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way 식당 Ægir Bryggeri (Flåm 항구)
Norway 식당 Ægir Bryggeri (Flåm 항구)
이 날의 최종 목적지는 Flåm (플롬) 이었습니다. Flåm은 Sognefjord (송네 피요르드) 안쪽 깊숙히 자리한 인구 350명의 작은 항구마을입니다. 대형 크루즈와 기차등을 이용해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연 45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해발 867m인 Myrdal (미르달) 쪽에서 내려다보면 대략 이런 풍경이지요.
[사진 출처 : Google Map]
뉴 밀레니엄 사업으로 항구를 재개발해서 아주 깔끔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visitbergen.com]
Granvin의 팬션 Jaunsen Gjestgjevarstad 에서 계속 달리면 1시간 반 남짓한 거리인데 오는 길의 경치가 하도 절경이라 계속 멈추다 보니 시간이 두배는 족히 걸렸네요. 드디어 Flåm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거대한 병풍과도 같은 절벽과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의 위용이 압도적입니다.
산 위에 있는 Myrdal (미르달) 역으로 올라가는 기차역이 visitor center와 함께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와 숙소들이 있습니다.
제가 이제껏 본 항구 중에 가장 깨끗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대서양의 파도가 들어오지 않고 바람도 피요르드 절벽이 막아주어서 호수처럼 잔잔한 물가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초원과 숲이 우거져있고 군데군데 소박한 집들과 정박된 요트들...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져서 한참을 보고 서 있었네요. (아래 사진은 클릭해서 확대해 보시면 제가 실제 풍경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좀 전달될 듯 합니다)
숙소로 가기 전에 저녁 식사를 하려고 좀 걸어 다녔습니다. 오래된 기차간에 차린 작은 카페도 있고
식당도 몇 있는데
이틀간을 산속 오두막에서 과일과 빵으로 근근히 연명한 뒤라, 좀 괜찮은 데서 저녁을 먹자고 결정하고, 그중 제일 고급져 보이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지붕위에 장식된 것은 노르웨이의 조상 바이킹들이 뱃머리에 붙이고 다니던 용머리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용이 전설의 동물인지라 그 정체는 정확히 알 수 없는데 노르웨이에서는 바다나 호수에 사는 거대한 뱀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2013년에 노르웨이에서 만든 영화 Gåten Ragnarok (The Riddle Ragnarok) 에서도 이렇게 생긴 괴물이 나오지요.
식당이름은 Ægir Bryggeri (아기르 브리기리). Bryggeri는 맥주공장(brewery라는 뜻이고, Ægir 는 바다(sea)를 뜻하는 고대어이면서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바다거인의 이름입니다. 맥주 양조를 하면서 음식을 파는 곳이네요. 이 식당을 운영하는 회사가 호텔등을 포함해서 Flåm 항구의 절반 정도를 소유하고 있는듯 합니다.
통나무로 만든 문이 아주 육중합니다.
들어가서 테이블이 준비될때까지 잠시 기다렸습니다 식당 대기실이 마치 고급 호텔 로비같네요. 날씨가 쌀쌀할때 벽난로 피워놓고 앉아 있으면 분위기 만점일것 같습니다.
테이블, 바, 의자가 모두 통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이런것 너무 좋아요 😍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도 뭔가 바이킹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거대한 고목 그루터기를 통째로 이용해서 나무와 테이블을 만들었네요.
자리를 2층으로 배정 받아 올라 갔습니다.
Brewery라서 수제로 직접 만드는 맥주 양조설비가 있습니다.
소소한 조명 스탠드조차도 오래된 나무의 자연스러운 모양과 결을 살려 만들었네요.
단체 손님을 위한 커다란 테이블이 정갈하게 셋팅되어 있고
저희는 4인용 작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꽃그림이 은은하게 그려진 냅킨이 예쁘네요. 촉감은 직물 텍스쳐가 느껴지는데 종이입니다. 노르웨이 갔을 때 저런 텍스쳐를 넣은 종이 냅킨을 몇 곳에서 봤는데 아주 좋더군요. 쓰기 아까울 정도로... 😊
다행히 영어 메뉴가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다들 영어를 잘 해서 물어보면 되겠지만 길게 설명 듣는 것보다 읽어보는게 편하지요.
햄버거 NOK 205 ($24.60), 연어구이 NOK 275 ($33.00), 5가지 코스 NOK 450 ($54.00)... 착한 가격은 아닌데요, 실제 요리를 받아 보면 양도 엄청나고 너무 맛있어서 가성비가 나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세금과 팁이 별도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제가 사는 동네의 레스토랑과 가격이 비슷하면서 훨씬 양이 많아요.
저희가 시킨 음식은 아닌데 연어 스테이크 (Grilled "Gravlax" Ran)은 엄청 신선해 보이는데가 크기는 곰 발바닥만큼 크고 두께가 5 cm는 족히 되겠더라구요.
작은 아이가 주문한 Steak Burger Eiktyrne. 블루치즈 드레싱이 들어가고 작은 감자가 볶아서 나왔습니다.
