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도시 런던: Caravan London Bridge (International)
2000대 초에 뉴질랜드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3사람이 있었습니다. 온 국민이 차(茶)를 사랑하는 나라의 수도 런던에서 무척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훌륭한 커피였고 그래서 2010년에 커피를 잘하는 식당을 열었는데 13년 만에 8개의 지점으로 성장했습니다. 세 명 다 세계 구석 구석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고, 여행을 하면서 얻은 음식 아이디어를 기본으로 식당을 열면서 이름은 Caravan이라고 지었습니다. Caravan(캐러밴)의 어원은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로질러 다른 나라와 지역을 오가던 상인 무리(隊商, 대상)를 뜻하고, 지금은 차로 끌고 다니는 캠핑카를 말합니다.
저희는 Borough Market에서 멀지 않은 곳의 London Bridge 지점으로 갔습니다. 밖에는 이 지역의 이름인 Bankside라고 적혀 있네요. 이 곳도 마음에 들어 이틀 간격으로 두번 다녀왔고 사진들은 이틀에 걸쳐 찍은 것들입니다.
(메인 가격대 £13~19, 맛 8.5, 가성비 8.5, 인테리어 7.5)
원래 있던 건물에 딱 필요한 만큼만 현대적인 느낌으로 renovation을 했네요.
아직 관광객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지 손님들이 거의 현지인들이군요.
안쪽 구석에 외투를 걸 수 있도록 옷걸이를 많이 구비해 두어서 좋군요. 한쪽 벽은 유리 격자로 된 sectional shutter door로 만들어서 날씨가 좋은 여름에는 오픈 카페가 되게 설계를 했습니다.
테이블, 의자 소박하고 실용적이고 깨끗합니다.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하에서 커피 로스팅을 해왔다고 하더니 두 페이지 메뉴의 한 페이지가 커피와 차입니다.
저희는 점심 시간에만 가서 브런치 메뉴를 받았고 all day menu를 보면 각 나라의 다양한 음식들이 있습니다. 런던에 혹 다시 가게 되면 저녁 시간에도 꼭 가서 먹어 보고 싶네요. 일식도 있고 한국 스타일 치킨도 있군요.
Golden Spiced Milk £3.70 almond milk, turmeric(강황), cinnamon(계피), raw honey. 인도에서 Haldi Doodh(할디 두드)라고 부르는 음료라고 합니다. 카레맛 살짝 나는 우유. 독특하기는 한데 너무 맛있는 것 아니었어요.
Berry Acai Smoothie £6.80. Berries, acai, chia power, banana, coconut milk. 코코넛 밀크 맛은 별로 나지 않았고 베리와 아사이 맛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달지 않은 맛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 단 맛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추.
Latte £4.30
Iced Latte £4.30
Caramel Hot Chocolate £4.50
흠.... 핫 초콜렛은 그냥 괜찮은 정도인데 커피는 진심이 느껴지네요. 블렌딩도 좋고 갓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에 추출도 훌륭합니다.
두번째 갔을 때는 커피맛을 제대로 음미하고 싶어 블랙 커피로 주문을 했습니다.
Iced Long Black £3.30
오~~ 훌륭합니다!!! 커피만 마시러 가도 좋을 정도에요!
Iced Latte £4.30
이것도 맛 있는데 저는 블랙이 훨씬 더 마음에 듭니다.
Seasoned Rice Bowl with Hot Smoked Salmon £18.50. Avocado, miso mayonnaise, mung beans(숙주), pickled ginger, furikake(조미볶음).
일본풍이 가미된 퓨전 밥입니다. 보통 서양에서는 숙주는 대가리 떼어낸 나물만 먹는데 생뚱 맞게 대가리를 올려놔서 혹시 한국 콩나물 비빔밥 느낌을 추가한건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만 맛은 좋았습니다.
Islands Hazelnut Chocolate and Orange French Toast, £13.00. Blood orange syrup, hazelnut praline(설탕에 졸인 견과류).
계란옷을 입히지 않아 무척 가볍고 달달합니다. 영양면에서는 단백질이 생략되어 균형이 덜 맞지만 신세대들이 좋아할 맛과 비주얼이네요.
Cumberland Sausage Patties £14.00. Fried egg, rosemary butter, sweet potato, dill pickle ranch, crispy sage(세이지 향초).
영국 소세지 중 거칠게 간 돼지고기에 후추와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대표적인 것이 Cumberland sausage인데요 <[영국음식] ① 컴벌랜드 소세지 (Cumberland Sausage), 토드 인 더 홀 (Toad In the Hole)> 노안이 와서 침침한 눈으로 메뉴를 보다가 patties를 parties 로 잘못 읽고 소세지가 왕창 나오는 줄로 기대했다가 작은 덩어리 2개 달랑(?) 나와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ㅋㅋㅋ
맛 있고 영양소 면으로도 한끼 식사에 적합한 구성이네요.
