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명당의 허구성
풍수지리에서 사용되는 개념 몇가지를 예로 들어보자.
장풍득수(藏風得水). 감출 장(藏)에 얻을 득(得)을 사용하여 바람은 감추고 물은 얻는다는 뜻이다. 겨울의 차가운 북서 계절풍을 막을 수 있고 농경에 필요한 용수 공급이 용이한 곳을 말한다.
배산임수(背山臨水). 등질 배(背)에 내려다 볼 림/임(臨)을 사용하여 산을 등지고 물을 내려다본다는 뜻이다. 겨울철에는 북에서 내려오는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산이 막아주어 찬 기운이 쉽게 내려오지 못하고, 여름철에는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열기를 식히고 쉽게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구할 수 있게 한다. 보통 큰 강 근처에는 평야가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도 쉬운데, 물도 강에서 끌어다 쓸 수 있어 생장기에 특히 물이 많이 필요한 벼 농사에 적합하다.
사람이 사는 집을 지을 위치를 찾는 것이라면 설득력이 있는 내용들이다. 문제는 돌아가신 분들의 묘지를 이런 "명당"에 잡으면 자손들이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믿는 일부 현대인들의 믿음이다. 이런 분들 덕에, 차타고 전국 돌아다니다 경치 좋다 싶은 곳이면 거의 어김 없이 왕릉에 버금가는 거대한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아무데다 모시고 싶은 사람은 없을것이고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이런 것에 굳은 믿음을 가지신 분들은 아래 사진이 시사하는 바가 뭔지 곰곰히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한국의 가슴아픈 정치 현실이다)

[출처: 중앙일보]
'내 생각에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Accept(포용) vs. Affirm(긍정) (4) | 2022.02.03 |
---|---|
과학자면 언론이 아니라 학술지에... (4) | 2021.12.14 |
성가대 예배의 시작은 연습부터 (4) | 2021.11.21 |
컨닝 백신 (Cheating Vaccine) (14) | 2021.06.14 |
자본주의: 멈출수 없는 자전거 바퀴 (6) | 2021.04.30 |
발효된 삶 vs 부패한 삶 (2) | 2020.12.29 |
세계 각지의 "봉이 김선달"에게 빼앗긴 우리의 인생 (8) | 2020.11.09 |
과학자도 기도하나요? (2) | 2020.11.03 |
Doctrine (교리) (4) | 2020.09.20 |
돈을 빌려줄 때... (0) | 2019.02.27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컨닝 백신 (Cheating Vaccine)
컨닝 백신 (Cheating Vaccine)
2021.06.14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전세계적 온라인 수업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시험입니다. 시험 감독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시험으로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이 사실상 많이 어려워진 것이지요. 지난 학기에 작은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제게 편지가 왔는데 구체적인 사유가 명시되지 않고, 징계 조치 (discplinary action)에 해당하는 사안이 있었으니 학생 본인과 대화를 해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물어 보니 별것 아니라는 말로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 해 봐야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울면서 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수학 AP 시험을 치루던 중에 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서 컨닝을 했다고요. 그게 적발이 된 것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유혹을 받습… -
자본주의: 멈출수 없는 자전거 바퀴
자본주의: 멈출수 없는 자전거 바퀴
2021.04.30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지구상 모든 나라를 혹독하게 때리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작년 초에 잠시 주춤했던 증시가 회복세를 넘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 괜찮다고 볼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조금 더 들여다 보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듯 합니다. 순수한 공산주의는 사실상 거의 없어지다시피하고 전세계가 어떤 형태로건 자본주의를 거의 받아들인 이 상황에서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원리를 피상적으로나마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저 같은 무지한 공돌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으로 자본주의를 설명해 준 유발 하라리의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의 내용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자본 (capital)"이란 "부 (wealth)"와 다른 개념입니다. "부"가 비생산적 활동에 사용되… -
발효된 삶 vs 부패한 삶
발효된 삶 vs 부패한 삶
2020.12.29발효된 삶 vs 부패한 삶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예외 없이 변합니다. 좋은 균이 들어간 음식은 발효(醱酵)가 되고, 나쁜 균이 들어간 음식은 부패(腐敗)가 되지요. 부패 시키는 것은 대충 방치하면 되니 쉽습니다. 반면 발효를 잘 시키기 위해서는 공을 많이 들여야만 합니다. 발효가 잘 되다가도 조건이 틀어져 버리면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한번 부패가 시작된 것은 그 부위를 과감히 잘라내 제거하지 않는 이상 그 부패를 멈출 방법이 없고, 많은 경우 통째로 다 버려야만 합니다. 발효되지 않는 음식은 결국 100% 부패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내 삶이 발효 중이 아니라면, 속도의 문제일 뿐 나의 삶은 분명 부패하고 있는 중입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 -
세계 각지의 "봉이 김선달"에게 빼앗긴 우리의 인생
세계 각지의 "봉이 김선달"에게 빼앗긴 우리의 인생
2020.11.09세계 각지의 "봉이 김선달"에게 빼앗긴 우리의 인생 문재인 정부에서 내어 놓은 온갖 부동산 정책들로 인해 연일 신문지상이 시끄럽습니다. 시골 벽촌에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공동주택 (아파트, 연립, 다세대) 의 비중이 80%에 가까운 상황이라 사실은 아파트 가격 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제가 대학원을 다녔던 곳은 부지 면적으로 미국 6위에 랭크 된 대학입니다. 실제 대학 캠퍼스로 사용하는 면적은 7.19 Km² 로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는 면적이지만, 대학 소유의 병원, 쇼핑센터도 있고 회사들이 입주해 있는 거대한 리서치파크도 있고, 전체 부지의 거의 반은 공지로 남겨 두고 있어 소유 부지의 총 면적은 무려 33.1 Km² 로 서울 송파구 면적 (33.87Km²)과 비슷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