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mel 나들이
Carmel 나들이
San Francisco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정도 달리면 Monteregy 반도가 나옵니다. Carmel은 이 반도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정식 이름은 Carmel-by-the-Sea 인데 통상 줄여서 Carmel 이라고 부릅니다. 이 작은 마을 부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17 Mile Drive"라고 부르는 도로입니다.
태평양을 끼고 해변을 따라 난 이 길은
세계 골퍼들의 성지인 Pebble Beach가 있는 곳입니다. (17 Mile Drive 둘러보기)
California 전체에 칩거령이 내려지면서 이 곳 17 Mile Drive도 즉시로 폐쇄를 해서 이 날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유명한 landmark 라 할 것이 없는데도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휴식하기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곳입니다. 영화배우 Clint Eastwood가 이 곳을 너무 좋아해서 정착해 살며 호텔, 레스토랑 등 여러 business를 열었고 1986~1988년에는 시장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면적이 2.8 Km² 에 불과한 이 작은 동네는 없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먼저 프랜차이즈 (franchise) 식당이 없습니다. 전 세계 어디 가도 찾을 수 있는 별다방 (Starbucks)도 없고 Pizza Hut, McDonald's, Taco Bell, Seven-Eleven 등도 없습니다.
두번째는 번지수가 없습니다. 보통 미국 주소는 첫번째가 "번지수"에 해당하는 숫자인데 (예: 539 Hartnell St, Monterey, CA 93940) 이 마을에서는 "5th house on the east side of Torres Steet, mustard siding, redwood fence (토레스 스트릿의 동쪽으로 5번째 집. 외벽은 겨자색이고 담장은 레드우드)"... 뭐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래서 집으로 우편물 배달해주는 우편배달부도 없어 모두 우체국으로 가서 받아와야 합니다. UPS나 FedEx도 마찬가지고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상당히 불편하겠지요? 더불어 교통 신호등도 없고 주차요금 meter기도 없습니다.
다른 곳에 없는 것인데 있는 것도 있네요. 높이가 2 inch (5.08cm) 를 넘고 굽 밑바닥 면적이 1 inch² 이내인 하이힐을 신으려면 시에서 허가증 (permit) 을 받아야 합니다. 어떤 느낌의 도시인지 감이 조금 오시나요? 😄
이 마을에는 1900년대 초부터 예술가, 작가, 시인들이 이주해 오기 시작해서 1910년에는 마을 주민의 60%가 예술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이중 상당수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출신 이민자들이라서, Spanish 분위기 일색인 옆 동네들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입니다.
프랜차이즈는 없지만 쇼핑 센터, 음식점등은 넘치도록 많습니다. 가장 큰 쇼핑 센터가 Carmel Plaza 인데, 괜찮은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고 절기별로 아주 예쁘게 꾸며 놓아서 여심을 사로잡는 장소 중 하나 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족들끼리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이곳에 가보기를 추천합니다.
Monterey 방향의 북쪽 지역은 자연림이 마구 우거진 거주 지역입니다. 도로에도 보행자를 위한 sidewalk 이 따로 없고
여기 저기 오래된 Spanish 의 이름 모를 유적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면 숙박 업소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1번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유일한 도로가 Ocean Avenue 인데요, 이 도로 남북으로 2블록 정도는 숙박 업소들과 상점들입니다.
중심 도로인 Ocean Avenue 는 산등성이의 1번 고속도로에서 Carmel Beach 해변까지 완만한 경사로 내려가는 직선도로입니다. 이번 3일 연휴 기간에 방문객들이 꽤 되었다고 하네요.
숙박 업소와 식당이 상업 지역의 1/3 정도를 차지합니다. 이날 Carmel 까지 내려간 이유는 더운 날씨도 있었지만 교회 같은 부서에 계신 분이 이 곳에서 식당을 하시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걱정이 되어 얼굴이나 한번 보려는 것이 더 컸습니다.
이 지역은 확진자 수가 현저히 적어서 식당들도 허가를 받으면 야외 테이블에는 손님들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타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 매출의 80% 정도는 나온다고 하니 마음이 좀 놓였습니다.
English Cottage를 연상케하는 식당이 참 예쁘지요? 동화책에서 본 듯한 저런 집 참 좋아합니다.
Carmel Plaza 부근은 무척 현대적으로 지어진 건물들입니다. 이 마을에서 제일 큰 식당 중 하나인데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타격이 엄청날 듯 합니다.
오랜만에 온김에 산책을 잠시 했습니다. 오후 1시 반쯤 되어 낮 최고 기온이 될 시간인데, 그 시간에 저희 집이 있는 곳은 99°F (37°C) 였고 이곳은 69°F (20.5°C) 였습니다. 일년 내내 쾌적하고 날씨 좋다고 생각하는 캘리포니아는 이런 해안 지역을 말하는 거지요.
마을 전체에 옷 가게, 소품 가게, 미술 갤러리등이 많이 있는데 건물 하나 하나마다 개성이 있고 유럽 여러개 나라의 특성들을 제각기 보여줍니다.
이런 북유럽 스러운 것도 있고
지중해 스러운 것도 있고
이탈리아 투스카니 스러운 것도 있고
나폴리 스러운 것도 있고
독일 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교회도 예쁘지요.
집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런 100억원 대의 바닷가 집부터 시작해서
바닷가를 향한 큰 창문을 가진 조금은 더 저렴한(?) 집들도 있고
작은 정원이라도 예쁘게 가꾸어 놓은 아담한 집들도 많이 있습니다. 뭐, 여전히 비싸긴 하지만요 ㅋㅋㅋ
주택가 산책을 마치고 바닷가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17 Mile Drive는 폐쇄되었지만 덜 유명한 해안도로는 개방을 했네요. Monterey에서 서북쪽에 있는 Pacific Grove 해변으로 갔습니다.
3일 연휴라 주차장이 꽉 찼지만, 꽤 널은 지역이라 사람들이 몰려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 있는 근처는 가고 싶지 않아서 멀찍이 서서 바다 구경을 좀 하고 몇장 담아 봤습니다.
반나절 남짓한 짧은 나들이지만 최근 몇달간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가 탁트인 바닷가에 나오니 참 좋습니다. 멀지 않은 거리에 이렇게 깨끗한 풍경과 마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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