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도시 런던: Barrafina Borough Yards (Spanish)
Harts Group이라는 영국인 소유 요식업 기업이 운영하는 스페인 요리 식당 Barrafina에 갔습니다. 미슐랭 별 1개를 받은 Dean Street 지점을 포함해서 5개의 식당이 있고 저희는 Borough Market 바로 옆에 있는 Borough Yards 지점으로 갔습니다. 식당이름의 뜻은 영어로 fine(=good) counter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메인 가격대 £16~40, 맛 9.0, 가성비 9.0, 인테리어 8.5)
식당 바깥 모습입니다. 철로 아래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에 있는데 골목 전체를 현대적으로 renovation해서 깔끔합니다.
Modern한 스페인 음식을 추구하는 곳이라 조명이 무척 밝습니다. 덕분에 음식 사진 찍으면서 흔들릴 염려 없어서 마음이 무척 편했습니다 😄
현대적 완전 오픈 키친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음식 상당수가 오른쪽 문 안 주방에서 만들어서 가져 나오고 여기는 마무리 위주로 하는 것으로 보여 요리하는 것은 찍을 수 없었습니다.
식재료로 쓸 해산물을 보이게 전시해뒀는데 진짜 싱싱해 보이지요?
인테리어, 식탁 무척 modern하고 테이블의 의자들도 전부 high chair입니다.
이 hall은 철로 아래에 있는 통로 였던 곳을 그대로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이 은은해서 운치가 있네요. 지하철 tube의 통로와 비슷한 시대에 세워진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인도식당 Gymkhana의 지하에도 이런 아치형태의 hall이 있었지요.
정규 메뉴 (왼쪽) 수는 그리 많지 않고 술 종류 (중간과 오른쪽) 가 엄청 많습니다.
이날의 스페셜 메뉴들이 여러개 있는데, 이 메뉴들 중에 괜찮은 것이 많았습니다. 당일 한정 좋은 재료로 만드는 것 같아요.
Mocktail (알콜 넣지 않은 칵테일) £8.00 과 영국 레모네이드 £3.75. 말씀 드렸듯이 영국 레모네이드는 7Up이나 Sprite와 비슷합니다.
Pan con Tomate (bread with tomato) £7.50
스페인에서 가장 흔하게 빵 먹는 법입니다. 살짝 구운 빵 위에 생마늘 자른 것을 문지르고 그 위에 다진 토마토 + 올리브유 + 소금 섞은 것을 올리면 끝입니다. 바질잎 같은 것 살짝 뿌려주면 좋고요. 엄청 별미까지는 아니고 마늘향 은은하게 풍기는 신선한 토마토 맛이 좋았습니다.
Ham Croquetas (햄 크로켓) £8.00
흠~~~!! 보통 크로켓은 속을 감자로 채우는데 이건 훨씬 묽고 무거운 맛이 없어 좋네요. 레시피 찾아보니 밀가루, 버터, 우유, shallot(작은 양파)가 주재료입니다.
Sobrasada Croquetas (special) £8.50
Sobrasada는 스페인 Balearic Islands에서 만드는 돼지고기 소세지라고 합니다. 소세지 맛은 그리 세지 않았고 속에 주황색 sweet potato (서양에서 먹는 고구마 종류) 가 섞여있어 단맛이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맛 있네요.
Classic Tortilla £12.00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tortilla(또띠야, 토르티야)가 중남미에서 먹는 옥수수가루 혹은 밀가루를 얇게 부친 것을 말하는 반면, 유럽에서는 스페인에서 계란과 감자로 만들어 먹는 omelette(오믈렛)을 말합니다. 대학원 시절 옆집 아주머니가 스페인 사람이라 스페인 또띠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대략 감자 집어 넣고 우묵한 프라이팬에서 만들어 낸 일종의 계란찜 같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tortilla는 완전히 다르네요. 맛과 식감으로 추측 해보건대, 양파와 감자를 먼저 잘 익힌 후에 계란 노른자와 섞은 것을 완숙이 되지 않게 작은 프라이팬에서 아주 천천히 겉만 살짝 튀겨낸 것 같습니다. 자르면 속의 것이 와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완숙된 계란의 퍽퍽한 식감이 없어서 너무 맛있네요!
Txistorra Totilla (치스또라 또띠야) £13.00
Txistorra는 Basque 지방의 Aragon과 Spain의 Navarre에서 paprika(파프리카)를 넣어 만드는 chorizo 소세지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위에 alioli(알리올리 혹은 아이올리. 마늘과 올리브유로 만드는 마요네즈 소스)와 토막낸 Txistorra 소세지를 얹었고
안에는 얇게 썰은 감자와 caramelized onion 그리고 토막낸 Txistorra가 들어 있습니다. Txistorra 소세지 외에는 위의 tortilla와 속 재료는 같아 보입니다.
Chipirones (오징어 튀김) £16.00
여태껏 본 오징어 중 가장 작았습니다. 식감 엄청 부드럽고 바삭바삭하고 고소해서 참 맛있게는 먹었는데 총알 오징어처럼 아기 오징어는 아닐까 싶은 찜찜한 마음에 검색해 봤더니 다행히 어종이 다른 작은 오징어네요. 엄청 살짝 뿌린 paprika(파프리카)가 느끼함을 잡아줘서 무한 흡입할 것 같은 맛입니다.
Brussel Sprouts (special) £14.00
저희 집에서도 종종 해 먹는 brussel sprouts(방울양배추) 볶음입니다.
