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국민가수" 대체 뭘 하자는걸까?
TV 조선에서 10월 첫 주부터 시작한 "내일은 국민가수"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잘하는 사람들 꽤 나왔고 나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초등부', ‘상경부’(서울로 올라온 지방 거주 참가자가 모인 팀), ‘무명부’(무명가수가 모인 팀), ‘타오디션부’ 와 같은 다양한 연령 및 그룹들은 물론이고 임한별과 같은 인정받고 있는 프로들까지 경연에 나서 전체적인 수준은 꽤 괜찮습니다.
그런데 어떤 가수를 뽑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메뉴의 정체성 없이 인테리어만 돈 왕창 들여서 열은 새 식당을 보는 느낌입니다. 제목은 "국민가수"인데 방송 중에 진행자가 표방하는 목표는 미 빌보드와 손을 제휴하여 차기 "글로벌 K-POP 스타"를 배출해 내겠다고 합니다. 식당 이름은 김치찌개 집인데, 목표는 이 식당을 세계 최고로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좀 현실성이 없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기획한 PD의 머리 속을 좀 열고 들여다 보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우승자에게 걸린 상금이 껑충 뛰어 무려 3억원이나 되는데, 그에 비해 경선룰이 참 허접해 보입니다. 시청은 한 적 없는데 TV조선의 과거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 "내일은 미스터트롯" 등) 에서도 이렇게 진행했었나 봅니다. 특히 첫 3회간 방영된 소위 "마스터 오디션"은 가관이었습니다. 단 한개의 규칙은 "13명의 마스터 (심사위원) 들에게서 올 하트 (all ❤️, 합격판정) 를 받으면 통과. 아니면 전부 탈락 대상" 였는데요, 첫 소절만 듣고 날리는 섵부른 하트 남발 vs 끝까지 옹고집 하트 없음 등 그다지 일관성 있어 보이지 않는 하트 결정도 보기에 좀 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본선으로 진출한 사람들 명단도 제대로 공개가 되지 않은데다가, 12개 받은 사람이 탈락하는데 7개 간신히 받은 사람은 통과하는 등 완전 엿장수 맘대로 스타일이네요.
경연은 비슷한 타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가창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노래를 잘 하는 사람들 널리고 널렸고 편곡 잘 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그들 중 대다수는 무명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걸까요? 한국에서 손 꼽는 레전드급 가수들을 제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열거한다면 이미자, 조용필, 송창식, 임재범, 신승훈, 박정현 등등이 있습니다. 국민 가수건 글로벌 스타건 그들의 이름은 결코 가창력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작곡이던 타인의 곡이던 그들이 부른 수 많은 오리지날 송들이 모여 생긴 결과지요.
그렇다면 가창력 하나만 보는 이 프로그램에서 1위로 뽑힌 가수가 정말 국민가수나 글로벌 K-POP 스타가 될 가능성은 0.1%도 안 되어 보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니, 인기투표가 중요하겠지요. 매주 온라인 투표 집계를 공개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진행을 보건데 주최측 TV조선의 과거 경연 프로그램들과 비슷한 식으로 갈 것 같은데 그렇다면 결국 결승은 사전 투표및 실시간 문자 투표에 의존한다고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누적 투표현황을 보면 고개가 더욱 갸우뚱해집니다. 1~3위의 가창력이 형편 없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가창력 top 3라고 보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어 보이고 비주얼 인기도 top 3라고 보는게 훨씬 납득이 갑니다. 이게 사상 최고인 3억 금액이 걸린 경연대회의 현실입니다 🤪 최근 시청률이 12%니까 나쁜 편은 절대 아닌데, 문제는 하락세네요. 이 프로그램 보면서 머리 긁적거리는 사람이 저만은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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