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해하는 '청부론' -- 깨끗한 금그릇
‘깨끗한 금 그릇’
‘깨끗하다’ 는 표현에 대한 오해가 CBS 토론회에서 서로 어긋난 논쟁의 시발점이 되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성경에서 말하는 것을 요약하라면, “어찌하여 선한 일을 내게 묻느냐 선한이는 오직 한 분이시니라” (마태복음 19:17) 또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로마서 3:10) 정도가 될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이 한마디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66권의 성경이 주어진 것이 아닐까? 김동호 목사님의 설교 한 편을 더 소개할까 한다.
“히틀러와 그의 나치당원들은 수많은 유태인들을 학살했습니다. 하지만 독일군들도 인간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을 이유없이 죽인다는 일에 마음에 크게 가책을 느꼈습니다. 이런 가책을 없애기 위해, 히틀러는 수천명이 있는 수용소에 몇 개 되지 않는 화장실만을 지어 놓고 가는 시간마저 제한했습니다. 얼마되지 않아서 유태인의 숙소는 오물로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숙소는 인간의 숙소가 아닌 가축들의 외양간과 같게 되었고 그 안에 사는 유태인들은 독일군들의 눈에 소나 돼지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가책을 받는 사람도 가축을 죽이는 것에는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벌레를 죽이는 것은 더욱 쉽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독일군들은 유태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따라서 마음에 가책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유태인 중에 이런 생각을 간파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매일 아침 나오는 한잔의 물을 반만 마시고 남은 반으로 몸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들은 깨진 유리병을 주워 피가 나오도록 면도를 했습니다. 이들의 이런 몸부림은 그들의 몸을 그다지 깨끗하게 해주지 못했습니다. 반잔의 물로 닦아본들 얼마나 더 깨끗해질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한 사람들은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전쟁이 끝나도록 생존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모든 인간은 죄인입니다.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 의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막 살면 죽습니다. 의로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깨끗하게’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그 노력이 없으면, 여러분은 죽은 것입니다”
나는 ‘깨끗한 부자’라는 표현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 이것은 우리를 깨끗하다 칭하여 주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 하는 우리의 영원한 몸부림일 뿐이다. 나는 하나님께서도 이런 몸부림을 보며 ‘네가 아무리 그래 봤자 너는 그저 죄인일 뿐이다’ 라고 하실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하느냐에 따라 그 말은 옳을 수도 있도 그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번 글에 좀 더 쓰도록 하려고 한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렇게 권한다. “큰 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 뿐 아니요 나무와 질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여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이 되리라” (디모데 후서 2:20-21) 사도 바울이 인간의 불완전함을 몰라서 쓴 표현도, 로마 치하가 경제 구조 면에서 지금의 한국보다 더 정의롭기 때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많은 성도들은 본인이 금 그릇이 되면 자동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 나무 그릇이나 질그릇이 아니면 다 더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되는 것 같다. 김 목사님의 ‘깨끗한 부자’ 라는 표현을 ‘깨끗한 금그릇’ 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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