Smashed Avocado on Sourdough Toast £9.50 + poached egg 추가 £2.00. Lemon, spiced crispy chickpeas(병아리콩), chilli, spouts. (여기도 숙주 대가리가... ㅎㅎ)
이 식당은 빵을 무척 잘 골라 쓰는 것 같습니다. 아주 부드러운 brioche(브리오슈)부터 딱딱한 sourdough(천연효모빵)까지 요리 종류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하네요. 아보카도 토스트(는 워낙 맛 없기 힘들어서 어디 가도 있는 메뉴가 되어 버렸는데 이 식당에서 추가한 매력 포인트는 spiced crispy chickpeas였습니다. 땅콩만큼 센 맛은 아닌, 은은하게 고소하고 감칠맛나고 바삭한 식감을 추가해 줘서 참 매력적이군요. Perilla에서의 경험에 이어 이번 여행에서는 chickpea의 맛에 여러번 감동하네요.
<22살에 '아보카도 토스트' 대박…잘나가던 셰프, 성탄절 비보>
Jalapeno Cornbread with Fried Egg £13.00 + 추가 Chorizo £2.50. Spinach, curd cheese, mojo verde, chilli butter.
매콤달콤한 Jalapeno(할라피뇨 고추) Cornbread는 익숙한 조합이고, 처음 먹어 보는 스페인의 Canary Islands의 mojo verde (모호 베르데) 소스 무척 좋았습니다. 마늘맛과 산미와 매콤한 맛이 나는 녹색 소스인데 기름에 토스트한 콘브레드나 커드 치즈의 느끼함과 아주 좋은 밸런스를 이뤄 주네요.
짭짤 매콤한 Chorizo(초리조, 초리소) 추가도 잘 한 선택 같습니다.
Caramelized Brioche £8.00 Miso caramel, vanilla ice cream, basic cress.
와~~!! 맛 있습니다. 위에 뿌린게 미소 캐러멜이라는데 미소 맛은 잘 느껴지지 않지만 하여튼 맛 있어요. 캐러멜은 보통 소금을 넣어 단맛을 증폭시키는데 이건 미소의 은은한 짠맛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 참신하고 좋네요. 폭신하고 원래 미세하게 단 맛 나는 브리오슈 빵을 저렇게 caramelize할 생각을 왜 전에 못 했을까요?
두번째 갔을 때는 날씨가 개어서 채광이 훨씬 좋았습니다.
Caravan Espresso Caramel Tiramisu £8.00.
잘 만든 티라미수 입니다.
티라미수에 Cazcabel tequila coffee liqueur 옵션이 있어 추가해 보았습니다 £4.00
Tequila(떼낄라, 데킬라)는 agave azul(블루 아가베, 용설란)으로 만든 알콜 농도 40~52%의 멕시코 술입니다. Cazcabel(까즈까벨) 떼낄라는 그 중 명품 브랜드라고 하네요. 떼낄라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소스를 부었습니다. 와~~~~~~~!! 여태껏 먹어 본 티라미수 중에 제일 맛있네요. 알코올에 약하신 분은 떼낄라 함량을 좀 줄여달라고 하시고 대신 에스프레소는 줄이지 말고 반드시 추가해 드세요. (제가 술에는 세고 카페인에는 약해서 이날 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
Vanilla Pancake £12.50 Lemon curd cream cheese, bay leaf (월계수 잎) lemongrass poached pear, pumpkin seed and sumac praline (옻 열매 설탕에 졸인것).
먹을 만큼 충분히 주문을 다 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먹는 것을 보고 따라서 주문했습니다.
레몬 커드가 영국 음식이니까 영국식 팬케잌이라고 봐야 할까요? <연말연시 귀차니스트용 디저트 하나 소개 - 레몬 커드 요거트>
안에 들어간 팬케잌의 솜씨는 그리 뛰어난 것이 아니지만 새콤 달콤한 레몬 커드 크림 치즈 맛 너무 좋았고, (오이지 비스므레하게 보이는) 서양배 절인 것, 호박씨와 옻 열매 볶아 졸인 것도 잘 어울렸습니다. 덕분에 배는 꽉 찼지만 주문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식당은 식감의 밸런스, 맛의 밸런스에 신경을 참 많이 쓰고 참신한 조합을 많이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식감, 눅진한 식감, 폭신한 식감, 바삭한 식감, 아삭한 식감. 맛도 달달한 맛, 짭짤한 맛, 새콤한 맛, 고소한 맛, 매콤한 맛 이런 것이 한 접시에 다 들어가 있어요.
전체적으로 맛이 다 괜찮은데 그 중에서도 디저트류와 커피 특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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