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제과점 Pierre Hermé
Paris 제과점 Pierre Hermé
프랑스 음식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달달구리를 파는 pâtisserie (파티셰리, pastry, 제과점) 이지요. 요즘에는 한국에서 많이 보편화 된 macaron (마카롱) 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달달구리 중의 하나였습니다. 원래는 8세기 경 이탈리아의 수도원에서 만들어졌는데 16세기에 수도사 중 한명이 헨리 2세에게 시집 온 Catherine de Medici의 파티셰로 오면서 프랑스 왕실을 통해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마카롱의 대표 주자를 꼽으라면 보통 170년 전통의 Ladurée (라뒤레)와 그곳에서 수업하고 나와 독립한 Pierre Hermé (피에르 에르메)를 고릅니다. 시식회를 하면 용호상박인데, 라뒤레는 상당히 달고 클래식에 충실한 맛인 반면 피에르 에르메는 덜 달고 대신 무척 다양한 재료를 추가해 현대적인 맛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두 곳 모두 한국에서도 판매를 했다가 라뒤레는 5년만에 피에르 에르메는 2년 만에 철수했지요. 개당 4천원의 사악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스윗츠라고 디저트 사랑이 남다른 일본에서는 영업이 잘 되는 듯 합니다.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파리편 에서도 피에르 에르메가 한번 언급 된 적이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피에르 에르메에 가봤습니다. 5년전 갔을 때 파리에 있는 매장이 8개였는데 지금은 20개의 매장이 있네요.
한국 매장에서는 아마 마카롱과 초콜렛만 판매한 듯 합니다만 파리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합니다. 진열된 것 중 오른쪽에 붉은색의 것이 피에르 에르메의 대표작인 "Ispahan" (이스파한) 마카롱입니다. 이스파한은 Rosa 'Ispahan', 'Rose d'Ispahan', 혹은 'Pompon des Princes' 이라는 이름의 핑크빛 장미 품종입니다. 장미향이 나는 이탈리아식 meringue (머랭) 사이에 letchi (렛치, lychee, 라이치 혹은 리치), 바닐라 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framboise (프롬보아즈, raspberry, 산딸기)를 둘레와 위에 채운뒤 장미꽃잎으로 장식을 마무리한 마카롱입니다.
속재료의 다양함은 물론이고 크기와 두께도 다양하여
꽤 큼지막한 패스트리도 있습니다.
작은 마카롱도 있고요
저희 집에서 2시간 거리의 Napa Valley에 마카롱을 제법 잘 하는 곳이 있어서 마카롱 자체에 대한 환상은 없는지라, 고수 (cilantro, coriander)나 캐비어 같은 엽기적이고 변태적(?)인 조합은 정중히 사양하고 잘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의 것으로 2개를 골랐습니다.
오른쪽 것은 "Velouté Ispahan" (벨벳과 같은 부드러움의 이스파한) 으로 속재료는 'Yaourt & Rose, Letchi, Framboise' (요구르트와 장미, 리치, 산딸기).
왼쪽 것은 "Velouté Infiniment Citron Vert" (무한히 벨벳과 같은 부드러움의 라임) 으로 속재료는 'Yaourt & Zestes de Citron Vert' (요구르트와 라임 껍질 제스트).
먹을 장소가 따로 없어 사서 들고 나가 벤치에서 먹어야 했습니다. 너무 달지 않아 좋았고 겉의 바삭함과 속의 쫄깃함 후에 채워진 크림과 함께 부드럽게 혀에서 녹아드는 맛... 그리고 재료간의 충돌 없이 개성을 발휘하면서도 싸우지 않는 어우러짐.... 명불허전이네요. 수입해서 파는 것과 달리 냉동/해동을 거치지 않은 신선한 마카롱의 식감을 벨벳과 같다고 표현한 이름은 적절한듯 합니다.
파리에 왔으니 다른 나라의 피에르 에르메에서는 먹기 힘든 것을 먹어봐야지요. 신맛 매니아인 작은 아이가 고른 "Glace au Macaron, Infinment Citron" (영어로 번역하면 macaroon ice cream, infintely lemon. 레몬맛의 마카롱 아이스크림) 입니다.
레몬 제스트 (껍질을 긁어낸 것)를 넣어 만든 레몬 아이스크림에 아주 작은 레몬맛 미니 마카롱을 집어 넣고 위에 얇고 넓적한 마라롱을 하나 덮었습니다. 이것 역시 단맛과 신맛과 부드러움이 잘 밸런스를 이루는 좋은 맛이었습니다.
이건 파이 모양으로 만든 sorbet (소르베, 셔벗)인데요
"Sorbet Ispahan" (소르베 이스파한)이라고 Ispahan 장미향과 framboise (프롬보아즈, 산딸기) 맛, 그리고 레몬맛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산딸기의 새콤한 맛과 레몬의 신맛이 잘 살아 있으면서 두가지 상반된 tart한 맛의 조화를 이끌어 내는군요.
첫 날 먹어보고 맛이 마음에 들어서 둘쨋날 다른 곳 관광하다가 쇼핑센터 안에 있는 다른 매장에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초콜렛도 팔더군요. 손님 한명마다 직원 한명이 순서대로 도맡아 주문부터 계산/포장까지 처리를 해줍니다.
인종과 나이를 불문하고 찾게 하는 마력이 있는 듯 합니다. ("파리 달 밝은 밤에 피에르 에르메 진열장 앞에 서서 지갑 움켜 쥐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저 많고 많은 마카롱 중 도대체 어떤 것을 골라야만 한다는 말인가.............................." )
전날 먹었던 레몬맛 마카롱 아이스크림이 다른 맛 아이스크림과 함께 진열되어 있고, 상단 사진만 올렸던 "Sorbet Ispahan" (소르베 이스파한) 파이의 전신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Sorbet Citron" (소르베 시트론) 파이와 평범한 마카롱을 몇개 사서 먹었습니다.
이건 파는 것은 아니고 진열만 되어 있는 것인데 하루 전에 사먹었던 레몬맛 마카롱 아이스크림 내용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렇게 팔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 매장마다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니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한국만 그런것이 아니고 프랑스에서도 가격이 3€ 가 넘어서 여전히 사악(?) 했습니다만, 사용재료와 완성도를 생각하면 가격은 납득이 갔습니다. 사실 미국제일의 마카롱을 만드는 Napa Valley 소재 Buchon Bakery도 개당 $3.50을 받거든요. 음식이 다 그렇습니다만 그냥 만드는 거야 아무나 하지만 높은 완성도는 아무나 내는 것이 아니니까요. 1/2~1/3 가격의 맛 없는 것을 여러번 사먹는것보다는 아주 맛있는것으로 가끔 사먹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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