그런데 맛은 완전히 다르네요! 저희 집에서 먹는 레시피는 balsamic vinegar를 많이 넣어서 새콤한 단맛을 내는데, 이건 마늘 엄청 (주방에 한국인이 있나??) 넣고 새콤 달콤한 맛 나는 과일과 말린 베리 종류를 넣어서 단맛을 냈습니다. 아주 훌륭한 요리였습니다.
Gambas Rojas (감바스 로하스, red prawns) £21.00
붉은 새우로 Gambas al ajillo (감바스 알 아히요, prawns and garlic) 를 만들어 내왔습니다.
새우와 마늘과 올리브유와 소금만 있으면 누구나 만드는 요리인데.... 와.............. 이거 뭡니까? 완.전. 맛이 다르네요.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새우 선도와 맛 자체가 다른 것 같고, 머리와 껍질 제거하지 않고 만든 것도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머리고 꼬리고 껍질이고 다 씹어 먹었습니다.
맛의 여운으로 아쉬워 하고 있었더니 종업원이 빵 주문 하겠냐고 묻습니다. 당연히 주문 했지요. Extra Bread £2.00 (가격 착하다 착해)
남은 올리브유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싹싹 다 찍어 먹었습니다.
Presa Iberica (special) £28.00
이베리코 돼지의 목살 스테이크. Jamón(하몽, 돼지 뒷다리 건조한 생햄) 말고는 이베리코 돼지 (cerdo Ibrerico) 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요. 헐~~~~!!! 진.짜. 맛있네요!!! 스페인에서 방목되어 도토리와 herb(향초)와 올리브 먹으며 자라는 돼지라는 말은 들었지만 상상을 초월하네요. 적당히 씹는 맛 있고, 돼지 잡내 전~~혀 없고, 소고기 스테이크 생각이 싹 달아나는 맛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나온 채소 garnish와 소스도 고기와 완벽하게 어울렸습니다.
Arroz con Leche (special) £9.50
Mexican rice pudding입니다. 크리미하고 달달한 푸딩에 cinnamon(계피)를 뿌려서 나왔습니다.
Torrija (토리하, 스페인식 프렌치 토스트) £12.00
4세기 경부터 있었던 마드리드의 오랜 전통 디저트인데 토리하라는 이름으로는 16세기 정도부터 불리웠다고 합니다. 보통은 차갑게 먹는 음식인데 여기는 따뜻하게 나옵니다. 우유와 와인과 계란에 빵을 적신 후 설탕을 뭍혀 겉을 caramelize되도록 튀겼습니다. 위에는 custard(우유,설탕,계란)을 울린 후 아마도 오븐에서 살짝 구워낸 듯 합니다.
아이스크림과 견과류를 설탕에 볶은 것이 곁들여 나옵니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인데 완전 매료되었습니다.
전부 너무 맛있어서 혹시 예약 비는 날 있나 물어보니 12월 31일 저녁에 1시간 20분 동안 비는 카운터석이 있다고 해서 잽싸게 예약하고 다시 갔습니다. 지난 번에 Specials menu에 있는 것들이 다 맛 있었기에 이번에도 여기서 주문을 여러개 했습니다.
첫번째 방문때 맛있게 먹어 다시 주문한 음식들이 여러개 있는데 그 사진들은 생략합니다.
Crab Croquetas (special) £8.50
게살 크로켓은 실패가 없지요.
Sea Urchin (special) £13.00
일본인이 만든 것이 아닌 서양식 성게 요리 처음 먹어 봤습니다. 제 주먹만한 거대한 보라 성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짝 크리미한 국물을 넣어서 내왔습니다.
와~~~ 맛있네요! 성게의 알(생식소)의 진한 맛을 한결 높여줍니다. 맛이나 비주얼이나 미슐랭 스타 식당급의 완성도입니다. 무척 큰 성게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라서 애피타이저처럼 맛만 볼 정도의 분량인게 유일한 아쉬움. (이것도 미슐랭 스타급 ㅋㅋㅋ)
Grilled Squid (special) £25.00
헐~~~. 한뼘 넘는 크기의 오징어를 통째로 구워 빨간 bell pepper(피망) 구운 것을 얹었습니다.
간도 딱 맞고 정말 부드럽고 밑에 있는 오징어 먹물의 맛과 일체감이 너무 훌륭해서 순삭했습니다. 사실 스페인 음식에서 빼 놓을 수 없는게 pulpo(뽈뽀, 문어)요리라서 이 식당 가면서 꼭 먹어 보고 싶었는데 2번을 가도 없었습니다. 이 오징어를 먹고 나니 더 먹어보고 싶어졌네요.
Iberian Pork Ribs (special) £28.00
이베리코 돼지 갈비 구이. 양념 훌륭하고 너무 맛있게 잘 구워냈는데 첫번째 먹었던 목살 스테이크가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동이 덜 했습니다.
건강식(?)으로 자란 돼지라 그런지 뼈에 비해 살이 좀 적은 것도 감동이 덜 한 것에 한 몫 한것 같습니다.
Milk Fed Lamb £34.00
이야~~~~~~~~~!! 양고기 좋아해서 가는 곳마다 양고기 있으면 거의 주문해 보는데 이건 충격적이었습니다. 애 팔뚝만한 크기의 양다리, 아마도 shank(정강이)를 통으로 구워서 내왔네요.
꽤 두꺼운 고기 안까지도 양념 완벽하게 잘 했고 껍질 그대로 둔 통마늘이며 올리브며
무척 잘게 썰은 양파로 만든 소스까지 양고기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계속 감탄을 하면서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갔던 음식점 Top 5 중 하나였고, 다른 Top 5에 비하면 가격도 부담 없는 편이어서 혹시 런던 다시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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