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형" 과자
영세업체에서 만드는 과자를 "막과자"라고 부릅니다. 오랫동안 "불량식품"이라고 불리다가 요즘에는 이미지 개선이 많이 되어서 "복고풍 과자"라고도 불리네요. 김 맛나, 소라 과자, 오란다등 바삭하게 튀겨서 설탕물 입혔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죠 😜
그 중 하나가 '봉봉 스낵'이라고 불리우는 '고구마형 과자'인데요, 며칠 전 제 작은 아이가 저랑 같이 장 보러가서 이 과자 봉지를 집어 들면서 처음 봤을 때 고구마"형(型, shape)"을 고구마"형(兄, elder brother)"으로 잘못 알았었다고 말해주더군요. 😅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 쓰면서 자란 아이니 그러려니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말을 들으니 제 절친 남동생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수재인데요, 어린 시절 2년 위인 형의 그늘에 가려 본인의 이름보다는 "OO 동생"으로 더 많이 불리다 보니 경쟁심이 무척 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중 3때까지 교회에서 절대 부르지 않고 입 다물고 있던 찬송가가 하나 있었는데 301장 (구 460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입니다. 왜냐고요? 1절 마지막 가사가 "모든 일을 주 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라서 입니다.
"형통(亨通, go well, 원곡 가사는 pleasant)"인 가사를 "형 통(兄 通, through brother)"으로 아주 어린 시절 오해 했던 것이 무려 중 3때까지 지속되었던 것이지요. 돌이켜 보며 웃을 수 있는 사소한 일화지만 친구 동생뿐 아니라 우리 누구나 감정이나 선입견에 사로 잡히면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할 수 있기에 늘 스스로 돌아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같은 때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겪더라도 각자의 인식(perception)은 다를 수 있고, 그 인식의 차이는 사실(fact)의 차이처럼 받아들여진다"고요. 한국도 미국도 진영 논리에 갇혀 개인 간의 인식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향 (bias), 선입견 (prejudice), 고정관념 (stereotype) 없이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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