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요세미티
근 2년만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다녀 왔습니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국 온지 10년 되었는데 4시간 거리의 요세미티에 한번도 다녀온 적이 없다는 분을 위해서(?) 같이 가자고 갑자기 의견이 모아져 결정된 일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저녁까지 돌아오는 당일치기였습니다. 갈 때는 북쪽 120번 도로를 이용하고 올 때는 남쪽 140번 도로를 이용했습니다.
북쪽 120번은 최단거리이지만 몹시 꼬불 꼬불하고 경사진 산길을 가야해서 겨울철에는 가급적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쪽 길이 경치가 제일 멋지지요. 오크 플랫 (Oak Flat)이라는 언덕에 도달하면 멀리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끝의 명물인 해프돔(Half Dome)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거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짧은 터널을 지나자 마자 오른쪽으로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의 서쪽이 절벽 아래로 펼쳐집니다. 상류라 그다지 수량이 많지 않은 머세드 리버(Merced River)를 끼고 왼쪽으로는 남쪽도로인 140번이 내려갑니다.
밸리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Glacier Point Road를 이용해 밸리의 졀벽 위로 갔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글래시어 포인트(Glacier Point)인데, 그 전에 짧은 하이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태프트 포인트 산책로 시작점 (Taft Point Trailhead) 에 주차를 하고 센티널 돔(Sentinel Dome)까지 왕복하는 코스입니다. 센티널 돔은 해발 2,477m로 2,696m인 해프 돔(Half Dome)에 거의 필적하는 높이지만, 산길을 따라 1,600m 이상을 올라야 하는 해프 돔 등반과는 달리 뒤편으로 완만한 경사의 산지를 따라 도로가 나 있기 때문에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가기 수월한 곳입니다. [왕복 3.54Km = 1시간 10분, 오르막 고도 140m = 아파트56층. 난이도 3/10]
막판에 조금 경사가 있는 바위산을 오르기는 하지만 저같은 저질 체력도 큰 무리 없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지요.
미국의 대표적인 풍경 사진가 안셀 애덤스(Ansel Adams)가 1970년에 찍은 멋진 나무(Jeffrey pine)가 있는 곳이었는데 가뭄으로 2002년에는 완전히 죽었습니다. 😩 완전 바위산 꼭대기에서 바위틈에 힘겹게 뿌리를 내리고 살던 나무인지라 버티기가 힘들었던게지요.
온도는 영상 5도 정도에 바람도 없고 구름도 살짝 껴서 날씨가 하이킹 하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마치 새깃털처럼 멋드러진 구름도 있었고요.
요세미티 밸리 중앙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서 동쪽 서쪽으로 다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높이 914m짜리 하얀 화강암 암벽은 전세계 암벽 등반가들의 성지인 엘 캐피탄(El Capitan)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절벽은 Cathedral Rocks입니다.
산 위에서 가져간 주먹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내려와 글래시어 포인트(Glacier Point)로 갔습니다. 이곳은 뭐니 뭐니 해도 해프돔(Half Dome)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지요.
밸리로 내려왔습니다. 길가의 나무들은 노란색을 지나서 황갈색으로 물들어 겨울이 가까왔음을 보여 주네요. Swinging Bridge Picnic Area로 가서 점심겸 저녁을 먹었습니다. 늦은 봄까지는 수량이 꽤 되어서 어린아이들이 다이빙도 하는 곳인데 겨울 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바닥이 거의 드러나 있습니다. 활엽수들은 나뭇잎이 많이 없고요.
해가 절벽 끝에 가까와져서 아래 사진의 미루나무 (cottonwood, 2021년 10월 촬영) 를 보려고 서둘러 챙겨서 갔는데........................ oh~~~~ no~~~~~~~~~~~~~!!! 이 예쁜 나무가 완전히 말라 죽어 있네요. 😩 😰 이 부근은 원래 길가 주차가 가능한 곳이었던데 그것도 다 없애 버려서 멈추지도 못하고 그냥 통과 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밸리를 벗어나기 직전에 있는 요세미티 밸리 뷰 (Yosemite Valley View)에서 마지막으로 내렸습니다. Apple OS X 10.11의 이름이었던 엘 캐피탄(El Capitan)의 914m 짜리 절벽이 살짝 물들기 시작합니다. 1시간 정도 후면 훨씬 짙은색으로 물들겠으나 저희는 다시 4시간 거리의 집으로 가야해서 후보정으로 사진을 좀 건드려서 느낌을 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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