Bun을 열면 안에는 베이컨과 양파링이... 둘째 아이가 보통 음식을 남기지 않는 편인데 엄청 맛있다고 하면서도 배불러서 반 밖에 못 먹고 남겼습니다 (다음 날 저녁 식사)
식당에서 아주 자신 있는 음식이 있으면 식당 이름을 붙여 메뉴에 올리지요. 처음 가는 식당에서 메뉴판을 받으면 그런 메뉴가 있는지 확인을 하는데 이곳은 하필이면 제일 비싼 5가지 코스 음식을 그렇게 내어 놓았네요. 😩 뭐 그래도 오늘 저녁은 호사를 부리기로 했으니까 마눌님과 나눠 먹기로 하고 시켜 봅니다. 이름이 Ægir Viking Plank 이네요. 메뉴마다 바이킹과 관련 있는 이름을 지어서 붙였는데 이건 정말 웃기더라구요. 배에서 "plank" (널판지) 는 보통 아래와 같은 장면에 나오거든요. 😆
아마도 5가지 음식을 아래처럼 가지고 나오니까 그렇게 붙인 것 같아요.
첫번째는 커다란 가리비 조개 위에 새우와 홍합을 크림소스에 버무려 나온 해산물 모듬. 바질과 마늘을 넣은듯 한데 전혀 무겁지 않고 담백하면서 신선했습니다.
두번째는 훈제로 구운 사슴고기. 사슴고기는 처음 먹어봤어요. 소고기보다 기름이 적어 상대적으로 식감은 조금 뻑뻑했지만 고기 누린내 전혀 없고 미디엄으로 부드럽게 잘 익힌데가 위에 베리 종류의 상큼한 소스가 고기와 아주 잘 어우러졌습니다.
세번째는 홍합, 생선, 야채를 넣어 끓인 수프. 토마토 베이스의 은은한 단 맛과 함께 맥주의 쌉싸름한 맛이 섞인 국물 맛이 아주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네번째는 돼지고기 shank (정강이). 설탕인지 꿀인지 단맛의 시럽을 겉에 발라 glazed 로 구운 후에 감자 퓨레 (puree)를 얹어 나왔습니다. 식감이 장충동 족발보다 더 쫄깃하고 달짝지근한 돼지고기와 감자와 아주 잘 어우러졌습니다.
마지막은 초콜렛 가나슈 (ganache) 케익에 딸기와 체리를 곁들이고 민트 잎으로 장식을 한 디저트. 초콜렛 케익이 간단해 보이지만, 상당수가 무식하게 달기만 하고 제대로 깊은 맛을 끌어내는 곳이 의외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손꼽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이것도 상당히 괜찮게 만들었습니다.
Pairing으로 나온 맥주들입니다. 5가지 요리에 맞춰 왼쪽부터 한잔 씩. 근데 저희 부부가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맛만 조금씩 봤어요.
- 첫번째 잔은 India Pale Ale
- 두번째 잔은 Scotch Ale
- 세번째 잔은 Blonde Ale (이건 영롱한 색깔이 참 예쁘더군요)
- 네번째 잔은 Amber Ale
- 마지막 잔은 Witbier
음식이 단계적으로 heavy해지면서 맥주는 그에 비례해 쓴맛이 점점 강해지네요. 식사가 끝나고서야 이 맥주 pairing을 뺄 수 도 있었던 걸 알아서 좀 아까왔지만, 훌륭한 음식이 만족스러웠고 또 음식과 술의 마리아주도 이렇게 공부해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이젠 숙소를 찾아 떠납니다~
'여행스케치 > Norway & Paris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Norway 카페 Vangen (Voss) (6) | 2020.05.16 |
---|---|
Norway 목조 교회 (Borgund) (14) | 2020.05.11 |
Norway 집밥 Flåm Oppleving (18) | 2020.05.10 |
Norway 숙소 Flåm Oppleving (정원) (22) | 2020.05.09 |
Norway 숙소 Flåm Oppleving (실내) (10) | 2020.05.08 |
Norway 펜션&식당 Jaunsen Gjestgjevarstad (Granvin) (6) | 2020.05.03 |
Norway 교회와 전통의상 (24) | 2020.05.02 |
Norway 산속 오두막 (Skare) (11) | 2020.05.01 |
Norway 페리 (14) | 2020.04.30 |
Norway 호텔 Quality Hotel Edvard Grieg (Bergen 공항 부근) (18) | 2020.04.0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Norway 숙소 Flåm Oppleving (정원)
Norway 숙소 Flåm Oppleving (정원)
2020.05.09 -
Norway 숙소 Flåm Oppleving (실내)
Norway 숙소 Flåm Oppleving (실내)
2020.05.08 -
Norway 펜션&식당 Jaunsen Gjestgjevarstad (Granvin)
Norway 펜션&식당 Jaunsen Gjestgjevarstad (Granvin)
2020.05.03 -
Norway 교회와 전통의상
Norway 교회와 전통의상
202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