빈 사회를 50회 이상 방문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주름 가득한 노년기 삶의 참된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녀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늘면서 당시 유니세프의 후원금은 몇 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가장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을 만난 것은 <로마의 휴일>이 아닌, 아프리카에서였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영화 출연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혼은 그대 곁에 (Always)에서 죽은 자를 안내하는 천사 역할이었는데, 여기서 받은 10억원의 출연료도 전액 유니세프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
http://www.everythingaudrey.com/
"Photographing Audrey Hepburn" by Magnum Photograp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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