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료칸: 카타쿠리노하나 (かたくりの花)
수요일 KE767 항공편으로 아오모리(青森) 공항에 도착해 렌탈카(rental car)를 이용해 아키타(秋田)현으로 이동했습니다.
렌탈카는 과거 이용한 적이 있는 ToCoo 렌탈카 검색을 통해 Orix에서 했습니다. ToCoo는 에어토리(AirTrip), 라쿠텐과 더불어 일본의 대표적인 렌탈카 검색 사이트입니다. 토요타나 니산 등의 자동차 회사 직영에 비하면, 별도의 ETC 카드 대여/반납등의 번거로움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렌트가 가능합니다. ETC 카드는 한국의 하이패스와 비슷한 것으로 고속도로 이용시 자동 정산및 요금 할인을 제공합니다.
일본의 렌탈카 대부분은 네비게이션(navigation) 이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영어/한국어로 전환이 가능하니, 출발 전에 직원에게 부탁을 하면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행선지가 시설이나 영업소라면 전화번호 입력만으로 길 안내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다면 일본 특유의 맵코드(map code)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렌탈카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이 Google Map과는 무척 다른 길로 안내하곤 하니 두가지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담인데, 마지막날 차를 반납하러 가는 길에 차의 네이게이션이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인적이 없는 산길로 안내를 해서 어리둥절했습니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눈 내린 동절기였다면 아마 멘붕이 왔을 것 같습니다. 😅
일본의 토호쿠(東北)와 홋카이도(北海道)는 동절기에 스노우타이어를 무료로 기본 장착합니다. (일본 폭설지역) 통상 12월~3월이 이 기간에 해당하며 북쪽의 아오모리(青森)와 홋카이도는 11월부터 기본 장착합니다. 저희는 10월 30일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사전 장착을 신청했으나 올해 첫눈이 한달가량 늦어지면서 거절되었습니다. 다행히 비조차 내리지 않아 문제는 없었습니다만, 아오모리의 경우 공항에서 즐겨찾는 행선지인 오이라세 계곡 (奥入瀬渓流)까지 가는 길이 해발 1,584m의 핫코다산(八甲田山)의 꼬불꼬불한 산악 도로라서 만에 하나 이른 눈이 내리게 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1902년 동계훈련 행군 중 210명의 중대원 중 199명이 사망한 적이 있을 정도로 깊은 산이니 얕잡아 보면 큰일 날 곳입니다.
아키타(秋田)현은 "가을의 밭"이라는 이름대로 일본의 곡창지대(穀倉地帶)이고 개발을 많이 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무척 고즈넉한 느낌의 지방입니다. 2009년작 드라마 『아이리스』 덕에 한동안 한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기도 했으나, 15년이 지난 지금은 직항기도 끊겼고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줄어 한적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아키타 여행은 온천 방문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수 많은 온천 중 오랜 세월동안 알려진 곳으로 꼽히는 온천은 7개의 오래된 료칸(旅館)들이 모여 있는 뉴토 온센쿄 (乳頭温泉郷)입니다. 『아이리스』에서도 꽤 많은 분량의 시간을 할애해 알려졌듯이 다양하고 좋은 수질의 온천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최소 몇달 전에 예약해야 하는 곳들이라서 불과 1달 전에 숙소를 찾기 시작한 저로서는 빈방을 구할 수 없었기에, 멀지 않은 곳에서 평점이 좋은 곳을 검색하다가 차로 20분 거리의 다자와 호수(田沢湖) 변에 있는 카타쿠리노하나 (かたくりの花) 라는 료칸을 예약했습니다. "달콤한 꽃"이라는 뜻입니다.
3층 건물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현대식 건물 료칸입니다.
타자와 호수(田沢湖)의 바로 앞에 위치해 있고 모든 방이 호수를 향해 있어 멋진 전경이 이 곳의 매력입니다. 호수 반대편에는 『아이리스』 에서도 나온 타츠코 동상이 있으나, 굳이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호수가로 향한 길을 사이에 두고 2개의 료칸이 있는데, 아래 사진에서 살짝 어두운 노란색의 작은 건물이 저희가 묵은 곳이고, 밝은 노란색 큰 건물은 카신테이 시라하마(花心亭しらはま)라는 료칸으로 규모나 시설 면에서 더 좋은 반면 숙박비가 30% 가량 더 높습니다. 평점은 두 곳 다 상당히 좋습니다.
저희가 묵은 카타쿠리노하나 (かたくりの花)의 로비(lobby)에서 바깥을 본 광경입니다. 아늑하지요?
아담한 규모의 로비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소품들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일본인치고는 넉넉한(?) 체구의 주인 아주머니와 종업원들 모두 넘치는 미소와 친절로 잘 대해주셨고 객실을 포함해서 시설 전체가 말끔하게 꾸며져 있어서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료칸 1층의 옥외 온천입니다. (직접 찍지 않고 료칸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좋은 온천수를 중요시 하는 분께는 이 료칸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나트륨염화물 온천(ナトリウム─塩化物泉)으로 나름 좋은 수질이기는 한데, 원천(源泉) 온도가 낮은지 미지근해서 늦가을이나 겨울에는 춥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 건너편의 카신테이 시라하마(花心亭しらはま)도 같은 원천물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층에 올라가면 넓찍한 전세 욕장이 있습니다. 따로 예약 필요 없고 무료인 것은 좋은데 아쉽게도 물이 온천수가 아닌 맹물입니다. 😩
그래도 3층에서 내려다 보는 호수의 전경은 충분히 매력적이네요. 사용 시간의 제한이 없어서 사용중(使用中) 팻말이 걸려 있는 것에 의존하는데, 사용한 후에 원위치로 돌려놓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으니, 문이 잠겨 있는지 정말 사용중인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저녁때 호수 위로 지는 무공해의 깨끗한 석양은 참 아름답습니다. 한국과 같은 시간대를 사용해서 좀더 일찍 지는 일본의 해를 저녁 식사 시간 전까지 오래 오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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