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5일차-1 할그림스키르캬(Hallgrimskirkja)
실질적으로 마지막 날이었던 다섯째 날 다녀온 장소와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A : 미스-크봇틀 (Mið-Hvoll) Cottages 9:10am 출발
- B : 수도 레이캬뷕(Reykjavik, 레이캬비크) 11:30am 도착, 4:00pm 출발
핫틀그림스키르캬 성당 (Hallgrimskirkja, 할그림스키르캬) 구경
시내 맛집 투어, 퇴르닌(Tjörnin) 연못, 솔바르(Sólfar) Sun Voyager
하르파(Harpa) Concert Hall에서 코로나 검진
세탸르나르네스 교회(Church of Seltjarnarnes)
크로타섬 등대(Grótta Island Lighthouse) - C : 블루 라군(Blue Lagoon) 5:00pm 도착
- D : Hotel Tjarna 9:40pm 도착
원래 8:30am에 숙소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누군지 전날 운전한 사람이 차키를 꽂아놓고 내린 바람에 밤새 차내등이 켜있으면서 배터리가 방전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대체 누구야? 엉? 😡 ) 글쎄 해외 여행 중에 교통편에 문제 생기지 않는 적이 거의 없었다니깐요~~
아이슬란드와 같은 외진 곳을 운전할 때의 문제점. 여행 중 렌트카에 문제가 생기면 그날 최소한 반나절은 그냥 날아갑니다. 수도권을 벗어나면 렌트카 지점이 아예 없거든요. 침착하게 주위에 차 수리센터가 있는가 검색을 해보니, 다행히 뷕(Vik)시내에 하나 있습니다! 😁 그.런.데.... 이때는 토요일 아침. 주말에는 닫고 월요일이나 되어야 여는군요 😂
옆 캐빈 투숙객에게 혹 jumper cable 가진 것 있는지 물어봤으나 역시나 없어서, 주인장 아주머니께 전화로 도움을 청했습니다. 알아봐 주시겠다는 말을 듣고 기다려면서 엔진 뚜껑(bonnet, hood) 여는 손잡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공돌이 아저씨 2명이 열심히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보지 못한 것을 친구 딸이 금방 찾아내네요. Give me five!!!! 🖐 (노안 때문이에요. 노안 때문이라고욧!!!)
30분쯤 후에 바이킹 같은 행색의 아저씨께서 30년은 족히 되어보이는 골동품 차를 몰고 와주셨습니다. 케이블 연결하고 시동을 걸어봅니다. "털털털털털..... 부르르르르............릉!!!!" yay~~~~~~!!! 🤪 카드로는 당연히 결제가 되지 않을것 같은데 현지 화폐는 가진 것이 없어, 미국달러라도 드리려고 얼마 드려면 되겠느냐고 여쭤보니 (어울리지 않는) 수줍은 표정으로 됐답니다. 아마 동네 주민이신가봐요. 캄솨, 캄솨 합니다~~~~!!
40분 늦게 출발해서 가는데 배터리가 방전된 후라 그런지, 앞 계기판(dashboard)에 경고등 2개가 계속 뜹니다. (거참, 신경 쓰이네) 친구 딸이 차 기종을 묻더니 금방 검색해서 해결책을 알려주는군요. 차를 세우고 핸들을 좌우로 끝까지 돌려보라고... 경고등 꺼짐! 오~~~~예~ 😲 👍 슬기로운 여행자 생활?
쉬지 않고 달려서 1시간 20분 만에 첫 행선지인 핫틀그림스키르캬 성당 (Hallgrimskirkja, 할그림스키르캬)에 잘 도착했습니다. 아이슬란드어로 키르캬(-kirkja)는 교회(church). "핫클그림의 교회"라는 뜻입니다. 핫틀그리뮐 페이튀르손(Hallgrímur Pétursson)은 아이슬란드의 17세기 성직자이자 시인으로 많은 찬송가를 작사하여, 아이슬란드에서는 마틴 루터보다 더 존경받는 인물이라 이 사람을 기념해 이 교회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구름이 살짝 낀 날씨, 오늘도 엄청 좋습니다. 성당주변 곳곳에 유료 주차장 많이 있는데요, 일단 교회로 가보세요. 교회 주차장은 무료입니다.
자태가 마치 디스커버리호 스페이스 셔틀 (Discovery Space Shuttle) 같죠? 1937년에 설계된 건물이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인 감각입니다. 이 교회가 설계될 당시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건축가들은 거의 덴마크에서 공부한 사람들이었고, 독일에서 시작된 표현주의(Expressionism)가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의 건축을 주도할 때였습니다. 이 건물을 설계한 퀴드욘 사무엘손(Guðjón Samúelsson)도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이 건물에 표현하려고 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남부의 레이니스피야라 (Reynisfjara, 레이니스퍄라) 해변과 스봐르티포스(Svartifoss, 스바르티포스) 폭포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 현무암(柱狀節理 玄武巖, columnar basalt)의 6각 기둥을 건물 외형에 담아냈습니다. 건축학적으로는 덴마크 코펜하겐 교외에 있는 그룬트빅 교회(Grundtvigs Kirke)가 가장 영향을 많이 주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14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500여년간 덴마크의 통치하에 있었는데, 민족 운동을 벌여 1874년에 덴마크로부터 자치권을 얻어내고, 1918년에는 별개의 왕국으로 인정받았으며, 1944년에 독립 국가가 되었습니다. 수도 레이캬비크는 그런 역사적 변화의 과정 속에서 세심한 도시 계획을 따라 개발된 신도시이고, 그런 개발의 핵심이 바로 이 핫틀그림스키르캬 성당 (Hallgrimskirkja, 할그림스키르캬)이었습니다.
