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 백신 (Cheating Vaccine)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전세계적 온라인 수업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시험입니다. 시험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시험으로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이 사실상 많이 어려워진 것이지요.
지난 학기에 작은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제게 편지가 왔는데 구체적인 사유가 명시되지 않고, 징계 조치 (discplinary action)에 해당하는 사안이 있었으니 학생 본인과 대화를 해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물어 보니 별것 아니라는 말로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 해 봐야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울면서 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수학 AP 시험을 치루던 중에 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서 컨닝을 했다고요. 그게 적발이 된 것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유혹을 받습니다. 특히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 유혹은 더욱 커지지요. 거짓과 부정의 유혹으로부터 평생 자유로울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입니다. 문제는, 그 거짓과 부정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입니다. 한번 그렇게 성공하면 보통 그만큼 용감해져서 더 큰 거짓과 부정을 훨씬 작은 마음의 갈등속에서 저지르게 되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그 사람의 인생은 점점 망가지게 됩니다.
우는 아이를 잠시 지켜보면서 곧바로 적발된 것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아이의 마음에는 잘 넘어갔다는 안도와 함께 더 큰 유혹이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행여 마음을 돌이켜 다시는 그런 부정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아이의 양심은 이로 인한 죄책감으로 얼룩져 남게 될 것입니다. 일단 괜찮다고 안심을 시키고, 짧은 시간이지만, 아빠가 살면서 겪는 거짓과 부정의 유혹의 순간들, 부정직의 댓가, 그리고 정직의 댓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이번 일로 재시험을 치러야 했지만, 백신 맞고 겪는 후유증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부디 이 백신 접종이 이 아이의 인생을 거짓과 부정의 유혹에서 자유하게 하기를 손 모아 기도합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장 15절)
"Then when lust has conceived, it gives birth to sin; and when sin is accomplished, it brings forth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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