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의 부촌 구경: Woodside

어제가 Memorial Day (미국 현충일) 휴일이었습니다.   작년 3월부터 시작 된 코로나로 오랫동안 고생을 하다가 국민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마친 후 첫 long weekend라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저도 제대로 된 휴가를 가본 기억이 거의 없은 일년을 보낸 후라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습니다만,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는 시기에는 멀리 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터라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두번을 바람 쏘이러 갔었습니다.

 

제가 사는 샌프란시스코 반도는 남북으로 해발 300m 이내의 낮은 산줄기가 있는데 녹지인 이 지역 대부분이 보호구역 (Preserve) 으로 잡혀 있어 훌륭한 자연림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급은 아니지만 집에서 30분 이내, 고속도로에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엄청난 규모의 울창한 숲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지요.  그래서 이번 주말은 교통이 거의 없는 산길로 천천히 드라이브를 두번 다녀왔습니다.

 

첫날 다녀온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280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서 Woodside Road 라는 곳에서 서쪽으로 빠져 산길로 올라갑니다.  약 10분 가량 올라가면 4거리 교차로가 나오고 우회전 하면 Skyline Boulevard라는 길이 산 능선을 따라 나 있는데 숲이 울창해서 공기도 너무 좋고 힐링이 되는 곳이지요.

 

 

위의 지도를 위성사진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중앙에 짙은 녹색으로 덮힌 지역이 제가 다녀온 곳입니다.

 

산 꼭대기로 가는 길에 지나치게 되는 도시가 Woodside라는 곳입니다.  San Francisco bay area에서 최상위 부촌 중의 하나지요.  중간가 (median price)로만 보면 최고는 아닌데, 거의 준 공원급의 거대한 저택들이 꽤 많이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도시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울창한 숲일지 짐작이 되지요.

 

이 집은 레드우드 (redwood) 가 정원에 울창히 우거져 정원이 정말 멋지네요.  대문도 빽빽한 담쟁이 넝쿨로 운치를 더하고요.

 

 

대문 너머로 보이는 정원, 정말 매혹적이지요?  단돈(?) $7.65M (85억원) 정도 하네요 😜   압구정동 현대 7차 아파트 80평 가격과 비슷하니, 서울 아파트 참 비싸긴해요.

 

 

이 집은 탁 트인 넓은 대지가 특징입니다.  건물은 영국 (English cottage) 풍이고, 마침 매물로 나와 있는데 $27.0M (300억원) 이네요.  한국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알려진 한남동에 있는 이명희 신세계회장의 자택 공시가와 비슷하죠?

 

 

앞 마당에 승마 연습장이 있습니다.  대문 바로 앞에 마굿간이 있어서 말똥 냄새가 많이 나더군요 😁  

 

[사진출처: https://www.zillow.com/]

 

이 집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지진이 있는 지역이라 벽돌은 잘 쓰지 않는데, 역시 벽돌집이 예쁘네요.

 

 

숲길 산책을 가면서 지나친 부촌의 모습을 잠시 엿보았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자랐지만 번화한 도시보다는 전원의 정취를 좋아해서, 이런 숲 속의 주택을 보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같은 값이면 첨단의 으리번쩍한 인테리어로 채워진 집 보다는 숲 속의 예쁜 카페와 같은 집들이 더 좋더라구요.  (뭐 사진 찍어온 집들이야 내부도 으리으리할 것 같다는 것은 함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