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그마 故안수현: 군의관 안수현 대위 소천
“정말 슈바이처 같은 훌륭한 사람이었고 더 훌륭하게 될 줄 알았는데 너무 허망합니다. 당신이 여러 사람에게 끼친 선한 영향력을 나도 조금씩 끼치며 살렵니다. 주님의 흔적을 갖고 살고자 했던 당신을 본받아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삶에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들여다 봅니다. 비록 길지는 않았다 해도 우리에게 뚜렷한 흔적을 남겨주셨어요. 크리스천들은 마지막 순간에 슬퍼하는 게 아니라죠. 오히려 기뻐하는 거라고. 하지만 왜 이렇게 슬퍼지지요?”
예수님의 흔적이 되고자 스스로를 ‘스티그마’(stigma·흔적)라고 했던 한 신실한 젊은이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간 뒤 그를 향한 추모의 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 국방부 군의관으로 있다가 유행성출혈열이라는 불의의 병마를 만나 지난 5일 하나님의 품에 안긴 고 안수현(33) 대위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의 글들이 온라인상에 폭주하고 그의 안식을 비는 눈물과 통곡이 장례식장과 분향소에 흘러넘쳤다.
생전에 너무나 열심히 주님을 믿고 사랑한 그였기에,너무나 즐겁게 주님의 사역을 감당해온 그였기에 남은 이들의 슬픔과 아픔이 더했다. 거기다 그는 전역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있었다.
고인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무려 3000건 이상의 추모글이 오른 것을 비롯해 카페 예흔, 한국 누가회 등 그와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에 셀 수 없이 많은 글이 답지했다.
그리고 7일 고인이 지상을 떠나는 날,서울 종암동 고려대안암병원과 경기도 고양시 벽제화장터에는 눈물의 기도가 메아리쳤다. 특히 고인의 육신이 한줌의 재로 변하는 현장을 지킨 200여명의 추모객들은 가슴을 찢는 기도로 고인을 환송했다.
그러나 고인은 죽음은 슬픔만이 아니었다. 슬픔의 이면에 있는 감사의 의미를 깨닫게 했고 하나님이 첫 순교자 아벨을 택한 것처럼 숱한 사람들의 간구에도 그를 데려간 뜻을 헤아리게 했다.
추모의 글들에서 나타나 있지만 고인은 천생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신실한 부모인 안봉순 장로와 한효순 권사의 2남2녀 중 막내인 그는 가족과 함께 영락교회를 섬기면서 어느 누구보다도 진실하며 적극적이었다. 특히 예배자를 돕는 헬퍼십 공동체인 ‘예흔’을 이끌면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선각자의 역할을 했다. 고려대 의대를 나와 의사가 된 이후에는 한국누가회에서도 주도적인 활동을 했고 찬양과 문학적인 면에서도 뛰어난 재능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래서 그는 주위로부터 ‘특출한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말을 줄곧 들었다.
의약분업 사태 당시 대부분 의사들이 파업할 때 그는 홀로 병원을 지키면서 환자를 돌본 소신있는 의사이기도 했다. 2003년 군의관이 된 그는 야전부대를 거쳐 최근 국방부에서 근무해왔다. 지난달 중순 몸살 기운을 느끼다가 병세가 심해져 18일 국군통합병원으로 후송된 뒤 고려대안암병원에 옮겨져 의식을 잃었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에 ‘Jesus,Be the Center’란 말을 새겨놓은 그는 생전 그토록 연모하던 예수님 앞으로 갔다. 자신의 33번째 생일을 열흘 앞두고…. 그러나 평소 예수님의 성흔을 품고 살았던 고인의 지난 삶은 분명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에 대한 흔적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만날 부활에 대한 소망의 흔적이 되었다.
[출처: 국민일보 2006년 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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