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의 거품 지표 (bubble indices)
거품 경제, 혹은 버블 경제(Economic bubble)란 시장에 자산이 과도하게 공급되거나, 혹은 가치의 명목 수치가 실질가치보다 과도하게 평가 절상 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지요. 버블이 터질때마다 군집붕괴로 인해 국가적인, 심하면 전세계적인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그 형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립과 개입을 하지만 자본주의 특성상 아예 막을 수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습니다.
현재의 세계 경제에 엄청난 버블이 껴 있으며 터질 시간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고, 그 중에는 해리 덴트 (Harry Dent Jr.)처럼 나스닥(NASDAQ) 지수의 92% 폭락까지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척 극단적인 주장이고, 추정 폭락 정도가 상상을 초월해서 '정신 나간 소리'라고 치부되기도 하고, 혹 터진다고 하더라도 언제 터질지 예측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것이지만 이런 비관론자들의 논리는 무척 단순 명료합니다.
이 글은 비관론자들의 논거(論據)가 되는 지표들 몇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경제 지표들이 있고, 어느 한두가지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경제인지라, 이런 몇가지 지표만으로 버블의 규모를 논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경제 전반에 버블이 형성되는 가장 큰 요인은 보유한 것에 몇배 몇십배나 되는 돈을 은행들이 펑펑 빌려주고, 너도 나도 빌린 돈으로 금융 자산에 투기를 하는 사이클입니다. 미국의 경우 2007년 부동산 버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Sub-prime mortgage) 사태> 가 발생하자 2009년부터 천문학적인 부양 자금 (stimuli) 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 COVID-19으로 경제가 얼어 붙자 또 다시 부양 자금을 추가 투입해서 결과적으로 15년 간 무려 $27 trillion (27조 달러) 라는 전대미문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 되었으며, 그 자금들은 결과적으로 금융 시장으로 흘러가 거대한 버블을 형성했다는 것이 비관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를 보면 2차 세계대전 시기 이후로 근 80년 만에 기존 기록을 돌파했습니다. 2022년 IMF의 집계 결과 에 나온 미국 GDP 대비 부채는 110% 였습니다. 일본 214%, 그리스 192%, 이탈리아 141%에 비하면 낮지만 독일 46%, 한국 48%에 비하면 지난 15년 사이에 2배 넘게 불어난 부채는 당연히 우려할만한 규모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계속 되는 적자로 인해, 부채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먼저 임대료 대비 부동산 가격(Price-to-Rent Ratio)를 들 수 있습니다. 전세(傳貰)가 대세인 한국에서는 별로 의미 없는 지표일 수 있으나, 월세로 있는게 나을지 아니면 집을 사는 것이 나을지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이기도 하고, 임대 수익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이 지표는 해당 지역의 주택 가격 중간값(median)을 연간 임대료 중간값으로 나눈 것으로, 통상 15 이하면 집을 사는 것이 이득이고 그 이상이면 월세로 사는 편이 이득이라고 봅니다. 2024년 현재 미국 전역의 평균치는 14.3으로 지난 5년간 1.3이 상승했고, 전국에서 이 비율이 가장 높은 메트로 지역으로 캘리포니아의 3개 주요 메트로가 올랐습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 Price-to-Income Ratio)은 구매력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월 소득 대비로 하기도 하고 연 소득 대비로 하기도 하는데, 연 소득 대비 6배 (월 소득 대비 72) 정도를 적정 수준으로 봅니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가 7.5 ~ 10.4배 (월 90~125)로 높은 지표값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수도권을 들여다 보면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서울의 경우 2018년 9.6배였던 것이 꾸준히 상승해서 2022년에는 15.2배에 이르렀고 올해 집계된 한 자료에 의하면 25.8배나 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터지기 직전 1990년 도쿄의 경우가 16배였던 것을 생각하면 위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의 주요 대도시는 이미 10배를 넘었고 일부 부촌 소도시의 경우 20배에 달하기도 합니다. 중국은 공식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나 최근 몇년간의 하락이 시작되기 전 주요도시 대부분은 50배가 넘었습니다.
[주식]
주식 시장의 버블을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지표 중 하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비율로 소위 '버핏 지수 (Buffett Indicator)'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100%를 넘어가면 버블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의 경우 닷컴 버블 직전인 2000년 정점에서 150% 이었던 것이 현재는 200%에 달합니다.
미국보다 심한 버블을 보이는 나라로는 무려 1,000%가 넘는 홍콩, 남아프리카 공화국 310%, 스위스 254%가 있습니다. 일본 161%와 캐나다 157%, 네덜란드 155%도 높은 편이며, 한국은 현재 96%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낮은 비율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관련 기사]
- 美증시 비명 터졌다…"수익률 3% 그칠 것" 골드만삭스 충격 전망 (중앙일보 2024년 10월 21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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