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슈퍼밴드 2: 결선 관전 포인트
어제 자유조합 4라운드 후반의 방영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반에 비해 덜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반에 대해 따로 글을 쓰지 않고, 대신 결선 최종 팀들에 대해서 적으면서 조금씩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13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탈락시키고 난 후에 남은 6팀의 구성은 다음 표와 같습니다. 2팀은 4라운드의 멤버 그대로, 2팀은 4라운드 멤버에 1명 추가, 나머지 2팀은 2명 이상의 변동이 있었습니다. 4라운드 성적에서 2명 이상의 멤버 변동이 있던 팀은 평균 점수를 기입한 것입니다. 시즌 1과 비교하자면, 밴드의 구성은 6팀 모두 잘 짜여져서 상당히 치열한 박빙의 결선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예측 불허입니다만, 최종 3위권 팀으로 제이유나팀, 황린팀, 양장세민팀을 조심스레 꼽아 봅니다. 선정 기준은 (1) 편차 없는 멤버들의 악기 연주 실력 (2) 보컬의 역량 (3) 희소가치를 따져봤습니다.
제이유나팀은 2회에 걸쳐 아주 좋은 그리고 더 다듬어지는 음악의 세계를 보여주었고 그 결과는 4라운드에서 상당히 고른 고득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상 94점, CL 96점, 윤종신 98점, 유희열 99점, 이상순 98점) 한 리더가 끌고가는 스타일이 아닌 모두 다 함께 편곡을 해나가는 집단지성 (collaborative intelligence) 스타일이다보니 당연히 팀원들간의 음악적 유대감과 케미가 압도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그냥 '열심히 잘해보자'가 아니라 '섬세한 연주의 감동'이라는 확고한 전략에 전원이 공감해서 함께 완성한 연주가 적중하여 1등을 차지한 경험은 "승리의 레시피"를 확보한 것과도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취향에 가장 맞기도 하고 음악적 완성도만을 보자면 다른 팀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승을 하려면 넘어야할 산들은 여러개 있어 보입니다.
일단 "How far can you go? (어디까지 갈 수 있어?)" 지금까지 연주했던 2곡을 보면 부족함이 없어 보였는데 과연 2번의 결선에서 계속적인 놀라움을 선사해줄지 관심이 많이 갑니다.
두번째는 무대 연출의 제약입니다. 4명이 모두 기타이고 대체로 퍼포먼스에는 재능이 없어 보입니다. 클래식 기타 장하은이 그런 끼가 좀 있기는 한데 계속 앉아서 연주해야 하는 제약이 있고 밴드에서 보통 화려한 몸동작을 주도하는게 일렉기타인데 정민혁은 그런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중성에 대한 의문점입니다. JTBC 음악 프로그램들은 늘 결선에서 생방송 문자투표에 60% 정도의 비중을 둡니다. 통상 문자투표는 음악성이나 연주의 수준이 아닌 팬심에 의해 좌우되는 편인데 장하은 외에는 멤버들의 비주얼이 화제를 모으지도 않고 있는 것 같고, 넓은 팬 층을 확보했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상당한 핸디캡이 될 듯 합니다.
양장세민팀은 악기 연주자들의 역량으로만 본다면 아마도 가장 다채로운 색채의 연주를 탁월하게 할 수 있는 팀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일차 질문은 피아노 김준서의 추가가 얼마나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을까입니다. 기존 멤버 4명의 한계점은 음악의 방향성과 편곡을 끌고갈만한 인물의 부재였습니다. 피아노의 적절한 편곡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준서도 한 번 프론트맨을 맡은 적은 있었으나 밴드 전체의 편곡은 경험이 없어 한계를 보여주었기에 여전히 불안성은 있네요.
풋사과와도 같은 19세 보컬 김한겸이 얼마나 자신의 실력을 분출할 지도 의문점입니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헤비메탈인듯 한데 4라운드에서 보여준 그의 헤비메탈 실력은 성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면이 이전 라운드에 비해 훨씬 미흡하였기에 어떤 전략으로 나갈지 궁금합니다.
일명 임기옹변 (임윤성, 기탁, 김슬옹, 변정호) 팀으로 불리는 기탁팀. 제이유나팀과 마찬가지로 3라운드때 팀으로 결국 확정되었습니다. 4라운드 연주는 개인적으로 너무 어수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변정호의 콘트라베이스, 임윤성의 트럼펫이 연주 전체에 기여한 바도 미미했다고 생각하고 투보컬의 조합도 벌써 좀 식상하게 느껴져서 앞으로의 결선 2번에서 어떤 신선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좀 불투명해 보입니다. 김슬옹의 탄탄한 드럼과 프로듀싱은 완성도 높이는데는 분명 기여를 하고 있어 보이는데 전체 방향은 기탁이 끌고 가는듯 하고 그 방향성은 아직 탁월하다고까지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보컬 임윤성도 다른 결선 팀 보컬들에 비하면 존재감이 좀 덜 하게 느껴지고요. 베이스기타 변정호와 보컬/기타 기탁의 외모로 인한 시청자 점수는 꽤 클 듯 합니다. 😜
황린팀은 4라운드의 조합을 상당수 변경해 2 & 3 라운드때 함께 했던 황인규/전성배와 다시 뭉쳤습니다. 박다울의 리듬 창작성에 황린이 멜로디/화성을 어떻게 더해줄지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보컬 김예지에 잘 맞는 곡선정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8년간 함께 밴드를 해온 크랙샷이 베이스 싸이언과 피아노 오은철을 트레이트 해 3~4 라운드를 했고, 예상한대로 결선은 결국 크랙샷+오은철로 뭉쳤습니다. 제이유나팀만큼이나 멤버들간의 케미가 좋습니다. 멤버들의 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일테고 가장 큰 관건은 예선 포함 5번의 무대가 글램 록 일변도였기 때문에 이제는 식상해지기 시작할 때입니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건이 될 듯 합니다. 피아노 오윤철이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
린지팀은 2라운드에서 극호평을 받았던 멤버 3명 (린지, 정나영, 은아경) 에 프로듀서 황현조가 더해졌습니다. 유일한 100% 걸그룹이네요. 기존 3인조때 탄탄한 연주와 보컬에도 불구하고 가장 한계점으로 보였던 부분이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고 편곡을 하고 밴드를 이끌어나갈 리더의 부재였기 때문에 황현조가 음악적으로 얼마나 잘 끌고 나가느냐에 따라 두각을 나타낼지의 여부가 결정될것으로 보입니다. 3라운드때 황현조의 프로듀싱은 뛰어난 드러머 은아경도 잘 살리지 못했고 저음부도 시종 공허하여 최저점을 기록하였습니다만, 당시는 단짝 보컬 양서진에 맞추다 보니 그럴수도 있는것이라서 전혀 다른 파워 보컬 린지에 걸맞게 잘 프로듀싱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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