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5일차-3 레이캬비크(Reykjavik) 먹거리
페로제도와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동안의 좌우명(motto)이 '최소 하루 한끼는 식당에서 제대로 먹는다'였던 반면, 레이캬뷕(Reykjavik, 레이캬비크)에서 반나절 동안의 임무(mission)는 '단시간 내에 최대한 다양한 것을 맛본다' 였습니다. 먹거리 투어의 기획자는 당연히 친구 딸!
제일 먼저 간 곳은 파이야린스 펫취 필쉬르(Bæjarins Beztu Pylsur, The Town's Best Hotdogs라는 뜻). 2004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다녀갔다고 해서 (정확히 말하자면 클린턴이 이거 먹으러 일부러 온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클린턴을 불러 세워, 하나 공짜로 줄테니 먹고 가라고...) 유명세를 탔고 2006년 영국 가디언 지 (The Guardian)에서 유럽의 5대 음식가판대 중 하나로 선정한 곳입니다. 레이캬비크와 인근 도시에 총 9개의 점포가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핫도그를 많이 먹기는 하나 봅니다. 거의 소울 푸드(soul food)화 되었나 봐요.
판매대 앞에 적힌 글 "þjóðarréttur Íslendinga, pylsa & CocaCola"을 해석하면 "아이슬란드 국제법, 소시지와 코카콜라 (Icelandic International Law, sausage & CocaCola)"이네요 😅 저희는 콜라 없이 먹었으니 국제법 위반.
저희가 가 본 핫도그 파는 곳들은 모두 저런 우묵한 홈 파인 곳에 핫도그를 올려주네요. 먼지가 많고 새들이 많은 번화가(?)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테이블을 대체 한번이라도 닦기는 하는건지 너무 지저분해서 사실 음식 올려놓는 것이 내키지 않았으나, 사진 찍기 위해 참았습니다 😓
소스가 케첩, 갈색(honey mustard와 마요네즈 섞은듯한 맛), 노란색(remoulade, 마요네즈로 만든것) 3가지 있는데 그냥 다 넣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달콤한 오이피클을 갈은 렐리쉬(relish)를 얹어 먹는데, 여기는 소스로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군요. 가격은 $4.45/개. 길이가 약 20cm 정도 됩니다.
양고기로 만든다는 소세지는 잡내 없이 담백하고 맛있었고, 핵심 중 하나는 소세지 아래 깔은 양파튀김이었습니다. 아이슬란드 핫도그의 보편적인 레시피라서 며칠 전 편의점에서 먹었던 핫도그도 양파튀김이 들어 있었지만 맛과 식감의 수준은 확연히 차이 나네요. 그래도 두고 두고 생각날 만큼의 맛은 아니었어요. 아이슬란드 핫도그는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배했던 덴마크 핫도그에 뿌리를 두는 것 같습니다. 덴마크 스타일도 비슷한 소스와 생양파, 양파튀김이 들어가고, 다른 점은 오이피클이 추가 됩니다.
[구글평점 4.4/5.0. 제 평가로는 맛 7.5/10점, 익스테리어 4/10점, 가성비 7/10점]
핫도그를 애피타이저로 먹고 점심 먹으러 이동합니다.
101 레이캬비크 스트릿 푸드(101 Reykjavik Street Food).
주 메뉴 8가지는 균일가 ($12.95)입니다.
허걱~ 다쓰베이더다!!! 밖에서 창문에 카메라를 붙여서 안과 밖을 동시에 찍어보았습니다. 노란색 셔츠 입으신 분이 주인 아주머니.
식당 위치는 "Regnbogagatan (Rainbow Street)"의 중간이고 바깥에 앉을 자리가 많이 있습니다.
디저트로 먹으라고 다크 초콜렛 웨하스(wafers)를 하나씩 주네요. (그런데 왜 이거 먹은 기억이 없지? 내것 누가 먹었냐?)
물은 셀프 서비스
2층에도 자리가 있네요.
실패 가능성 거의 없는 피시 앤 칩스.
