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심사위원장 유희열
"싱어게인"을 미국에서는 라이센스 문제로 방송 전체를 볼 수 있는 경로가 없어서 유튜브를 통해 조각 영상들만 보고 있는데, 참가자들 못지 않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심사위원장인 유희열의 존재감입니다.
일반인들과 진정한 프로의 차이는 단순한 호불호를 말하느냐, 그 호불호 뒤에 담긴 요소와 원인을 꿰뚫어 보느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안색이 안좋은 것을 보고 일반인들도 "어디 몸이 않 좋은것 아니냐"고 말할수는 있지만, 의사들은 그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방법을 제시하지요. 스타 요리사가 아닌 백종원의 대단함은 "왜 이 음식이 맛이 없고,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맛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상당히 정확하게 지적해해는 능력입니다.
이번 싱어게인 경연중에 지난번 글에 올렸던 30호 가수 이승윤은 사실 탈락할 뻔 한 상황이 있었다고 봅니다. 12월 21일 방송에서 자신의 매력 포인트중 하나인 통기타를 과감히 버리고 준댄스 곡으로 "Chitty Chitty Bang Bang"을 원곡과 전혀 다른 해석으로 불렀는데요, 이전에 거의 호평 일색이던 심사위원들의 느낌이 완전히 갈렸습니다. 다들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너무 열광적으로 좋은 것도 아니고, 왜 그런 느낌인지는 더욱 모르겠고... 에스키모가 두리안 처음 먹어본 후의 표정들이랄까요? 😜
이때 유희열이 먼저 모든 심사위원들에게 한마디씩 꼭 평을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다 들은 후 본인이 총평을 해주는데요 (아래 동영상 10분 20초부터) 다른 사람들이 왠지 모를 느낌만 있을 뿐 말로 표현을 못했던 부분에 대해 죽 설명을 하니까 심사위원들이 격하게 공감을 하기 시작합니다. 느끼한 '반건조 차인표' 외모에 끈적한 '감성 변태'적 시선은 여전히 불호지만 유려한 화술과 그를 뒷받침하는 천재성이 정말 다시 돋보이는 훌륭한 심사평이었다고 봅니다. 모름지기 심사위원이란 저래야 하는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이번에 이승윤이 우승을 하게 된다면, 저는 그 50%의 공로를 유희열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논란의 대상이네요 아마.. 보고 계시는 분들도 저게 좋은건지 아닌건지... 지금 호불호가 막 갈리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솔직하게 이야기 할게요. 이게 도대체 족보가 어디에 있는 음악인가... 잘 모르겠더라고요. 왜냐하면 우리들이 보통 대중음악의 속성상 내가 아는걸 좋아해요. 익숙한걸 좋아하는데 너무 생경한걸 듣거나 보며는 일단 낯설어서 잘 모르겠더라고요 게다가 그걸 오디션장에서 하니까...
그래서 저는 속으로 '저 녀석 뭐하는 녀석이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음악을 들었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가 갑자기 궁금해 졌어요. 왜 안됐는지는 잘 알겠어요.. 솔직하게 말씀 드리는 거에요. 다행스럽게... 나름 괜찮았어요.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었어요. 근데 왜 안됐는지를 이제 알고 여기서 한끗을 올라가면, 한포인트만 올라가면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거거든요. 마치 처음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왔던 것처럼, 마치 국가스텐이 처음 나왔던 것처럼, 장기하와 얼굴들이 처음 나왔던 것처럼... 다 이상했거든요, 처음에. 처음 보는거니까...
30호 참가자가 과연 그런 사람들인가에 대해선 미지수에요 한 곡 밖에 못들어 봤기 때문에.. 근데 칭찬해 드리고 싶은건 우리들에게 나름 음악들을 40년씩 해왔고... 이런 지금 막 현역에서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희 8명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유희열에 대해 쓴 김에, 그의 천재적이면서 변태적인(?) 예능성을 잘 보여주는 영상 하나 올려봅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가수 헨리와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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