정부는 레이캬비크의 언덕 중심에 도시를 대표할만한 뭔가를 짓기 원했는데, 루터교(Luthern Church)가 국교임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카톨릭(Roman Catholic Church) 교인들이 바티칸 교황청의 지원으로 지은 성당들이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것으로 인식되자, 이에 대응하여 큰 루터교 성당을 짓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 성당은 1945년에 착공하여 41년만인 1986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성당의 74.5m 높이 탑은 레이캬비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시내 어디서나 보여, 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정부의 목적에 잘 부합하고 있습니다.
성당 건물 바로 앞 중앙에 동상이 하나 서 있습니다. 성당 건립보다 훨씬 앞선 1930년에 세워진 이 동상은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스털링 캘더(Alexander Stirling Calder)의 작품으로, 골든 서클의 씽벳틀리르 (þingvellir, 싱벨리어)에서 AD 930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회(parliaments)의 1,000 주년을 기념하여 미국에서 선물한 것입니다.
이 동상의 모델은 AD 970~1025년에 살았던 바이킹 탐험가 레이퓌르 에릭손(Leifur Eiríkson)입니다. 아이슬란드 태생인 레이퓌르 에릭손은 콜롬부스보다도 500년 가량 일찍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한 최초의 유럽인으로 믿어지고 있습니다.
건물 앞 광장입니다.
성당 건물 왼쪽으로 정육면체 돌들이 삥 둘러있는데, 건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덴마크 통치때부터 남겨진 측량석(survey markers)이라고 합니다.
이곳도 민들레들이 많네요.
유료 관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탑이 있으나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5월~9월은 10am~9pm, 10~4월은 10am~5pm 개방합니다. 안에 공중 화장실 없고 바깥 식당 ROK 건너편에 하나 있습니다만 저희가 갔을때는 잠겨 있어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인근 식당들이 관광객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합니다.
문 위에 적힌 내용은 이 교회의 이름이 된 핫틀그리뮐 페이튀르손(Hallgrímur Pétursson)의 찬송시 중 하나입니다.
Þá Þú gengur í guðshús inn gæt þess vel, sál mín fróma,
hæð þú þar ekki herrann þinn með hegðun líkamans tóma
beygðu holdsins og hjartans kné
heit bæn þin ástarkveðja sé hræsnin mun síst þér sóma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때, 내 영아, 이것을 유념하라
네 허망한 몸의 행위로 네 주를 높이려하지 말라
육체과 마음의 무릎을 꿇고 절하라
네 열정적인 간구가 너를 영광되게 하리라
내부 설명은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성당 뒤편의 파이프 오르간은 1992년 12월에 설치가 완료된 것으로 총 5,275개의 파이프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02 ranks, 72 stops and 5275 pipes).
제목: 순교(martyrdom)
이 예수상은 아이슬란드 조각가 에니나르 욘손(Einar Jónsson)이 1948년에 기증한 것으로 뒤에서 회중석(nave)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얼굴이 바이킹스럽지요?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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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이 예술이네요.
그 안은 말할것도 없구요.
친구 따님 아니면 어쩔뻔 했대요. 증말....
다행히도 맘 좋은 사람들은 세계 어디에나 존재 하는거 같읍니다.
더가까이 님은 여행 사진 중 풍경 사진을 좋아하시잖아요?
저는 교회 사진이요. >_<
그 나라의 실력 좋은 예술가와 장인이 만든 것들은 교회에 다 모여 있거든요.
외부가 콘크리트인가요, 석조인가요? 사진상으로는 판단을 잘 못하겠어요.
'멋있는 회색' 목록에 이 건물도 넣어야겠어요.
보자마자 안 그래도 코펜하겐의 그룬트비 교회가 떠올랐어요.
신랑(nave)이 좁으면서 길고 천장은 높아서 기도하는 손 모양을 빼닮은 고딕 양식 교회,
다른 양식에 비해 더 경건해 보이면서 키 훤칠한 미남 보는 것 같아 무척 좋아합니다. ㅋ
안 그럴 것 같았는데 개신교인 루터교도 성공회처럼 예배당에 성상과 그림들을 두네요?
'Austere'하면서도 멋 부릴 건 다 부렸어요.
회중석 양쪽에 덧댄 나무, 이것도 주상절리를 본떠 디자인한 걸 텐데
또 직전의 아르 데코 시절 'sunburst', 'startburst' 패턴도 생각 나 재미있어요.
더가까이 님 여행기 덕에 저는 이제 아이슬란드 하면 촘촘히 난 세로줄이나 가로줄이
맨먼저 떠올라요. 주상절리도 그렇고, 제가 임시 건물 같다는 세속 건물들 외장재 무늬도 그렇고, 아이슬란드 대표 교회도 그렇고. ㅎㅎ
건물도 오르간도 근사하게 잘 찍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
여행가서 트러블이 생기면 당황하는데 주변인들 도움과 따님까지 노안을 밝혀주셔서 다행히 배터리 나간거 복구 되었네요. ^^ 고마웠겠다... 자동차 뚜껑은 열어보지 않는거라 생각하기에 열어도 .모르고...진정 어려운 수학문제같이 봐도 모르는...... 그런것..
와우 엄청 웅장하네요 !! 어떻게 건물을 지었을까 심히 대단한 작품인거 같습니다 !!
건축물이 엄청 특이하네요. 저렇게 생긴 교회는 처음봐요
성당의 모습이 진짜 멋있네요!! 정면에서 보는 모습은 마치 우주선 같습니다.
교회와 성당을 번갈아 쓰셔서 외국은 교회, 성당의 구분이 없나 했더니 성당을 영어로 Catholic church 라고 하는군요.
완공된지 오래지않아 내부는 아직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네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