처음 보는 음식입니다. 영어 메뉴로 생선 스튜(fish stew)라고 쓰여있고, 다른 식당 메뉴보니 비슷한 것을 으깬 생선(mashed fish)라고도 번역하네요. 스튜보다는 으깬 것이라는게 더 맞을것 같습니다. 친절한 푸드 블로거씨(?)께서 아이슬란드 음식들을 소개해 주셨는데, 그 중의 플로흑피스퀴르(plokkfiskur, 플록피스쿠르)라는 전통 음식으로 보입니다. 주재료가 삶은 대구(cod)살과 삶은 감자고 거기에 양파, 버터, 우유를 넣어 으깬 음식인데 담백한 대구살이 유제품+감자에 정말 잘 어울려서 이날 먹은 것중 제일 맛있었네요. 👍
커리맛이 살짝 들어간 생선 수프. 처음 받아보고 '엥? 사진과 너무 다르지 않음?' 생각했으나...
숫가락으로 떠보니 왕건이 해산물들이 가득합니다. 😁 유일한 아쉬움은 일회용 그릇 쓰지 않고 제대로 된 그릇에 나왔으면 참 좋았겠더라는... 이곳은 코로나 이전에도 일회용 그릇을 썼던것 같습니다.
[구글평점 4.7/5.0. 제 평가로는 맛 8.5/10점, 인테리어 8/10점, 가성비 8/10점]
일행중 식사보다 디저트를 중요시하는 사람이 있어 디저트 첫 코스로 젤라또(gelato)를 먹으러 갔습니다. 엘튀르 오그 이스(Eldur og Ís). 불과 얼음(Fire and Ice)라는 뜻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가장 잘 묘사하는 단어지요.
크레이프(crepe)도 팝니다. 이건 통과.
젤라또 순삭하고, 커피도 마셔야 한다는군요. (식사용 위, 디저트용 위, 그렇게 위가 2개 있다고 하더이다) 카폐이 파팔루(Café Babalú).
외관은 약간 유흥업소 같은 느낌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주인장이 애써 수집한 예술품들로 가득찬 옛스러운 공간이 펼쳐집니다. 커피/음료/간단한 식사/케익들을 다 취급하는 추억의 경양식집 분위기.
사실 저 고양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친구가 지긋이 바라보는 눈망울을 보니 매력적인 구석이 있군요.
디저트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 핫틀그림스키르캬 성당 (Hallgrimskirkja, 할그림스키르캬) 바로 앞으로 다시 갔습니다. 버플뤼봐그닌(Vöffluvagninn, the waffle maker)이라는 와플(waffle) 가판대입니다.
Choco (초콜렛 + 크림 토핑) $8.10. 겉바속촉 + 달콤 좋았습니다. 포크/나이프가 있으면 먹기 좋을텐데...
케플라빅(Keflavík) 공항 부근의 숙소 호텔 탸르나(Hotel Tjarna). 화려하지 않으나 최근에 개업한듯 모든 것이 새것이고 무척 깔끔했습니다. 가격이 무척 착합니다. 일박에 조식 포함 $113 밖에 안했어요. [Expedia.com에서 평점이 4.4/5로 우수하고 저도 8.5/10점 정도]
유일한 단점은 호텔 로비와 방이 모두 2층에 있는데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큰 짐 다 들고 계단 올라가는게 좀 힘들었네요.
같은 건물에 편의점이 있는 것은 장점.
아이슬란드에서의 마지막 밤입니다. 틈틈히 시청하던 시리즈에서 "The Bourne Legacy"를 마지막으로 함께 봤습니다.
다음날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부페. 미국 모텔들보다 조금 더 좋은 음식들이었습니다. 가공육(조제고기) 3가지나 나온것 좋았습니다.
돌아오는 날 페로 제도와 아이슬란드의 일주일간 일기예보입니다. 여행 준비하면서 오기전까지 한달 날씨도 대충 이랬던 것을 고려할 때, 저희 일행이 10일간 얼마나 축복된 날씨 속에서 여행을 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절감하며 깊이 감사를 드렸습니다.
다음 글은 블루 라군(The Blue Lagoon)에 대해 쓰는 것으로, 길고 긴 페로 제도와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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