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도시 런던: Millennium Bridge & St. Paul's Cathedral
대국의 수도가 대부분 그렇듯이 런던도 중앙에 강(River Thames)을 끼고 있고, 그 강을 건너는 다리가 무려 35개나 있습니다. 그 중 호텔 부근에 있는 보행자 전용다리 Millennium Bridge(밀레니엄 브리지)에 아침 산책을 다녀 왔습니다.
이름이 암시하듯 서기 2,000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템즈강 남북으로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극명하게 벌어져 있던 두 지역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영화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를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며 북쪽의 St. Paul's Cathedral(세인트 폴 대성당) 과 남쪽의 Tate Modern(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일직선으로 연결합니다. Tate Modern은 오랫동안 방치된 화력 발전소 건물이었던 것을 현대 미술관으로 바꿔 개장한 곳으로 낡고 가난한 지역을 문화 명소로 탈바꿈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전환점이라고 합니다. 매일 10am-6pm 열고 무료이지만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살바도르 달리, 마스셀 뒤샹, 백남준 등 근현대 유명 작가들의 문예, 회화, 미디어, 설치미술 작품들을 대거 전시하고 있어 현대 예술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들러봐야할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템즈강 남쪽의 Hilton London Bankside에 묵었던 날 아침에 갔습니다. 다리 중간까지 걸어서 8분 거리밖에 되지 않네요.
Google Map 안내를 따라 갔는데 경로가 이상하게 Tate Modern(테이트 모던 미술관) 뒤쪽 화물 주차장을 거쳐서 가야 하는 것으로 나오더군요. 8시가 채 되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게이트가 닫혀 있어서 어쩌나 했는데 마침 경비원이 나오길래 물어 봤더니
주차장과 옆 건물 사이로 아주 좁은 오솔길로 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서쪽에서 오면서 보면 그냥 담장 밖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짧은 오솔길이 끝나는 곳에 자작나무가 심겨진 Tate Community Garden이 나오고 나무 사이로 St. Paul Cathedral의 dome 지붕이 보이네요.
남쪽 강 기슭과 다리 간에 고도 차이가 있어서 진입로를 가위처럼 한번 꺾어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보이는 명소들(landmarks) 중에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북쪽의 St. Paul's Cathedral(세인트 폴 대성당) 입니다. 이 성당은 604년에 처음 세워졌지만 여러번의 화재로 재건을 반복했고, 현재의 건물은 1711년에 완성된 것입니다. 이곳도 영국의 종교사와 얽혀 처음에는 천주교 성당으로 세워졌다가 성공회로 넘어 왔습니다.
영국 성공회 교회건물들은 대부분이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반면 이곳은 커다란 돔을 가진 바로크 양식입니다.
이 성당과 앞서 소개드린 Westminster Abbey와 같은 교구로 편성되는데 Westminster Abbey가 더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교좌 성당은 이곳 St. Paul's Cathedral이라서 월~토는 매일 Morning Prayer (아침 기도), 2회의 Eucharist (성체 성사), Choral Evensong (성가대 찬양예배)가 있고 주일에는 5번의 집회가 있습니다. <Worship with Us>. 예배 참석은 무료이고 관광을 목적으로 한 방문은 월, 화, 목, 금, 토 8:30am-4:30pm, 수 10am-4:30pm에만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료 £25를 지불해야 합니다. 방문하기 원하는 날짜를 성당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기를 권합니다.
사진 촬영 규칙은 Westminster Abbey와 동일합니다. 삼각대, selfie 스틱, 플래시, 비디오 촬영은 여전히 금지이고 입장료를 지불한 관광객들에게만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예배를 위한 방문객들에게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기독교에서 교회(church)는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이고 성당(cathedral)은 주교(bishop)가 관장하는 교구의 중심교회 '건물'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은 개신교는 주교라는 직제가 없기 때문에 교회=개신교, 성당=천주교로 이분되지만 서양에서는 Roman Catholic(천주교) 외에도 Eastern Orthodox(동방 정교), Anglican(성공회), Luthern(루터교)등도 주교가 있고 그들이 관장하는 교회를 성당이라고 부릅니다.
하반신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온 한 관광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통 지체 부자유자들은 보호자들이 동행하는데 혼자 오셨더군요. 불편한 몸에 지지 않고 활동적인 삶을 계속하는 것 같아보여 좋았습니다. 아울러 저렇게 혼자 다닐 수 있는 보행자 도로 환경이 되어 있다는 방증에 영국은 역시 선진국 중 하나구나 하는 생각도 새삼스레 했습니다.
찍은 사진 중에 2장만 골라서 Photoshop으로 눈에 거슬리는 기중기(cranes)를 제거했습니다.
해가 뜨기 시작하는 동쪽의 전경입니다. 오른 쪽에 높이 솟아 있는 것이 2012년에 완공된 영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The Shard (72층 309.6m)입니다. 생김새가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 554.5m) 와 비슷하지요?
왼쪽에 제일 높은 건물이 2020년 완공된 22 Bishopsgate인데 58층에 있는 Horizon 22가 런던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가장 높은 전망대입니다. 매일 10am부터 주중 6pm, 토 5pm, 일 4pm까지 열며 무료지만 반드시 예약을 해야만 합니다. 가려서 보이지 않는 그 위에는 The Gherkin이라는 총알 모양의 독특한 고층 건물도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날씬한 메주 덩어리 비스므레한 건물은 2014년에 완공된 20 Fenchurch Street(38층 160m)으로 생김새 때문에 "The Walkie-Talkie"라는 별명으로 불리웁니다. 36~38층에는 6pm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는 Sky Garden이 있는데 썩 좋은 평을 받고 있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편 서쪽으로 있는 빌딩은 One Blackfriars(50층 166.3m)로 역시 생김새 때문에 The Vase 혹은 The Boomerang이라고도 불리웁니다. 건축 전공하시는 분들이 오면 관심 있을 현대적 건물이 많이 있군요.
Turquoise(터키석) 색으로 칠해진 다리는 Southwark Bridge. 그 뒤 왼쪽으로 보이는 탑 2개는 종교적 회당 같아 보이지만 Cannon Street Station입니다. 1866년에 세워진 기차 종착역이지요.
끝으로 멀리 보이는 탑 2개는 1894년 완공된 Tower Bridge. 두개의 탑 사이로 배가 지나갈 때면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도개교입니다.
Peter Pan(피터팬)에서 나오는 Tower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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