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P 사람들
IHOP 사람들
존경받는 목회자나 신앙의 선배들 중 여러 사람들에게서 "그리스도를 향한 뜨거운 감정은 신앙의 초기에만 있는 것이고 시간이 갈수록 감정은 가라앉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어느 순간 나도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그것이 정상(?)인줄로만 믿고 있었다. 어느 날 성경을 읽던 중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과 그 말 간의 심한 괴리를 느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Jesus answered and said to her, "Everyone who drinks of this water will thirst again; but whoever drinks of the water that I will give him shall never thirst; but the water that I will give him will become in him a well of water springing up to eternal life." (요한복음 4장 13~14절)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to you; not as the world gives do I give to you" (요한복음 14장 27절)
물론 감정의 레벨이 신앙의 척도가 아니고, 감정과는 무관하게 인내하고 이겨나가야 할 때와 상황들이 확실히 있지만, 그 때의 나는 분명 목말라 하고 있었고 평안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내가 그것을 늘 유지하지는 못하더라도, 처음 믿었을 때와 같이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듯한 그 기쁨과 감격은 그 후로도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결론을 내렸다. 그 말은 아마도 거짓된 가르침이었을 것이라고... 이제는 나의 배에서 흘러나오는 생수가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내가 탈선하고 고장난 상태임을 안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 The wind blows where it wishes and you hear the sound of it, but do not know where it comes from and where it is going; so is everyone who is born of the Spirit." (요한복음 3장 8절)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성령도 눈에 보이시지 않지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성령의 가시적인 초자연적 능력으로도 감지할 수 있고, 성령충만으로 변화된 사람의 모습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남은 혹 몰라도 최소한 나 스스로에 대해서는 알 수 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But the fruit of the Spirit is love, joy, peace, patience, kindness, goodness, faithfulness, gentleness, self-control; against such things there is no law." (갈라디아서 5장 22, 23절)
침체의 늪에서 어렵게 빠져 나와 "과연 믿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던져보다가 찾은 결론은 의외로 너무나도 기본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나의 믿음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왔던 "자아의 죽음" 이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I have been crucified with Christ; and it is no longer I who live, but Christ lives in me; and the life which I now live in the flesh I live by faith in the Son of God, who loved me and gave Himself up for me." (갈라디아서 2장 20절)
20년 넘게 신앙 생활을 해왔지만 그 시작점의 의미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연일 터지는 교회 분쟁의 주역들, 그리고 주위에서 넘어졌던 사역자들을 조심스레 그 말씀에 대입해 보니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평생을 바쳐 교회를 부흥시켰던 분들인데도, 탁월한 설교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분들인데도, 신령한 은사로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친 분들인데도 어떤 시점 이후로 그 분들에게서는 "자아의 죽음"도 그 배에서 흘러나와야 할 "생수"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수의 지인들이 존경하던 탁월한 복음주의 설교가의 설교를 PodCast로 한동안 들었는데 어느 수요예배 설교가 100% 레미제라블 소설 내용에 관한 것이었다. 여전히 달변이고 좋은 내용이었으나 왜?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로 몇개월 후 그 분은 성추문으로 사직을 했다.
대학교 2학년때 이전의 쾌락(?)을 포기하겠다고 결심한 동기는 소설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실존 주인공 맹의순이었다. 26년의 인생을 짧고 굵직하게 살고 홀연히 떠난 그의 삶을 나는 동경하였다. 이번에 만난 IHOP 사람들 중 몇 명은 내 오랜 기억 속의 맹의순과도 같이 내게 너무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지역 전도팀장으로 쉬지 않고 가장 형편이 어렵고 범죄율 높은 곳을 집집마다 방문하는 Laurie Ditto. 천국이나 지옥을 환상으로 "본" 사람은 많지만 Laurie는 자신의 회개치 않은 죄로 인해 지옥에 "끌려 들어갔다" 돌아 왔다고 한다. "구원의 확신"을 가졌던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준 사건이라 그 후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무려 30개월이나 시달렸고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기를 너무도 힘들어 한다고...
