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준비해 먹을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해 먹을 수 있도록
현대 교회의 모습을 비유로 말하자면, 마치 한사람의 요리장이 열심히 준비한 요리를 먹으러 일주일에 한번 몰려드는 eating club이라고 할까. 요리장은 매주 주어진 식재료를 이렇게 요리하고 저렇게 요리해서 고객들의 혀를 만족시키고, 고객들은 그 요리의 맛에 따라 돈을 지불한다. 그러다가 음식 맛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음식에서 벌레가 나왔거나 하면 요리장을 갈아치우기도 하고, 다른 club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다른 club의 음식맛은 어떤가 기웃거리기도 하고, 매스컴을 탄 유명한 요리사 초청 dinner party에 참석하기도 한다. 그리고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포장식품을 사서 열심히 먹기도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와 직접적인 소통을 원하신다. 그렇다면, 교회의 리더들이 해야할 일은 궁극적으로 모든 믿는 사람이 주어진 식재료를 가지고 자신의 식사를 매일 준비해 먹어 자립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훈련시키는 일이 아닐까.
식재료를 먹을만한 음식으로 만드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번거롭고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타인의 만들어준 음식에 의존한다면 그 음식이 건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맛을 내기 위해 인공 첨가물 심지어는 유해 첨가물을 넣었는지 알 길이 없다. 맛 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음식은 영양분포상 불균형이 될 수 밖에 없기에 편식을 가져오며 궁극적으로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또 eating club이 없는 곳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날의 목회자들은 자신의 recipe를 공개하거나 나아가 새로운 recipe를 개발하도록 격려하는 것을 심히 꺼려하며, 교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제공하는 요리의 맛에 감탄하여 의존하고, 만족하고, 심지어 중독되도록 유도해 가고 있지 않는지 깊게 생각해 봐야할 것이며, 평신도 사역자들 역시 동일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것이다.
철저한 종속관계에서는 스승보다 나은 제자가 나올 수 없다. 단 한사람이라도 나를 뛰어 넘는, 나보다 훨씬 하나님과 친밀하고 충성된 자를 배출하기를 우리 모두가 소원하지 않는다면, 기독교의 미래는 점점 어두울 수 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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