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예배에서 사라져 가는 것: 무릎 꿇음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Westminster Abbey)의 크리스마스 아침 예배에 참석했을 때, 이른 시간때문에 온 사람들이 적어 성가대석에 앉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사진에는 찍혀 있지 않지만
성가대석마다 kneeling pad (무릎을 꿇는 완충대) 가 있고, 예배 중에는 여러 순서에 kneel or sit (무릎을 꿇거나 앉으세요) 이라고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시대 영화를 보면 흔하게 나오는 다음과 같은 자세를 위한 것이지요. 제가 가 본 몇 안되는 로마 카톨릭 성당 여러 곳에서 비슷한 무릎 패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저는 1983년부터 개신 교회를 다녔는데, 마루 바닥에서 예배 드리는 기도원을 제외하면 가 본 교회 중 공식 예배당 어느 곳에서도 무릎 꿇는 예배는 본 적이 없습니다.
로마 카톨릭 교회 (Roman Catholic Church) 에서 장궤(長跪, Genuflexion)이라 칭하는 무릎을 꿇는 행위는 거의 모든 문화권에 걸쳐 공통적으로 참회(penitential), 겸손(humble), 순종(obeying)등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예배 중에 무릎 꿇는 것과 그를 위한 무릎 패드는 아마도, 동방 정교회 (Eastern Orthodox Church)를 제외하고는, 로마 카톨릭과 성공회 (Anglican Church) 뿐 아니라 개신교회 (Protestant) 에서도 꽤 오랫동안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20세기로 접어들면서 개교회 중심적인 개신교에서 먼저 사라지기 시작했고 로마 카톨릭도 1970년에 개별 성당에 결정권을 부여하면서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지도자이자 야고보서의 저자였던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는 무릎 꿇고 오랜 시간을 기도해서 '낙타 무릎'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전해집니다. 예배와 기도를 드리는 자세(posture)는 분명 본질적인 것이 아니고 2차적인 것이지만, 예배가 편한 자세로 앉아 1시간 가량 성가와 설교를 듣는 것으로 이해되는 상황과 무릎 꿂음이 사라져 가는 상황은 무척 긴밀한 상관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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