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elope Canyon & Horseshoe Creek
Antelope Canyon & Horseshoe Creek
숙소인 Bryce Canyon Resort (이름이 주는 뉘앙스와는 달리 걍 모텔이다)가 운영하는 Cowboy Ranch House Bar에서 아침을 제공해서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간단한 부페인데 체인급 호텔보다는 음식이 나은 편이었다.
일요일이라 가는 길 중간에 교회를 들러 예배를 드렸다. Cliffview Chapel Baptist Church, Kanab 10am에 예배가 시작되는데 2시간 정도 걸려 여유있게 도착했다. 신도수가 그리 많지 않고 예배 드리는 사람의 1/4 정도가 나와 같은 여행객인 교회인데 한사람 한사람이 따뜻한 눈길과 악수로 환영해 주어서 감사했다. 한 할머니는 가면서 점심 먹으라고 Wendy's gift card도 주셨는데 예배시간이 1시간 반으로 생각보다 길어 시간이 촉박해 사양하고 서둘러 나왔다.
1:30pm 투어 예약이 있다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Page에는 (투어 가이드에 물어보니) 총 6개의 여행사가 Antelope Canyon 투어를 운영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개인별로 갈 수 있었는데 flash flood로 여러 사람이 죽은 뒤로는 여행사를 반드시 통해야만 하는 것으로 제한이 되었다고. Lower와 Upper 두 곳이 있는데 대부분의 여행사는 Upper 투어만 제공한다. 카메라와 물 외에는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다. 삼각대를 허용하는 Photography 투어가 있는데 내가 예약을 너무 임박하게 해서 빈 자리가 없었다.
30분 전인 1:00pm까지 check-in 해야 한다고 하는데 12:45pm에 도착했고 점심은 아직 먹지 못했다. 간단하게 샌드위치나 먹으려고 Subway 들어갔더니 줄이 족히 10명은 서있다. 안전하게 옆에 있는 Safeway가서 도시락 하나 집어 들고 허겁지겁 여행사로 갔는데... 시계가 1:00pm이 아니라 12:00pm이다.
전날 여행사 웹페이지에서 보니 Utah시간보다 1시간 늦게 간다고 해서 재확인 한다고 Google로 Page의 현재시간을 보니 Utah와 같아서 믿고 갔는데.... Google이 나의 신뢰를 저버리다니..... 쯧~~~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은 미국의 복잡한 섬머타임 (Daylight Saving Time) 때문이다. 미국 서부 대부분의 지역은 3월 2째 일요일부터 11월 첫째 일요일까지 섬머타임을 시행하는데, 아리조나 (Arizona) 주는 섬머타임을 시행하지 않는 반면 아리조나주 내의 인디언 보호구역은 또 섬머타임을 시행한다. 이걸 사전에 알지 못하고 가면 나처럼 엄청난 혼동을 겪게 된다. 이 혼동을 최소화하기 원하면, 손목 시계나 자동차 시계에 의존하지 말고 핸드폰 시계에 의존하는 것을 권한다.
기온 24°C (75°F)으로 적당하고 산들바람 불어주는 쾌적한 날이다. 여행사 앞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점심 먹고 기다렸다. 저 트럭 뒤에 타고 가게 되는 거다.
Page에서 1:25pm에 출발해서 포장도로를 약 10분 달려 Lower Antelope Canyon에 도착하고, 거기서부터 비포장도로를 약 7분 정도 달리면 Upper Antelope Canyon이 나온다.
Arizona의 하늘은 정말 유별나다. 어쩌면 저렇게 페인트 풀어놓은 듯이 파랄 수가 있을까? 실제로 본 것을 후보정에서 되살려보려고 했는데 그 느낌이 나지 않는다. Cyan과 blue를 진하게 합쳐놓은 느낌? 내가 사는 California도 하늘이 맑고 깨끗한데 Arizona 사막의 하늘과 비교하면 정말로 수준차이가 난다.
주차장에서 내리면 곧바로 좁은 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늘에서 보면 이런 곳. 100m 남짓한 길이에 말라 갈라진 땅에 있는 개미집 마냥 정말 작은 곳이다.
