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타마가와 (玉川) 라듐 온천
이틀밤 묵은 아키타(秋田)현을 떠나 아오모리(青森)현의 오이라세 계곡 (奥入瀬渓流)으로 가는 길에 있는 타마가와 온천 (玉川温泉)을 들렀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 동영상입니다. 이곳은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 대부분의 사진들이 홈페이지에서 퍼 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출처: https://www.tamagawa-onsen.jp/]
아키타(秋田)현에서 뉴토 온센쿄 (乳頭温泉郷)에 버금가게 유명한 이 온천은 BC 806년에 분화한 야키야마(焼山) 화산으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분화 후 1200여년 간은 엄청난 기세의 분연(噴煙)이 계속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1681년 한 사냥꾼이 화살에 맞고 도망친 사슴의 혈흔을 추적하다가 사슴이 쉬고 있던 자리에서 원천을 발견하게 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워낙 깊은 산 속에 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사냥꾼들만이 간간히 이용을 했고, 에도(江戸)시대 초에는 화약의 원료로 이곳의 유황을 채굴하는 광부들이 부상 치료를 위해 주로 이용을 했습니다.
그 후 1885년 「시카유 (鹿湯 사슴온천)」라는 이름으로 온천 리조트가 개장되었고, 그 후 홋카이도 출신의 우에몬(右衛門)이라는 한 젊은 사업가에 의해 1925년 경부터 치료온천(湯治場)으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16세부터 극심한 피부병으로 고생하며 조잔케이(定山渓), 노보리베츠(登別), 쿠사츠(草津)등 유명한 온천들을 다 가 보았지만 효험을 보지 못하다가 이곳에 와서야 치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원천의 물이 하류의 논을 망치는 것이 오랜 세월동안 지역 주민들의 큰 골치거리였다가, 헤이세이(平成) 원년 (서기 1989년) 산성수 중화처리 시설을 건설하면서 비로소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상 자료 출처: 「타마가와 온천의 역사」]
그 후 방문객들이 늘어 나면서 1998년 하류 쪽에 195개의 객실을 갖춘 4층 규모의 신타마가와 온천장을 새로 지었습니다. 뉴토 온센쿄와 마찬가지로 신칸센(新幹線) 타자와코역(田沢湖駅)에서 버스로 올 수 있습니다 (1시간 20분 소요).

일일 방문객들도 온천욕장을 이용할 수 있으나 온천장 숙소 위쪽에 별도로 있는 일일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내려가야만 합니다. (¥200)

이곳은 노천욕탕(露天風呂 로텐부로)이 없고 실내 욕탕과 옥외 족탕만이 있습니다. 저희는 구관(舊館) 대욕장으로 갔습니다. 잘 정돈 되었으나 100% 목재로 지어져 있어서 무척 어둡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보지 않은 신관은 훨씬 밝고 크고 깨끗한 느낌입니다.

주차장에서 온천 계곡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온천 개울물을 따라 계곡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고 왕래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 온천은 2가지 독특함을 가진 특별한 곳입니다. 먼저 온천수의 주성분이 pH 1.1~1.2에 달할 정도로 강산성의 염산(塩酸 hydrochloric acid)입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은 이유는 강산성때문에 모든 금속이 자칫 부식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 투숙객들도 자동차 주차는 웬만하면 위 공용 주차장에 하고 걸어내려 오기를 권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맹물을 반 섞어 산도를 낮춘 50% 탕이 있으며,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먼저 이 50% 탕에서 괜찮은지 확인한 후 100% 탕을 이용하기를 권합니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자극이 느껴지지 않지만, 장시간 입욕을 하면 피부가 긁힌것처럼 상처가 생길 수도 있으니 유념하셔야 합니다.

계곡 상류입니다. 염산 성분의 물이 닿은 곳은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황량합니다. 과거 하류 논의 피해가 어땠을지 짐작이 갑니다.

두번째 독특함은 온천수에 섞인 미량의 라듐(radium) 성분입니다. 이 라듐이 항암 방사선 치료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전국의 많은 암환자들이 암반욕(岩盤浴)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와 장기 투숙을 합니다. 더 올라가면 작은 움막들이 있는데 더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이른 아침마다 일찍 올라가는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본관에는 상주하는 의료 상담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온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관광지라기 보다는 요양원의 느낌이며, 저희처럼 하루 다녀가는 관광객 수는 뉴토 온센쿄 (乳頭温泉郷)에 비하면 현저히 적습니다.


숙소가 있는 본관 건물 입구입니다. 산성 온천이 흐르는 골짜기들은 어김 없이 도깨비가 사는 지옥(地獄)으로 여겨져 왔지요. 일일 방문객들이 사용하는 대욕장(大浴場)은 이 건물 맞은편에 별도 건물로 지어져 있습니다.

이용객들이 많아 먼저 신발을 로커(locker)에 넣고 실내화로 갈아 신습니다.

입욕 이용권과 수건 대여 표를 자판기에 구매해야 합니다. 뉴토 온센쿄 (乳頭温泉郷)에서는 수건이 판매였고, 이곳은 대여입니다.

상당히 큰 대욕장에는 개인 스팀 사우나 (steam sauna)를 포함해서 다른 온도와 다른 원천수 비율로 총 9 종류의 탕이 있습니다. 수질 무척 좋게 느껴졌고 다음에 혹 아키타현에 다시 온다면 꼭 방문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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