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슈퍼밴드 2: 자유조합팀 전반평
지난번 글에서 자유조합팀 10팀중 7팀의 구성을 예측했었는데요, 1팀은 아직 100% 확실하지 않지만 5팀은 맞춘것 같고 1팀은 멤버 한명을 잘못 예측했네요.
이번 주에 제일 잘 한 2팀을 소개해 봅니다. 통념을 깨고 기타맨 4명으로만 구성된 4기타 제이유나팀이 제 예상대로 그대로 팀을 유지했고,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를 연주하여 지금 현재 최저점 94 + 최고점 99로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번에는 이팀에 다소 박하게 점수 주었던 기타맨 이상순도 이번에는 "대박이다 이거는"이라며 극찬을 해주었습니다. 지난번 연주도 너무 훌륭했는데 이번 연주는 퍼커션 기법과 같은 화려한 기교적 부분을 최소화하고 곡의 흐름을 매끄럽게 다듬는 것에 주력하였고, 이 전략은 너무도 훌륭하게 먹혔습니다.
심사위원 유희열의 평이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에너지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압도감으로 다가오는 팀이 있는가 하면, 이 팀은요, 숨을 못쉬게 해요. 귀를 기울이게 하는.... 기타 4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지? 이걸 귀 기울이게 하는 에너지가 있어가지고..." 제가 성격적으로 열광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최고의 연주가 행해질때면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가슴을 조려가면서 듣게 된다고 보는데 이 팀의 연주가 정말 그랬네요. 이 연주를 보는 사람들 중 입을 헤 벌리고 넋이 빠져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기타리스트들이었습니다.
음악 프로듀싱을 잘하는 사람들은 곡의 전체 흐름을 읽고 조절하고, 같은 프로듀서가 만들어도 연주자의 감성에 따라 다시 음악의 세부적인 완성도가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정말 뛰어난 연주자들은 짧은 1마디 안에서조차도 감정을 쥐락펴락할 정도인데 이 팀의 이번 연주가 그랬습니다. 전체적 악기 구성을 하나의 마네킹 제작 과정으로 비교하자면 17세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김진산이 마네킹 몸 모양을 잡아 주고, 일렉 기타리스트 정민혁이 채색을 입혀주면,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하은이 섬세한 아르페지오로 얼굴 메이크업을 그려줍니다. 장하은의 경우 개인 예선에서 연주했던 "보헤미안 랩소디"가 유튜브 250만 뷰를 기록해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지만 통상 밴드에 어울리지 않는 악기때문에 불투명했고, 정민혁은 화려하지 않은 스타일과 팀원운이 별로 없어 거의 주목 받지 못했던 연주자인데 이 밴드에 들어와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밴드 구성원 4명 모두가 이 정도로 높은 음악적 이해도와 센스를 갖추기는 정말 힘들듯 합니다. 밴드 편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저음역대와 고음역대를 충분히 아우르되 악기 간의 음역대가 서로 겹쳐 소리가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조심 하는 것인데 같이 해야 할 부분, 빠져줘야 할 부분, 잔잔하게 해야 할 부분, 드라마틱하게 해줘야할 부분등의 조합과 구성이 세밀하다 못해 정밀하다고 느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 선사했습니다. 이어폰이나 핸드폰으로 들으면 잘 들리지 않지만 스피커나 헤드폰으로 들으면 베이스 기타에 근접한 저음 영역까지도 김진산이 얼마나 훌륭하게 잘 연주하고 있는지가 생생하게 들립니다.
이번 연주의 성공으로 파이널까지 같은 멤버를 유지하여 4기타팀으로 갈 가능성이 95%이상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으로도 너무 좋은데 베이스 기타가 추가 되면 금상첨화일듯 합니다. 심사위원 윤종신은 "이 팀 멤버 빼가지 마라"고 까지 선언했습니다. 3위권까지 예상했었는데 오늘 연주 듣고 1위까지도 노려볼만 하다고 느꼈습니다. 만에 하나 입상을 하지 않더라도 이 팀은 꽤 오래 함께 음악활동을 할 것 같습니다.
최저점 95 + 최고점 97로 2위를 잡은 팀은 보컬 김한겸 + 베이스 양장세민 + 일렉 정석훈 + 드럼 조기훈입니다. 거문고 박다울이 이 팀일 것으로 예측했는데 박다울 대신 드럼 조기훈이 함께 했습니다. "Digital"이라는 헤비메탈곡을 연주했는데, 일렉/베이스/드럼 모두 이번 시즌 참가자들 중 베스트급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특히 32 beats의 엄청난 빠르기의 연주 속에 베이스 기타와 드럼의 찰떡궁합이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실감하게 해 준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포지션 캠: 베이스 기타, 드럼) 19세 록보컬 김한겸은 그간 가장 하고 싶어했던 장르의 곡을 부른 것에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막강한 세션들의 도움으로 마음껏 포효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훌륭한 보컬인 것은 확실한데 헤비메탈을 부르기에는 악기 세션의 레벨에 비해 아직은 좀 아쉬움이 있네요. 음색은 너무 좋은데 폭발력이 없습니다. 노래는 잘 하는 편이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편이라 음악적인 식견은 부족해 보이는 김한겸에게 3명의 탁월한 뮤지션 형들과의 만남은 인생 최대의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 팀도 이대로 파이널까지 갈 것을 예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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