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도쿄) : 치바야(千葉屋) 맛탕, 2023년 봄

부제 <참을 수 없는 불량식품의 달달함 (Unbearable sweetness of junk foods)>

 

햇커피(HatCoffee)에서 멀지 않은 아사쿠사(浅草) 지역의 길거리 음식점을 두어군데 찾아갔습니다.

 

다이가쿠이모 치바야 (大学芋 だいがくいも 千葉屋) [Google Map].   맛탕을 일본에서는 '다이가쿠이모' 직역하면 '대학 고구마'라고 부릅니다.  대학생들이 즐겨 먹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썰과 동경대생들이 학비마련을 위해 팔기 시작했다는 썰이 있다고 하네요.

 

 

저희가 갔을 때는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붐빌 때는 이렇게 긴 줄을 선다고 합니다.

 

[출처: Google Map]

 

이미 거의 다 팔리고 남은게 거의 없었습니다.   왼쪽이 보통 먹는 고구마 맛탕(大学いも)이고

 

 

오른쪽 세츠아게(切揚)라는 것은 남아 있는 것이 없어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검색해 보니 얇게 썰어 튀긴 고구마 칩스(chips)네요.

 

[출처: https://www.hw-frankie.com/entry/2019/06/17/204050]

 

찐 고구마도 팔고요. 고구마 자체가 참 큼직하면서도 깨끗하니 잘 생겼어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주방은 찍지 못했는데요, 묵은 기름때 낀 커다란 튀김 솥, 가득히 쌓인 쇼트닝(shortening) 박스.  그리고 막 튀겨내 입이 델 정도로 뜨거운 맛탕을 그대로 비닐 봉지에 포장해 환경 호르몬도 듬뿍 추가. (이것이 맛의 비결이란 말인가 😩)

 

 

표면 박리(剝離)가 일어날 순간까지 정확히 겉바속촉으로 튀겨내고 딱딱하지도, 찐득하지도, 눅적거리지도 않는 경계치로 완벽하게 농도를 맞춘 설탕엿.  두분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노포(老舖)의 내공이 엿보입니다.  배가 이미 꽤 불러 한 입만 먹으려고 했건만........  도저히 참을 수 없고(unbearable), 거부할 수 없는(irresistible) 맛에 길거리에 선 채로 순식간에 한 봉지를 다 먹었습니다 😔  윽... 위가 꽉 차서 압통(壓痛)이....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지라"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아사쿠사역(浅草駅) 바로 건너편에 있는 붕어빵집 나니와야(浪花家)에 들렀습니다. [Google Map]  일본 말로는 다이야키(たい焼き, 직역하면 도미구이)라고 부릅니다.

 

 

배가 너무 불러 딱 2개만 샀습니다.  한국 붕어빵은 보통 풀빵처럼 물컹물컹한데, 일본 것은 겉이 바삭합니다.

 

 

군데 군데 팥이 터져나와서 탄 자국이 있네요.  완전히 없게 만들기는 힘들겠으나 나루토 타이야키(鳴門 鯛焼)에 비하면 완성도가 살짝 떨어집니다.  그래도 종잇장처럼 얇은 껍질 안을 가득 메운 통팥 맛은 끝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