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5일차-4 블루 라군(The Blue Lagoon)
아이슬란드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블루 라군(Bláa lónið, 블라우아 이오니스)으로 갔습니다. 케플라빅(Keflavík) 공항에서 직선거리로 남서쪽 15Km에 있고,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아주 높은 온천(spa) 명소입니다. 이 지역에 엄청나게 풍부한 이산화규소(silica, SiO₂, 유리의 주성분)가 빛을 반사시켜 호수의 물색이 캐나다 록키 마운틴(Canadian Rocky Mountains)의 호수들처럼 터키석(turquoise) 색을 띱니다.
반경 약 300m의 넓은 호수 지역이 전부 이런 색을 보이는데, 물은 온천(溫泉, hot spring)이 아니고 대신 화산활동이 무척 많은 아이슬란드의 지열(地熱, geothermal heat)을 이용해 인공 온천 리조트로 개발을 했습니다. 리조트로 개발하지 않고 남겨둔 북쪽 지역은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출입이 가능합니다.
중심에 인공 온천 풀(pool)인 블루 라군(The Blue Lagoon)이 있고, 호텔 2개 (The Retreat, Silica Hotel)와 4개의 식당(Lava Restaurant, Moss Restaurant, Spa Restaurant, Café), 고급 스파(The Retreat Spa)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방문객이 찾는 곳은 온천 풀(pool) 입니다. 항공 사진과 지도를 비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사진은 위 지도에서 ④ (블루라군 입구)에서 ① (주차장) 으로 이어지는 윗길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물은 자연 그대로의 차가운 물입니다.
위 지도의 ⑧ (호텔 The Retreat 입구) 에서 ⑪ (The Retreat 주차장) 을 찍은 사진. 저희가 초행이라 잘 몰라 이곳에 주차했는데, 메인 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호텔 The Retreat. 일박에 약 $1,300인 5성급 호텔입니다. 같은 리조트 안의 Silica Hotel은 4성급으로 일박에 $600 정도. (둘 다 패~~스!! 😜 )
호텔 로비.
로비에서 반층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Retreat Spa가 있습니다. 스파 이용 요금은 $438부터. (여기도 패~~스!! 😜)
화장실. 엄청 깜깜한게 용암 동굴 들어온 느낌. 들어가자마자 정면 벽 전체가 거울이라 반대편에서 누가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 (아이~~~ 깜짝이야! 😝 )
리조트 안의 Lava Restaurant에 5시 저녁 식사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파인 다이닝(fine dining) 수준도 좀 보고 싶고 또 여행의 마지막 날 마무리로 저녁식사는 좀 격조있게 하고 싶어 일행들의 동의 없이 제 맘대로... 😅 리조트에서 Moss Restaurant은 코스 요리만 (5코스 $140) 제공하고요, 저희가 간 Lava Restaurant는 단품 메뉴 (a la carte) $45~$52와, 4코스 테이스팅 메뉴 $83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밤 6~9시에 온천 풀(pool)에 예약이 있어서 단품 메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갔어요.
Spa Restaurant는 Retreat Spa 이용객들만 그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식당 같고, Café에서 $10 초반대에 샌드위치 종류를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리조트 수준이 있어 식당 인테리어도 훌륭하네요.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블루 라군 풍경도 멋지고요.
이른 시간이라 창가의 좋은 자리로 안내 받았습니다. 온천 풀에서 나오던 시간 (8시 50분경)에는 만석이었습니다.
호텔 로비에도 있던 현대적 감각의 조명. 멋있네요.
점심때까지는 날씨가 좋았는데, 점점 구름이 더 끼다가 3시 이후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저녁시간에는 꽤 많이 내렸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듯한 호밀빵(rye bread). 지열(地熱)로 구운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 여행중에 자주 먹은 호밀빵들도 참 맛있었는데, 여기 빵은 또 차원이 다르네요. 발효를 훨씬 많이 시켜서 정말 부드럽고, 시럽으로 만든 단맛이 아니라 담백하면서 자연스러운 천연효모빵의 단맛. 훌륭했습니다. 나무 플레이트가 빵 텍스춰와 잘 어울리지요?
