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a Cruz 해변 나들이
Santa Cruz 해변 나들이
25일 월요일은 미국의 Memorial Day (현충일) 이었습니다. 아침 8시 반 쯤에 뒷산 산책을 갔는데 기온이 벌써 75°F (24°C) 네요. 일기 예보를 보니 낮에는 99°F (37°C) 까지 올라갈 것으로 나옵니다.
모처럼의 휴일이라 10시 쯤 집을 나서서 남쪽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Santa Cruz는 교통 체증이 없으면 집에서 40분에 갈 수 있는 곳이라 가족들이 가끔 주말 나들이를 가는 도시입니다.
도시 이름 Santa Cruz는 스페인어로 성(聖) 크루즈라는 뜻입니다. 남성 성자는 San을 (예: San Francisco, San Jose, San Diego), 여성 성자는 Santa를 (예: Santa Cruz, Santa Maria, Santa Barbara) 붙입니다. 소설/영화 쾌걸 조로의 무대인 산 마테오를 포함한 캘리포니아는 멕시코의 영토였기 때문에 그 건물 양식이 많이 남아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1970년대에 쾌적한 날씨를 찾아 모여든 히피들과 자유/진보주의자들의 강한 영향이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여름이 되면 수영복에 시스루 (see through) 치마 하나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월요일도 여름이었죠 ㅎㅎ)
아래 사진은 1년 쯤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제대로 만든 멕시코 음식점들도 꽤 있고요 (이것도 작년 사진) 맛있는 커피 로스팅 하우스도 있습니다.
히피의 후손인 거리의 악사들도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곳이지요. (이것 역시 작년 사진)
엄청 붐비는 도시는 아니지만 사람들 왕래가 나름 꽤 있는 곳인데, 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행인이 평소의 5분의 1 ~ 10분의 1 정도 되었네요.
가족들이 산타 크루즈 시내 downtown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 있는데 "Pacific Cooke Company"라는 곳입니다.
이름 그대로 쿠키 만들어 파는 가게인데요, 맛이 좋아서 통신 판매로도 많이 팔려나가는 곳입니다.
파는 것의 대부분은 쿠키이고, 커피를 포함한 간단한 음료로 팝니다.
11시쯤 도착했는데 벌써 2/3 쯤 팔려 나가서 많이 비었네요. 다른 곳에서 파는 것보다 버터 함량이 월등이 높습니다. 그래서 맛은 엄청 있는데 살 많이 쪄요 😅
매일 아침마다 구운 신선한 것으로 팔고 하루 지난 것은 봉지에 담아서 할인 판매합니다.
Chocolate-dipped (초콜렛에 담가 묻힌) 것도 있는데, 이것도 아침마다 초콜렛을 녹여 하나씩 만드는 것이라 11시 전에 가면 전날 것 밖에 없어요.
쿠키를 한 봉지 사들고 목적지인 해안가로 갔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전체에 발효중인 Shelter-in-place 행정 명령이 아직 있어서 해안가 도로에 있는 주차 공간들은 몇달째 다 폐쇄 중입니다.
주민들의 산책은 허용이 되어서 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좀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도 주택가 빈 공간에 주차를 하고 걸어다니는 것은 허용이 됩니다. 마주쳐 안부를 나누는 이웃들도 거리를 충분히 떼고 말을 나눕니다. 그래도 이 지역은 확진자 수가 현저히 적은 곳이라 상점/식당을 제외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해안 쪽으로 나오니 바닷바람이 불어 시원하네요. 75°F (24°C) 정도 됐습니다. 예년 같으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나와 있을텐데 거의 인적이 없군요.
모래사장에 나온 사람들을 순찰대가 돌려보냅니다.
큰 도로변을 벗어나 주택가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잘 찾으면 호젓한 막다른 골목 끝에서 한가로이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는 곳들이 여러곳 있습니다.
타계한 사람(아마도 지역주민)을 기념하여 만든 조그만 벤치가 있고 연세가 지긋한 여자분 한분이 바다를 보며 고독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분이 곧 자리를 뜨셔서 제가 같은 자리에 앉아 바다 구경을 잘 했습니다. 😁
강이건 호수건 바다건 큰 물을 바라보는 집들은 비싸지요. 이렇게 소박한 집일지라도 경치 하나만 좋으면 매일 자연을 벗삼아 살 수 있을텐데 말이죠.
그 집의 건너편에는 좀더 말끔하게 새로 지은 집들이 있네요. 제가 바다를 좋아해서 바닷가 집의 로망인데, 실제로 살아본 분 말씀으로는 여행으로나 좋지 실제로 살면 안좋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시더군요. 습기도 많고, 무엇보다도 낭만적인 파도소리가 몇달 지나면 시끄럽게 느껴진다고.... ㅎㅎ
이 날은 이곳이 최종 행선지가 아니라서 조금 바다 구경 하다가 자리를 떴습니다. 조만간에 마음이 갑갑하면 다시 와야겠네요. 좋은 벤치를 발견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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