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MS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 센서 교체
10월 말에 18년 된 차를 처분했는데, 남은 차도 10년이 되어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타이어 압력 관찰 시스템)의 센서를 갈아야 했습니다.
기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센서를 교체해야할 시기가 되면 오른쪽 처럼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오고, 아울러 4개 타이어의 공기압 수치 대신 "타이어 압력 시스템을 확인"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뜹니다. 정비소 아무 곳이나 가서 OBD(On-Board Diagnostics)를 수행하면 센서 중 최소 하나의 신호가 읽히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올겁니다. 센서에 따라 완전 failure가 되기 전에 공기압 수치가 부정확하게 읽히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는 타이어와 휠 사이에 삽입되는 센서에서 보고 되는 공기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공기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경고를 해 줍니다. 고속도로의 대형 사고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람 빠진 타이어라서, 미국에서는 2007년부터 새 차에 설치를 의무화 했습니다.
센서가 측정된 공기압을 차 ECU (Electronic Control Unit)로 전송하는 방식이 블루투스(Bluetooth) 라서 건전지가 들어가고, 그 건전지의 수명은 5~12년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센서 하나의 건전지 정상 수명이 끝나게 되면, 조만간 다른 것들도 방전될 것이 예측되므로 전체 (4개, 스페어 타이어에도 TPMS가 있다면 총 5개)를 다 함께 교체하는 것을 대개 추천합니다. 센서를 분해해서 수명을 다한 건전지만 교체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보통 센서를 통째로 교체합니다. 반도체의 통상 보증 수명이 10년 정도 되니, 공임을 생각하면 그게 맞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새 센서를 타이어에 장착한 후 TPMS 기기를 사용하여, 블루투스 정보를 프로그램하면 끝납니다. 숙련공의 경우 개당 15분 정도면 끝내는 비교적 간단한 작업이라고 합니다. 타이어를 교체할 때 TPMS 센서도 함께 교체하면 추가 공임이 크게 들지 않습니다.
문제는 교체 비용이 정말로 천차만별입니다. 먼저 센서 부품 가격만 봐도 비교적 쉽게 만들수 있는 부품이라 그런지 많은 제품들이 있고 $12~$200 의 엄청 넓은 가격대를 형성합니다. https://www.tpmsdirect.com/ 일반적 제품군 분류별로 비용을 살펴 보면:
- Genuine (순정 부품, 정품) : 자동차 생산 업체에서 자동차 회사 로고와 자체 부품 번호를 표기해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부품입니다. 가장 엄격한 제품 관리를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반면 가격이 가장 비싸서, 제 차의 경우 MSRP(소비자 권장가격)가 $104입니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딜러에서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 지역 딜러에 그 가격을 matching 해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 OM (Original Manufacturer 정규 부품) : 자동차를 만들때 엔진 등의 핵심 부품 몇가지를 제외한 대부분은 외주를 통해 공급을 받지요. 외주 받은 업체에서 직접 부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을 OM이라고 부릅니다.
-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주문자 상표 부착 제품) : 외주 받은 업체에서 다시 하청을 주거나, 아니면 2차 외주를 주는 경우도 흔한데 그런 것을 OEM이라고 부릅니다. 온라인에 OEM이라고 '주장'하는 제품들이 정품의 1/5~1/10이라는 엄청난 저가로 나오는 것을 eBay 같은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짝퉁이라고 봄이 타당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OEM 부품 가격은 최소 정품의 60% 이상이고 정품 가격과 비슷한 것도 많습니다. [짝퉁 관련 YouTube 영상] 당장은 정상 동작할지 모르지만 5~12년의 평균 수명동안 제대로 동작할 가능성은 무척이나 희박합니다.
- Aftermarket (범용 부품) : 다양한 제품들이 있는데 CostCo Tire에서는 Dill사 제품을 개당 $46 = 4개 $184에 팝니다. Autel사 제품도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교체하는 공임은 더 널뛰기를 합니다. 앞서 썼듯이 1시간 이면 끝낼 작업인데 딜러에 가면 북가주의 경우 4개 교체 공임으로 자그마치 $600~$800 을 요구합니다. 바가지를 넘어 거의 착취 수준이지요. CostCo Tire의 경우 개당 $14=$56 이면 되니 공임 차이가 무려 10배 이상입니다. 모든 타이어 가게에서도 교체를 해주는데 공임이 대략 $200~$300 정도 선으로 보입니다. 그럼 CostCo Tire로 무조건 가면 될 것 같지만 문제는 사용하는 제품들이 같지 않습니다. CostCo Tire의 경우는 Dill사 센서만을 취급하며 타사의 센서는 가져가도 '원칙적'으로는 교체를 해주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해 주다가 2019년 경부터 중단했는데 제품마다 프로그램 방식(relearn type)이 다르고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기기(TPMS tool)의 기능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Dill사 센서의 경우 평균 수명이 7년이라 살짝 짧기는 하지만 Amazon에서의 리뷰 평점이 4.2/5.0로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자세하게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Aftermarket 제품들의 평점이 아주 좋은 것(4.5 이상)은 없어 보이네요.
