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 요세미티 골짜기의 가을 풍경
요세미티를 여러번 갔었지만 가을에 간 적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기 중이기 때문이지요. 돌아오는 날 티오가 로드가 하루 반짝 열렸기에 요세미티 골짜기 (Yosemite Valley) 를 들렀습니다. 글래시어 포인트 (Glacier Point) 는 계속 도로가 폐쇄되어 가지 못하고 가을색을 찾아 여기 저기 걸어다녀 보았지요.
시기적으로 겨울 내린 눈이 거의 없어질 때이기도 하지만,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머세드 강 (Merced River) 상류의 물은 현저히 줄어 들어 많은 곳은 강바닥을 보이고 있더군요. 그래도 적은 수량에도 불구하고 한폭의 풍경화와도 같은 멋진 곳들을 숲 속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해뜬지 한참 지난 후라 맑게 개인 날씨면 풍경사진 찍기에 빛이 너무 셀텐데 감사하게도 구름이 가득 껴서 빛이 너무나도 부드러웠습니다. 이번 2박 3일 여행 동안 날씨는 완벽했었어요!!
Pohono Bridge (El Portal Road 와 Southside Drive 만나는 곳) 에서 조금 서쪽에서 찍은 개울가입니다.


시간 없어 스쳐가는 관광객들도 한 눈에 요세미티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터널 뷰 (Tunnel View) 지요. 비록 오른 쪽 암벽에 브라이덜베일 폭포 (Bridalveil Fall) 는 완전 말라있지만 여기에서 보는 전경은 언제 봐도 좋네요.


골짜기로 돌아와 순환도로 (Southside Drive) 를 천천히 달려 봅니다. 가을색으로 갈아 입기 시작한 나무들이 싱그럽습니다.

요세미티 폭포 (Yosemite Falls) 맞은 편에 있는 요세미티 밸리 채플 (Yosemite Valley Chapel)에 잠시 들렀습니다. 1879년에 세워진 이 아담한 교회당은 가을의 정취에 잘 어울리는 색을 하고 있습니다.


건너편의 요세미티 폭포는 아주 마르지는 않았지만 거의 참새 눈물만큼의 물만을 흘려보내고 있네요.

며칠 새 산악 지역에 눈이 내려 10여일 지난 지금 현재는 풍성한 양의 물이 쏟아 지고 있군요 (Yosemite 실시간 Webcam)



요세미티 폭포 바로 앞에 넓은 평원이 있는데 멋드러지게 물든 나무 한그루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센티널 다리 (Sentinel Bridge) 에서 보는 해프돔 (Half Dome) 은 언제 봐도 압권입니다.


아까 봤던 나무가 계속 눈길을 끕니다. 주위를 배회하며 나무가 대칭 (symmetric) 으로 잘 보이는 장소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해프돔과 앵글이 나올 것도 같아 평원 남쪽 끝 Yosemite Falls shuttle 정류장 앞에 갔더니 예상했던 그림이 딱! 되네요. 유명한 관광지니 많은 사진 작가들이 이미 찍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스튜디오 세팅도 아니고 풍경에서 이런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굉장한 운이라고 봐야겠지요.


암벽들 사이에 크고 작은 군락지에서 수채화와도 같은 아름다운 채색들이 펼쳐 집니다.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주가 절정을 이루지 않을까 싶어요.






평원 너머에서 대형 카메라로 풍경을 담고 있는 노인 사진작가를 발견 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풍경 사진작가 안셀 애덤스 (Ansel Adams) 의 후예들이겠지요. 차도 없이 저렇게 엄청난 크기의 카메라를 싸 짊어지고 다녔던 풍경 사진작가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찍은 사진들 몇 장 더 설명 없이 추가합니다.






아래는 요세미티 골짜기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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