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여권 (미국)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 종식이 어렵고 최소한 몇년에 걸친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백신 여권 (vaccine passport)"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백신접종의 증명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요구하는 황열병 (yellow fever) 백신 증명입니다. 다만, 팬데믹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국내 모임 제한을 해제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출입국에서도 조금더 공신력 있고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핸드폰 앱을 이용한 전자 백신 여권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공급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미 백신 여권을 만들었고, 중국/일본, 그리고 유럽의 몇 국가 (덴마크, 영국, 에스토니아) 가 발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백신 여권을 위한 스탠더드 규정은 준비하고 있지만, 범 국가적 백신 여권을 만들지도, 백신 접종을 강제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백악관 측에서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주(state) 별로 자율권이 주어지는데 도입을 고려하는 주도 있고 반대로 플로리다주, 텍사스주는 정부차원의 백신 여권을 금지하려는 법안 상정도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계층간의 평등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그렇습니다. 한국정부는 이미 백신 여권 개발을 시작해서 4월말까지 개통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크다고 합니다.
현재로는 뉴욕주가 유일하게 "Excelsior Pass"라는 백신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도 주에서 백신 여권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뭔가 필요하기는 합니다. 백신 접종 사실을 제 주치의 쪽으로 전송한다고는 하는데, 백신을 접종 받은 것에 대한 유일한 기록은 현재로 약국에서 준 작은 카드 하나이고, 보다시피 너무 허접해서 공신력을 가지기도 힘들고 분실 염려도 크거든요. 기사 보니 위조가 쉬워서 가짜도 많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분실할 경우 주 면역정보 기록 사이트 State Immunization Registry 에서 재 발급 요청은 가능합니다: California)
결국은 사기업에서 개발하는 앱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입니다.
이미 개발된 것 중인 것 하나는 "CommonPass"라고 스위스 비영리 단체와 World Economic Forum이 개발한 것입니다. 현재 항공사들 중심으로 테스트 중인데 코로나 검진소나 백신접종 시설의 데이터를 접속해서 검진/접종 결과만을 이용해서 개인 QR code와 함께 정보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앱 자체가 무료이고 개인정보 유출의 염려가 없어 좋은데 의료시설 측에서 이 앱을 사용하기로 결정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실용화될지는 아직 좀 미지수입니다만,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앱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개발중인 것 중에는 CLEAR라는 회사의 "Health Pass"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CLEAR mobile app의 추가 기능으로 개발중입니다. 이미 공항 보안 통과시의 touchless ID verification을 상용화한 회사라서 비슷한 개념의 백신 여권도 비교적 안정적일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위에 소개한 것과의 차이점은 의료시설 자체의 결정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 계정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거라서 실용화가 좀 더 빠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공항에서 빠른 보안통과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의료기록 증명만 하는 목적이면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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