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땅 Cal에도 구름은 끼는가
아침에 쬐~~끔씩 끼는 구름들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일어났더니 구름이 평소보다는 조금 더 있어 보이길래 평소 산책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해뜨기 전에 나가 폰카로 몇 장 담아봤습니다.
저는 해뜰 때나 해저물 때 해 있는 방향에서 조금 벗어난 각도의 하늘색을 참 좋아 합니다. 오렌지색 구름이 은은한 청록색 (cyan blue) 배경으로 있는 것을 보면 파스텔 그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오랜만에 보는 구름들인데 너무 옅어서 비가 올 기미는 눈꼽 만큼도 보이지 않네요 😓
12월 마지막 주에 1주일 간 내린 비 덕에 촉촉했던 산책길이 1달 넘게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아 말라 가면서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이웃님의 소개로 영국의 "구름 감상 협회 (The Cloud Appreciation Society)"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름을 늘 볼 수 있던 한국에서는 흔해서 그런지 무심하게 지나치곤 했고, 구름을 거의 볼 수 없는 Cal (캘리포니아의 줄임말) 로 와 살면서는 자주 접하지 못해 별 생각 없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젊었던 시절 가끔 누워서 재미있는 구름 모양을 감상 (appreciate) 하곤 했던 기억이 나면서 새삼스레 구름의 역할에 대해 고마와 하게도 (appreciate) 됩니다.
창조설을 믿는 사람들 중 성서 창세기 앞 부분에 물과 관련된 기록을 기반으로 아래 그림과 같은 물층 (water vapor canopy) 가 존재한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무척 많은 상상이긴 하나, 생명의 존속을 위해 절대 필요한 물의 순환, 유해 자외선의 적절한 차단 등의 역할만 생각해도 구름이 고마운 존재임은 자명합니다. 정말 저런 물층이 있었다 없어진거라면 구름은 꿩 대신 닭 역할을 아주 열심히 해주고 있는거죠.
캘리포니아는 일년 중 9개월간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지역입니다. 늘 "날씨 좋은" (= 활짝 개인) 지역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요. 우기인 겨울을 전후해서 가끔이나마 구름 다운 (?) 구름을 보기도 합니다만
우기에는 하늘 전체를 가득 덮어 잔뜩 찌푸린 하늘이고, (캘리포니아의 찌푸린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없어, 비슷한 노르웨이 구름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건기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바깥으로 놀러 나가기에 좋은 날씨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쨍한 날씨면 나가기가 겁이 납니다. 엄청난 자외선 때문에 선블록 로션 (sunblock lotion) 없이 나갔다가는 10~20분만에 살이 익어 버리거든요 😓 햇살 피할 곳이 없는데 구름 그림자 생기면 너무 감사하지요.
구름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구름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수준이 많아요. "에계~~~~~~~ 겨우 요만큼?" 의 수준이지요.
저는 조금 더 두껍고 존재감이 확실한 구름이 좋습니다.
♩♪♫♬ 이 땅이 끝나는 곳에서 뭉게구름이 되어 ♩♪♫♬ 저 푸른 하늘 벗 삼아 훨훨 날아다니리라 ♩♪♫♬
그것도 비 오기 전이나 비 온 직후의 구름이 제일 좋습니다. 더운 날씨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도, 열대 지방이 그런 면에서는 좋군요. 한국 여름에 장마비가 내리면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외가댁 대청마루에 엎드려 장대비 구경하던 기억도 나고, 우산 없이 억수같이 퍼붓는 비 속을 걸어 다니던 기억도 나네요 (요즘은 산성비가 심해서 그랬다간 머리 다 빠진다고... 😓 )
그나 저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는 "구름 타고" 오신다고 했으니, 구름 열심히 보면서 살아야겠어요 😄. 다시 오실 때는 혹시 이런 모양의 구름을 타시려나??? (일명 렌즈 구름 - lenticular cloud - 의 일종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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