[출처: GoogleMap]
그런데 사진가들의 성지처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이 안에 펼쳐지는 독특한 풍경때문이다. 사진(photography)은 문자 그대로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소위 잘 찍은 사진들은 선, 질감, 계조(gradation), 명암등의 조화라서 어떤 유명한 사진작가는 제자들에게 몇년동안 계란 사진만 찍으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Antelope Canyon은 그 모든 조건을 100% 알아서 갖추어주는 studio라서 찍기만 하면 뭔가 멋있어 보이는 사진이 알아서 나오니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
J. Nardello라는 National Geographic 사진 작가는 이곳 사진을 $1M에 팔기도 했고 Peter Lik이란 작가는 무려 $6.5M에 팔기도 했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대부분의 장소가 2사람 나란히 걷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데 위로 열린 하늘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사암 벽에 난반사를 일으키면서 부드럽게 내부를 조명 해 준다.
가끔 관광 가이드가 연출을 해준다. 바닥의 모래를 삽으로 바위 위에 올려주면 모래시계마냥 모래폭포를 만들어 준다. 이런 연출 없이도 엄청 건조한 모래 바닥은 늘 먼지를 내니 이 안에서 렌즈 교환은 하지 않는게 좋을 듯 하다.
가장 인기 있는 시간은 11:30am이라고 한다. 햇빛이 직사광선으로 바닥까지 들어오는 곳이 생겨 빛내림 사진이 가능하다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점점 어두워진다. f/4.0으로 하고 ISO를 6400까지 끌어올려도 1/30sec를 내기 어려워 흔들린 사진들이 많다. 제대로 사진 찍고 싶으면 반드시 Photography tour로 삼각대 들고와야 한다.
National Geographic 작가가 찍었다는 그 장소. 노란색, 보라색, 붉은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채가 연출된다.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갔다. 시간 일정으로 보면 Page에서 숙박하지 않고 곧장 Grand Canyon으로 가도 되는데 일요일에 무리하게 움직이고 싶지 않아 하루를 Page 호텔방에서 쉬었다.
그런데 사진을 주로 위를 쳐다보면서 찍다보니 눈에 모래가 들어갔다. 아무리 깜빡여도 계속 아파서 Q tip으로 닦아 내야 할 것 같은데 호텔 프론트에는 가지고 있는게 없단다. 시내에 유일한 pharmacy는 아까 점심 샀던 Safeway. 팔기는 하는데 300개 들이가 가장 작은 사이즈 -.-;;; 3개면 충분한데... 다행히 Q tip으로 닦아내니 약간의 이물감은 남아 있지만 더 아프지는 않다.
저녁은 미국식당인 State 48 Tavern. Jambalaya pasta를 시켰는데 뭐 먹을만 했다.
다음날 아침 6am쯤 눈이 떠져 부근에 있는 Horseshoe Creek으로 아침산책을 갔다. Colorado River가 U자 형으로 휘면서 생긴 곳인데 Instagram 통해서 퍼지면서 유명해졌고, 최근에는 주차장과 산책로를 정비하고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지역의 demographic을 보면 백인이 58%, 인디언이 34%로 나오는데 여행사, 호텔, 여기 주차장등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디언이었다. 모두 무뚝뚝하고 표정들이 없다. 불친절하게 대접을 받는 불쾌한 느낌보다는 우울증 걸린 사람을 만난 측은한 느낌이랄까? 그들이 수백년간 겪어와야 했던 삶의 애환때문인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주차장에서 조그만 언덕을 넘어 가면 땅이 패인 곳이 멀리 보인다.
Trolltunga 같은 곳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낭떠러지 끝에 낼름 혀를 내밀고 있는 바위의 정경이 20분 걸어서 볼 수 있는 풍경치고는 꽤 장엄하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하다. 가족단위로 온 그룹이 두셋 있었는데 남자들은 한걸음이라도 더 벼랑으로 가까이 가서 찍고 싶어하고 여자들은 다들 위험하다고 말리느라고 바쁘다.
햇빛이 creek위 분지에만 비추었으면 좋았을텐데... 한 30분 일찍 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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