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Finger Lakes: Taughannock Falls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작은 아이는 가장 가고 싶었던 대학에서 "guaranteed to transfer" (편입 보장) 라는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통학할 수 있는 학교에 먼저 1년을 다니면서 학업과 병행하여 직장을 다녔습니다. 올해 봄에 정식으로 편입 허가를 받아서 지난 주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러 함께 다녀왔습니다.
5대호(湖)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湖)가 그리 멀지 않은 이 지역에는 빙하(glacier)로 인해 형성된 11개의 (지도상으로는 14개인데? 😉)호수가 있는데 손가락처럼 길다란 모양이라서 "핑거 레이크 (Finger Lakes)"라고 부릅니다. 각각의 호수에 붙은 이름은 이 곳에 살던 미국 원주민 (Native American, 혹은 미국 인디언)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학교 캠퍼스가 아름답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도, 뉴욕 JFK 공항에서 차로 가면 (이번에는 비행기로) 4시간 반 정도 떨어진 (북서쪽으로 390Km. 서울~부산보다 조금 더 긴 거리) 외진 도시에 있는 학교인지라 주변에 경치가 좋을 것이라고는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요, 블친인 Ashley님께서 Instagram에 "늘 그리운 곳 핑거레이크....올 때마다 여기로 이사올까? 하는 진지한 농담을 하곤 해요."라고 쓴 것을 보고 갑자기 기대감이 급상승하여 학교 부근을 찾아 보았습니다. 몰랐는데 뉴욕시 주민들이 휴가 때 가는 곳 중 하나라고 하네요. 특히 Riesling 와인의 명산지 중 하나로 꼽혀 와인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고 합니다.
그 중 가장 큰 카유가 호수 (Cayuga Lake)의 남쪽 끝자락에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데, 도착한 토요일 오후에 20분 거리의 터개넉 폭포 (Taughannock Falls, 한글 표기로는 터재넉 폭포)에 먼저 가 보았습니다.
2군데의 위치에서 볼 수 있는데, 거의 걷지 않아도 되는 ① 은 Google Map에서 "Taughannock Falls View Point"라고 검색하면 되고, 왕복 40~50분 정도 걸어야 하는 ② 의 출발지 주차장은 "Taughannock Falls Gorge Trail"이라고 검색하면 됩니다. (아래 3D 지도는 북동쪽에서 폭포쪽으로 본 것)
"Taughannock Falls View Point"에서 내려다 보는 폭포의 모습입니다. 높이 66m에 폭이 13.7m라서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나 Iceland의 스코하포스(Skógafoss, 스코가포스) 같은 것에 비할 정도의 규모는 결코 아니지만 뉴욕 주 내에서는 가장 높은 폭포이고 무엇보다 깔끔한 암벽과 숲으로 이루어진 주변 경관이 거의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어 사진가들이 무척 좋아할 만한 곳이군요.
아래를 내려다 보니 Gorge Trail로 걸어서 간 사람들이 보이네요.
토요일 오후인데도 워낙 한적한 지역이라서 그런지 전혀 붐비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없을 때 전망대의 모습을 찍고 싶어서 다음날 동이 틀 무렵에 다시 갔습니다. 주차장에 제 차만 덩그라니... 😄
주차장에 방문자 센터(Visitor Center) 건물이 있고
그 앞 커다란 꽃밭을 노란 꽃들이 화사하게 뒤덮고 있네요. 비가 충분히 내리는 지역이라 가는 곳마다 들꽃들도 참 탐스럽고 예쁘게 펴 있었습니다.
주차장과 같은 높이에 망원경이 설치된 곳까지는 주차장에서 걸어서 1분 내의 거리에 있고,
그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갈 수 있도록 돌계단이 깔끔하고 안전하게 잘 깔려 있습니다.
동네 주민 한 분이 아침 산책을 나오셨네요.
아래로 내려가면 편하게 앉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멍 때리고 앉아 있기 참 좋은 멋진 풍경입니다.
"Taughannock Falls Gorge Trail" 주차장을 향해 떠났습니다. Gorge Trail (협곡 산책로) 주차장은 "Taughannock Falls State Park (터개넉 폭포 주립 공원)"의 커다란 메인 주차장 건너편에 있습니다.
해가 뜬지 이미 40여분 지났지만, 구름이 잔뜩 껴서 햇빛은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이 동네 날씨가 상당히 변화무쌍 하더군요. 일기 예보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짧게 비가 갑자기 내리곤 하더라고요.
물가에서 물새들이 옹기 종기 모여 아침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평화롭고 한가롭고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집 값이 저희 동네 1/5 밖에 되지 않던데) 이 곳에 집 한 채 사서 눌러 앉고 싶은 욕망이 스멀 스멀 올라 오네요 😉
"Taughannock Falls Gorge Trail" 주차장입니다. 주립 공원이라서 초소에서 $9의 주차 요금을 징수하는데, 7시 이전에 가면 그냥 통과할 수 있습니다. 주차 공간이 크지 않아 20여대 밖에 세울 수 없지만, 자리가 없으면 건너편 호수가 주차장으로 가면 됩니다.
주차장 바로 옆 왼쪽으로는 "Inn at Taughannock Falls"라는 고급 숙소로 가는 입구가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협곡 산책로(Gorge Trail)가 시작 됩니다. 이 산책로는 평지라서 핑거 레이크(Finger Lakes) 지역에 있는 여러개의 협곡(gorges)들 중에 유일하게 일년 내내 연다고 합니다. [왕복 2.88Km = 42분, 오르막 고도 약 56m = 아파트 22층 (체감적으로는 완전 평지) 난이도 2/10]
산책로에 들어서자 마자 아담한 높이의 폭포가 있고 주변에 피크닉 테이블을 비치해 두었네요. 여름에 도시락 싸가지고 가족들과 함께 오기 딱인 곳입니다.
무척 얕은 개울물가를 따라서 걸어 갑니다. 이곳의 지형은 마치 밀푀유 (Mille-Feuille)처럼 평평한 돌판이 쌓여있는 형태라서 물의 흐름에 따라서 단차가 작은 폭포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cascase형태를 보입니다.
물이 줄어들어 바닥이 드러난 곳도 모래 대신 우둘두둘한 암반이고요.
가는 내내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서 한여름 대낮에 와도 그리 더울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사진 찍으면서 천천히 30~40분 걸려 폭포 아래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작은 목교가 하나 있네요.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폭포의 모습.
다리 건너 폭포 반대편을 보니 절벽 위에 아까 다녀왔던 폭포 전망대 (Taughannock Falls View Point)가 보이네요. 중간에 나무가 없는 곳이 보이시죠?
위에서 내려다보는 폭포도 정말 멋졌지만, 역시 폭포는 가까이서 봐야 제대로 된 감동이 느껴지네요. (사진으로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은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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