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에 대한 딴지...
교회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 어느 교회를 가봐도 (그리 많은 교회를 가본 것도 아니지만) 다 비슷비슷하다. 잘하려고 노력하며 benchmarking하다보니 그렇게 된것이겠지만... 너무 비슷하니까, 한편 조금 식상하기도 하고, 균형이 깨진 그래서 건강을 잃은 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좀 딴지를 걸어보고 싶어졌다...
성경 전체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에 대한 거대담론은 무가치한 것으로 몰려 차차 사라져가고, 개인의 삶에 적용될 수 있는 국소적 부분들만이 점차 강조되어 가고 있다. 20여년쯤 전에 두란노서원을 중심으로 보급된 QT운동이 그랬고, 요즘 성경공부쪽에서 대세가 되어가는 귀납법적 방법론도 자칫 하면 그렇게 흐를 위험성이 있는 것 같다. 그 자체는 좋은 것 같은데, 구체적인 guideline을 보면 '적용'란에 반드시 뭔가를 결단하라고 하고, '구체적'일수록 좋다고 하고, 'measurable'하면 더 좋다고 한다. 물론 장점도 꽤 있겠지만, "이런 것들은 꾸며낸 경건과 겸손과 몸을 학대하는 데 지혜를 나타내 보이지만, 육체의 욕망을 억제하는 데는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골 2:23) "너희는 하루살이는 걸러내면서, 낙타는 삼키는구나!" (마 23:24) 라고 하신 말씀과는 정말 상관 없는 것일까? 3년간 밤낮으로 제자들과 함께 하시며 가르치셨던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하라고 하셨을까?
설교강단에서 challenge하며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은 점점 줄어들고 위로하는 내용, 격려하는 내용등 소위 말하는 치유사역 쪽으로 갈수록 치우치는 것 같다. 치유사역이란 것이 중요한 부분이란 것은 적극 동의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과연 이것이 복음에 근거한 치료제를 공급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 심리학에 오염된 진통제를 공급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때가 많다.
교회훈련 내용도 3개월이면 재생산(?)이 가능한 쪽으로 몰리고 있다. 일대일, 그리스도인의 성품, 목적이 이끄는 삶, 전도 대폭발, 크리스찬 리더십, 찬양과 경배, 등등... 나름대로 다 좋아 보이는 내용이지만 성경 자체를 가르치는 것은 분명 점점 줄어가고 있다. 이것을 조미료를 넣지 않은 무공해 유기농 음식대신 점점 입에 익숙해져가는 fast food에 비교한다면 너무 지나친 것일까?
유치부부터 시작해서 Youth까지 가사 내용을 접고 듣는다면 구분이 거의 가지 않을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 시종일관 가득차 있다. 분위기로 보면 거의 (왕년에 다니던) 디스코텍 수준이고, 아이들 프로그램으로 미국 전역에 소문난 한 교회는 교회라기 보다는 amusement park같은 분위기다. 교회에 친숙하게 하여 끌어들이는 것에는 효과적이겠지만, 이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드리는 헌신까지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다. 나는 교회를 늦게 다니기 시작했지만, 내가 아는 많은 친구들이 국민학교때 혹은 중학교때 그들의 삶을 예수님께 드렸다고 하는데...
한달쯤 전 kinder에 다니는 둘째가 'C'로 시작하는 단어 공부를 학교에서 하면서, 'Christmas'를 고르고 'The day Jesus was born'이라고 힌트를 주었는데 반 아이들중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 선생님께서 답을 알려주셨다고 한다. 언젠가부터 Christmas는 Santa Claus에 대한 "믿음"의 고백의 날이 되고 말았다.
삼일전 Christmas Eve에 한 교회의 성탄 축하 예배에 참석했다. Youth 아이들이 나와서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을 불렀다. 그 후 찬양팀이 현대풍으로 부르는 carol을 몇곡 들려주었는데 그 중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있었다. 음악적으로 뛰어났고 그래서 사람들도 많은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전혀 고요하지도 거룩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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