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미미향, 산정호수 폭포 식당, 광릉 돌솥밥
산정호수 가던 날 점심 식사는 포천 이동면의 중식당 「미미향」에서 했습니다. 목요일 점심인데도 예약 없이는 먹을 수 없는 곳이네요. 매주 수요일이 휴업인 것을 모르고 전날 예약하려다가 못하고 가는 길에 전화 했더니 1:30pm에나 자리가 난다고 해서 몹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1955년에 개업해서 거의 70년이나 된 노포(老舖)입니다.
식당 건물 맞은 편에 넓찍한 전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경기도인데도 나름 유명한 식당이라 그런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요리 2개 (양장피 45,000원 & 탕수육 30,000원) 를 주문 했습니다.
대부분의 중식당들은 1차 조리를 다 해 놓고 주문하기가 무섭게 웍(wok)에서 급속으로 데워 나오는데 이곳은 음식이 20~30분 정도 걸리더군요. 8282 한국인의 정서와는 좀 맞지 않을지 몰라도 제대로 만드는 것 같아서 저는 더 좋았습니다.
양장피. 정말 꾸밈이나 군더더기 없는 옛날식 양장피입니다.
하지만 사용한 해산물 선도 좋았고 MSG도 잘 느껴지지 않아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양장피에서 이 이상 뭐를 또 기대할까요?
'입 닥치고' 부먹으로 나온 탕수육도 예전 레시피를 고수해온 듯 합니다. 이연복 셰프의 「목란(木蘭)」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잡내 없고 부드러운 육질, 부먹에 밀리지 않는 쫄깃한 튀김옷, 과하지 않은 단맛/신맛의 조화. 어느 면으로 봐도 무척 잘 만든 탕수육이었습니다. 예약 꽉 찰만 하네요.
사실 요리 2개 만으로도 이미 배가 상당히 불렀으나 궁금해서 삼선 짬뽕과 미니 짜장을 주문해 봤습니다.
맵찔이인 분들도 충분히 즐길만큼 살짝 칼칼한 정도의 짬뽕. 통상 MSG를 퍼 붓는 것이 정상(?)인 면 종류에서도 MSG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듬뿍 들어간 채소들과 해산물의 국물이 잘 우러난 담백하고 정직한 맛 이었습니다.
면 먹지 않으면 서운해할 분들을 위해 파는 미니(mini) 짜장. 짬뽕보다 더 맛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는 한화 리조트 바로 앞 하동 주차장에 있는 「폭포 식당 (폭포 가든)」
같이 간 친구의 오래 된 단골집이라고 합니다. 예상 가능한 기본 반찬들인데 기본적으로 반찬들의 맛이 집밥처럼 참 깔끔합니다. 단골들만 몰래 준다는 묵은지가 하필이면 이 때 망쳐서(?) 없다고 하네요.
점심을 너무 늦게 먹어서 이곳의 대표 메뉴인 장어구이만 2마리 시켜 먹었습니다. 제가 사는 캘리포니아에 웬만한 한국 음식들은 다 있는데, 없는 것 중 하나가 민물 장어구이입니다. 근 10년만에 먹어본 것 같아요.
숙소로 돌아 와서 evening coffee 한 잔. Godiva의 초콜렛 가향(加香) 커피. 한국 Godiva에서는 수입하지 않는 품목으로 제 친구들이 너무 좋아해서 한국에 올 때마다 사다 줬는데 COVID-19 기간에 Godiva가 미국 전역의 직영 매장을 100% 철수 시키는 바람에 이번에는 사다주지 못했습니다. 이건 직구로 주문한 거라고...
다음 날 돌아 오는 길 점심 식사는 「광릉 돌솥밥」 (국립 수목원 근처) 에서. 이곳도 금요일 점심인데도 꽉 차네요.
식당 이름대로 개인별 솥밥이 주 메뉴이고 돼지 불고기, 소 불고기, 고등어 구이등과 세트 메뉴들이 있습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서울식 소 불고기.
기본 반찬들. 제 친구들이 좋아하는 식당들은 대체로 기본에 충실합니다.
고등어 구이 한 마리. 잘 구웠네요.
영양 솥밥. 멸치+다시마 물로 밥을 짓는다고 합니다. 맛 있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밥 전문점인데... 쌀을 좀 더 좋은 것으로 썼더라면... 하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습니다. 바로 한 주 전에 아키타(秋田)에서 먹었던 햅쌀 밥과 비교가 되어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네요. ["맛있는 쌀밥"]
돼지 불고기
보글 보글 소 불고기
최상품 쌀은 비록 아니라 하더라도 누룽지의 유혹은 이겨낼 수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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