버터에 아이슬란드식 요거트 '스키르(Skyr)'를 섞고 지열로 증발시켜 만든다는 흰색/검은색 플레이크 소금(flaky salt)을 뿌려 나왔습니다. 버터에 요거트 섞은 것은 처음 먹어보는데 부드럽고 담백하니 참 좋군요. 맛도 호밀빵에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첫 음식. 소고기 스테이크(Grilled beef). $52.
구운 포토벨로 버섯(portobello mushroom) 아래에 마요네즈 계통의 소스, 그 아래에 양파/채소 볶음을 섞은 다진 감자(mashed potato).
스테이크 위에는 졸인 양파(caramelized onion) 그리고 콩순(pea shoot). 양송이 버섯 소스. 고명들 다 훌륭했고 소스도 맛있었는데요, 결정적인 문제는 미디엄(medium)으로 주문한 것이 거의 웰던(well done)에 가깝게 익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마블링 지수 (Beef Marbling Score, 소는 BMS, 사람은 BMI: Bi Man Igoon)가 너무 높은 것보다는 적은 소고기를 더 좋아하나, 그건 미디엄 이하로 익혀 먹을 때 이야기고, 이렇게 두꺼운 마블링 적은 고기를 웰던으로 익히면 너무 고기가 뻑뻑해져 맛과 식감이 확 나빠지는데 이 스테이크가 딱 그 상황이었어요. 한국/일본에 비하면 유럽/미국 소고기들은 마블링이 적은 편이라서 한국 소고기 2급, 미국 소고기 USDA Choice급의 소고기를 보통 레어(rare)~미디엄(medium)으로 많이 먹는데 그런 것을 웰던으로 구운 바람에 뻑뻑했습니다.
스테이크 전문점들도 직화 굽기를 100% 정확하게 유지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이 식당 리뷰 읽어보니 종종 같은 실수를 하는듯 합니다. 고기 자체의 질은 부드럽고 좋았는데...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기에는 6시부터 예약된 온천 풀(pool) 시간에 늦을 것 같아 그냥 먹었습니다.
두번째 음식. 대구(Cod). $45.
번철에 지진(pan-fried)쪽은 아주 바삭하게, 나머지는 부드럽고 촉촉하게 잘 구워진 대구 스테이크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고명으로 하얀 브로콜리(broccoli), 양파 절인 것이 나왔고 아몬드(almond), 보리(barley), 조개(shellfish)를 섞어 만들었다는 노란색 소스는 담백하면서도 고급스럽게 크리미(creamy)한 맛이 예술이네요.
마지막으로 양고기 스테이크(lamb fillet). $48.
양식당에서 가장 많이 먹는 양고기 부위는 뼈 붙은 갈비살(lamb chop)인데요, 이건 껍질 포함한 허릿살(fillet) 부분을 요리했습니다.
고명으로는 구운 샐러리 뿌리(celeriac), 다진 감자(mashed potato), 중국 요리에서 쓰는 청경채(bok choy), 스테이크 아래에 구운 당근(carrot)이 나왔습니다. 감자 여전히 훌륭하고 , 샐러리 뿌리는 처음 먹어보는데 아삭하고 담백하고 미세한 단맛이 양고기, 당근과 잘 어울리네요.
그렇죠!! 미디엄은 이렇게 굽는겁니다 👍 번철에 지진(pan-fried) 것은 전부 잘 요리했어요.
양껍질이 전혀 질기지 않고 바삭하면서 밑에 있는 지방질층과 함께 담백한 살코기를 감싸주는데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에 베이컨 감아 굽는 것보다 훨씬 훌륭했습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조합이 아닌 순수 양고기라서 위화감이 없는 것 같아요. 아이슬란드 떠나기 전에 제대로 된 양고기 스테이크를 먹어보게 되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디저트도 하나 시켜 보았습니다. "Ástarpungar" and caramel $23.