센서들은 일차적으로 2가지 사용 주파수가 있습니다 (유럽에서 사용하는 434MHz, 그 외 지역의 315MHz).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것과 주파수가 같다면 일단 사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라 다시 3가지의 프로그램 방식 (relearn type)으로 나뉘고 이것이 센서 제품에 따라 다릅니다. (OM이나 OEM 제품들은 정품과 같은 방식을 사용합니다) 범용 제품들은 프로그램이 무척 간단한 stationary relearn 방식을 쓰는 것 같고 GM, Ford, Nissan등의 정품 센서들도 같은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제 차를 포함한) 한국/일본산 자동차들 대다수의 정품 센서는 OBD(On-Board Diagnostics) relearn 이란 방식을 사용하는데, 가장 널리 쓰이는 Autel사 제품을 비롯한 저가 TPMS tool들은 이 방식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센서에 기재된 센서 ID 번호를 눈으로 읽고/기록했다가 자동차의 ECU (Electronic Control Unit)에 수동으로 등록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관련 YouTube 영상]
TPMS tool들은 자동차 번호판 혹은 VIN(Vehicle Identification Number)에 따라서 단계별 프로그래밍 가이드를 제공하는데, 문제는 이 tool들이 사용 주파수 정도만 구분을 해줄 뿐, 기본적으로 자기 회사에서 파는 센서를 프로그래밍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정품 센서의 복잡한 경우들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자동차의 정품 센서는 기본적으로 OBD relearn 방식을 사용하며 이 tool은 그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등)
그러니 OBD relearn 방식의 정품을 사용하기 원한다면 ① 이 방식을 프로그램 할 수 있는 고가의 TPMS tool과 경험이 있는 합리적 가격의 타이어 가게나 정비소를 찾아내서 프로그램만 해줄 수 있는지 문의해 보세요 (10~20분이면 끝나는 작업입니다) ② 센서를 구입한 후 설치 전에 센서 ID 번호를 사진으로 찍어 두세요 ③ 혹시 프로그래밍 없이 센서 교체만 해줄 수 있는지 CostCo에 문의해 보세요. 해줄 가능성 꽤 있고, $54로 $540 이상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프로그램 해줄 곳을 찾지 못한다면 ① 딜러에 가서 엄청난 요금 (4개 기준, 총 비용 $800~$1200) 을 감수하고 정품으로 교체하거나 ② CostCo Tire (총 비용 $240)나 기타 업소 (총 비용 $300~$500) 에서 aftermarket 제품으로 교체하는 둘 중 한가지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지역에는 없으나 Sam's Club도 무척 저렴하게 교체를 해주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저는 어떻게 했냐고요? 하아~~~~~ 삽질 엄청 했습니다. 😰 저는 정품 선호주의라서 CostCo Tire에 전화해 물어보니 프로그램은 장담하지 못하지만 교체는 해줄 수 있다고 해서 30% 싸게 구입한 정품을 가지고 CostCo Tire로 갔습니다. 차를 맡겨 놓고 왔더니, 매니저가 전화를 걸어와 더 이상 타사 센서 설치를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 와서 딴 소리하면 어떻게 하느냐. 프로그램 안해도 되니 센서 교체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는 정비소에 가져 가서 프로그램만 해달라고 했는데 센서를 아예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거에요. 제 차가 위에 서술한 OBD relearn방식이고 정비소에서 가지고 있는 TPMS tool에 그 기능이 없어서 그런 것인데, 정비소 조차도 경험이 없어 몰랐던 것이지요. 부근의 타이어 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딜러에 가서 안면이 있는 서비스 매니저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다행히 엄청(?) 할인을 받아 $370에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1시간이면 끝날 거라고 쉽게 생각했다가 시간도 몇시간 걸리고 공임도 애초 생각보다 많이 들었지만 센서 ID 번호를 기록해 둬야 하는 것도 몰랐던 터라, 타이어 공기 다 빼고 센서 떼어 내서 읽은 후 다시 설치했기 때문에 사실상 완전 교체 작업이라 다름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딜러에서 공임의 ~50%를 할인 받은 것이 그나마 참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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