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올때
오늘은 7년전 전세계를 경악하게 한 세계무역센터 테러가 일어났던 9월 11일이다. 미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가 열리고, 그 날 가족이나 아끼는 사람을 잃었던 사람들이 모여 그리운 마음으로 눈시울을 적신다. 아직 그리 긴 세월을 살았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내 곁을 떠난 사람들이 적지 않다. 99년에 암으로 타계하신 어머니 이외에도, 동갑내기 친구도 몇을 떠나 보내야 했고, 또 후배들도 있었다.
삶의 종말은 누구에게나 불현듯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그 날이 왔을 때 나는 과연 그 분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있을 것인가? 그리스도를 향한 불타는 가슴으로 살아가던 꽃 같은 시절에 부름을 받은 후배가 있다. 얼마 전 그가 몸담고 있던 CMF에서 그의 유고집을 발간하기로 했는데, 내가 만난던 그에 대한 모습을 적어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렇게 써서 보냈다.
"세상적으로 볼 때 우둔한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결코 뛰어난 청년은 아니었습니다.
성경 말씀을 사모했지만 성경지식이 출중한 것도,
음악을 사랑했지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것도,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의술이 탁월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청년의 마음 속에 그 분을 사랑하는 마음,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을 쳐다 보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배우는 겸허함,
그의 곁에서 힘들어하는 지체들을 위로하고 세워주고자 하는 긍휼의 마음,
남의 유익을 위해서 가진 소유를 아낌 없이 내어 주고자 하는 베풂의 삶,
무엇보다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있는 영적 공허함을 발견하고
다가갈 수 있는 청결한 영을 허락하셨습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가 더 이상 이 땅에 있지 않음을 인해 가슴 아파 하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는 정말로 복 있는 사람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나도 그와 같이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살아가는 동안 부름을 받고 싶다. 정말로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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