좌우에 놓인 것은 아우스타르퓡가르(ástarpungar, love balls)라는 건포도 넣은 아이슬란드식 도넛. 중간은 망고 초콜렛 무스(mango chocolate mousse)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vanilla ice cream) 얹고 소금 캐러멜(salted caramel)을 뿌린 것.
디저트는 엄청 맛있지 않았고 가격도 너무 높다고 느꼈습니다. 보통 파인 다이닝에서 메인 요리대비 디저트 가격은 1/3 정도인데요, 여긴 거의 1/2 수준입니다. 일단 아우스타르퓡가르(ástarpungar, love balls)라는 도넛이 그저 그랬어요. 케이라바카리 카피후스(Geirabakarí Kaffihús)에서 샀던 꽈배기처럼 "백설표 도너츠가루" 사다가 집에서 튀긴 맛. 혹은 크림/잼/홍차 없이 먹는 뻑뻑한 스콘 느낌 😅 [아우스타르퓡가르(ástarpungar) 만들기 동영상]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캐러멜이야 뭐 애초에 깜짝 놀랄만한 맛을 기대하기 어려운 거고... 그래도 아래 깔아 놓은 망고 초콜렛 무스(mango chocolate mousse)은 좋았습니다.
Lava Restaurant에 대한 평가는 [구글평점 4.5/5.0. 제 평가로는 맛 9.0/10점, 인테리어 9.5/10점, 가성비 8/10점] 이 정도 인테리어와 음식이면 미슐랭 빕 구르망(Michelin's Bib Gourmands) 급은 된다고 볼 때 가격은 합당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음식이라면 한국이나 미국보다 오히려 싸다고 봅니다. 대구와 양고기가 훌륭해서, 소고기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가 제대로 나왔고 디저트가 좀더 맛있었더라면 맛 점수도 9.5까지 줄 의향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온천 풀(pool)로 내려 갔습니다. 예약 충분히 미리 하셔야 합니다. (기본 Comfort package $63 부터. 일단 들어가면 폐장할 때까지 시간 제한 없음. 단 폐장시간 30분 전에는 풀에서 나가야 하므로 적어도 폐장 3시간 전 시간으로 예약하기를 권함) 웃~~~ 추워~~~~~~ 😣
카메라 들이대면 좋아서 그저 좋아 다들 싱글벙글하는 서양인들. (초상권?? 대체 그게 뭐요? 🤔 )
그 와중에 DSLR들고 물 속에 들어간 용감하신 아재 한 분. 처음에 몇장 먼저 찍고 카메라는 사물함(locker)에 집어넣은 후 여유있게 온천욕을 했습니다. 요즘 핸드폰 대부분 방수 되니 많이들 가지고 들어가네요. 푹 담그지는 마시고, 불안 하면 화질은 좀 떨어지겠지만 ziploc bag에 넣으시면 됩니다.
부대 시설로 폭포, 건식 사우나가 있고 바람 피하게 만든 작은 돔(dome), 앉을 수 있게 만든 물속 벤치(bench)등도 있습니다.
곳곳에 나무 상자처럼 생긴 곳이 물이 데워져 나오는 곳이고, 위치마다 깊이 차이가 있습니다.
물에 엄청난 농도의 이산화규소(silica)가 함유되어 있어 이렇게 퇴적층을 만듭니다. 이산화규소는 머리결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뻣뻣하게 만들기 때문에 스타일을 중히 여기신다면 머리카락이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유황(sulfur) 함유량도 꽤 되어 특유의 닭똥 냄새가 나는데, 좋은 유황온천 정도는 아닙니다.
기본 Comfort package 요금에 얼굴에 바르는 실리카 팩(silica pack)이 포함됩니다. 조류(藻類, algae) 팩은 별도 요금.
음료수 한잔(와인, 맥주, 쥬스, 소다)과 수건 사용도 요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밤이 되니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바람과 함께 진눈깨비가 얼굴을 세차게 때립니다. 온천은 이런 날씨에 하는게 제 맛이지요. 5월은 9시까지 영업을 하고, 종료 30분 전에는 온천 풀에서 나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다 나가고 난 후의 온천 풀.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페로 제도와 아이슬란드의 긴 여행기를 이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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