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3: 결승
팬텀싱어 3: 결승
4월 10일부터 시작되었던 팬텀싱어 시즌 3의 결승이 7월 3일에 있었습니다. 최종 결과는
1 위 팀 : La Poem (유채훈/박기훈/최성훈/정민성) 총점 4,122.85
프로듀서 495.82 + 온라인투표 743.73 + 생방송 문자투표 2, 883.30
2 위 팀 : RabidAnce (고영열/JohnNoh/황건하/김바울) 총점 3,741.84
프로듀서 507.49 + 온라인투표 531.96 + 생방송 문자투표 2,702.39
3 위 팀 : Letteamor (길병민/김민석/김성식/박현수) 총점 2,135.31
프로듀서 496.69 + 온라인투표 225.31 + 생방송 문자투표 1,414.31
예상했던 대로 3팀중 유채훈팀과 고영열팀의 맞대결이었는데요, 제 총평은 "유채훈의 감성이 고영열의 예술성보다 결국 더 대중적이었다"입니다. 결승 총점에서 일반인 투표가 85%를 반영한다는 면에서 사실 결과는 이미 그동안 자명해 보였습니다. 듀엣이건, 트리오건, 콰르텟이건 유채훈이 들어간 동영상의 조회수가 다른 곡들에 비해 너무 압도적이었거든요. 마지막 생방송 문자투표에서 1위/2위는 박빙이었고, 온라인 투표가 승부를 결정적으로 갈랐네요.
제가 고른 베스트싱어 5인 중에서 베이스 구본수가 탈락하는 이변은 있었던 것, 그로 인해 제가 생각하는 베스트 팀과 조금 다른 구성의 우승팀인것은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아쉽습니다만, 세 팀 모두 훌륭한 무대를 선사했고, 무엇보다 세 팀 모두 평생 함께 음악 할 동료들을 만난 것들은 보기에 참 좋아 보였습니다.
결승 무대는 작은 스튜디오가 아닌 큰 공개홀에서 하다보니 세 팀 모두 조금씩 음정이 불안한 순간들이 살짝 살짝 보였습니다. 팬텀싱어 뿐 아니라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봤던 현상인데, 아마도 큰 공개홀에서는 전체적으로 음량이 늘어나게 되니 섬세한 조절들이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막연히 추측해 봅니다.
일반인 투표는 어차피 평소 팬심에 따라 하는 것이지 그날 연주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닌지라 역대급 연주를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즐기는 분위기였던 것 같고, 그 덕분인지 이 날 선사한 무대들 중 2번째 곡들은 각 팀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선곡들이었다고 봅니다. 싱어들도 덜 긴장하고 몰입은 더 잘 하는듯 보였습니다.
3위 Letteamor 팀의 두번째 곡 "Love will never end" (E13 1:13:04) 은 이 팀이 그간 불렀던 것 중 가장 잘한 연주였다고 느꼈습니다. 테너 김민석은 늘 아쉬웠던 경직됨 거의 없이 시원스러운 미성으로 노래를 이끌어 갔고요 (중간 한번 삐꺼덕 한 것은 있지만 😅 ) 베이스 길병민도 이전 어느때보다도 조화되는 목소리를 내 주었습니다. 그간 팬텀싱어애서 길병민을 보면서 "훌륭한 솔로 ≠ 훌륭한 합창단원" 임을 다시금 느끼고 있었습니다. 좋은 합창이면 1+1+1+1 > 4 가 되어야 하는데 길병민은 그런 면에서 계속 아쉬웠거든요. 끝 무대에서 그런 아쉬움을 많이 없애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2위 RabidAnce 팀의 리더 소리꾼 고영열은 순위와 무관하게 이번 팬텀싱어가 그의 음악 인생에 큰 이정표가 될 것 같습니다. 1:1 대결시 장르를 고르면서 "한국어만 있으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는 World Music을 뽑게되어 절망한 것이 뜻 밖에도 전세계 댄스 뮤직을 다 섭렵하는 계기가 되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국악이 서양 음악과 어떻게 융화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도 찾았던 것이지요. 제가 국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고영열과 John Noh의 조합은 보는 내내 참 좋았습니다. 첫 곡으로 부른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 (E13 42:17) 는 전인권의 원곡에 대한 인상이 너무 짙어서 그런지 좀 아쉬웠지만 두번째 곡으로 부른 히브리어 노래 "Millim Yaffot Me’Eleh" (E13 1:25:32) 는 이 팀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실험정신을 잘 반영한 좋은 곡이었습니다.
1위 La Poem 팀 역시 두번째 부른 Bette Midler의 "The Rose" (E13 1:39:40)이 가장 이 팀 다운 곡이었다고 봅니다. 카운터 테너 최성훈이 앞 2소절을 먼저 부른 후 테너 유태훈이 이어 받아 "Some say love, it is a hunger, an endless aching need" 를 부르는 순간 제 맘 속에 "아~~ 게임 끝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세상에 좋은 음악은 너무도 많지만 이렇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곡은 자주 들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바리톤 정민성이 유태훈과의 이중창을 마무리 하는 "And you it's only seed"의 소절 끝에 미세하게 sharp될 때 다시 베이스 구본수가 살짝 그립기는 했네요)
[사진 출처 : 유채훈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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