4시간 가량의 강의를 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본 What? (천국과 지옥)은 1분도 채 말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So what? (자신이 전도를 하지 않고는 견딜수 없게 된 것)에 쏟았다. 사랑하는 남동생이 복음을 전해 볼 기회도 없이 심한 폭행으로 급사 했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장례식장에서 Freemason의 고위직인 아버지에게 회개와 믿음을 촉구했다가 절연을 선고 받았다고 한다. 한 lesbian을 Walmart에서 만났는데 그녀가 7살 때 상처를 받은 일을 성령께서 보여주셔서 회개하게 도운 일, Michigan주의 추운 겨울 날 길거리에서 발견한 동네 미용사가 자살을 결심한 상태라는 것을 성령께서 알려주셔서 차에 태워 위로하고 도와주고 권면하여 삶을 돌이키게 된 일 등 여러 일화들을 나눠주었다.
강의 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함께 기도해 주는 모습에서 깊이 감동을 받았다. 뭐랄까... 마치 애지중지 아끼는 손자 손녀 바라보는 듯한 눈길이랄까...?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해 주고 한사람씩 위해 기도하면서 시종일관 상대방의 눈을 들여다 보는 그 눈길은 50년 넘게 살아오며 만났던 누구의 것보다도 다정하고 따뜻했다. 쓴 책을 읽어보면 예전에 오래 우울증도 앓은 적이 있고, 한 성깔했던 사람 같은데 그런 사람이 이렇게 변한 것이 지옥을 다녀온 경험 때문이라면 그 경험이 하나님이 아닌 누구에게서 온 것일까?
신성종 목사는 1990년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였다. (중략) 목회자로서뿐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신 목사의 경력은 화려하다. 연세대 신학과와 총신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가서 웨스트민스터대에서 신학석사를, 명문 템플대에서 문학석사 및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명지대와 아세아연합신학대에서 가르쳤으며 총신대 대학원장도 역임했다. 교리서, 수필집, 시집 등 70여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중략) "신성종 목사님이 입신(入神)했다고 하던데..." 알고 보니 그는 2009년 초 <신성종의 내가 본 지옥과 천국>이라는 책을 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교단인 예장합동측 목회자이자 신학자인 신 목사가 입신했다니 나도 놀랐다. 게다가 지옥과 천국을 보았다니....
(중략)
"천국과 지옥을 정말 보았습니까?"
신 목사는 내 눈을 잠시 응시하더니 나직이 말했다.
"보았으니 떠났지요. 보지 못했으면 결코 선교지에 갈 위인이 못 됩니다. 저라는 사람은."
(중략)
나는 신성종 목사가 이전과는 다른 것을 보았다고 믿는다. 저널리스트로서 나는 그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의 책에는 솔직히 황당무계한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그는 분명 뭔가를 보았다. 나는 책 내용의 신빙성보다는 '그가 보았다는 그 사실'을 믿는다. 그는 보았다! 그리고 그가 본 그것이 그의 삶의 존재 기반을 흔들어놓았다.
이태형 著 "더있다" 중에서
7박 8일 있는 동안 유달리 밝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종종 눈에 들어 왔다. 손자 같아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게 참 좋아 보였다. 마지막 날 저녁에 "Father Heart of God"라는 주제의 강의가 있었고 강사가 바로 그 사람과 부인이었다.
Denny & Mindy Thybault 부부는 Michigan에 살고 있었고 그들의 3자녀는 벌써 성인이었다. 그들의 삶은 행복했고 자녀들 없이 살 준비가 되었던 때다. 2009년 말 어느날 캔사스 시티에서 방영되는 인터넷방송을 보고난 뒤 시작된 하나님과의 대화는 그들의 삶을 바꿔어 놓았다. 그들은 40대 후반이었는데 환상과 꿈을 통해 데니와 민디는 생명은 너무나도 소중하며 모든 생명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여 신생아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첫 입양 후 곧바로 쌍둥이 신생아도 입양하기로 결정하여 3명의 아기를 동시에 키워야 했다. 그들은 배아(embryo) 입양도 했다.
Denny와 Mindy는 그 후 Kansas City로 이주해 살고 있으며 낙태를 종결하는 법안을 상정하기 위한 “The Moral Outcry (도덕의 절규)”라는 단체를 창설했다.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낙태하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정치적 대결 구도로 가는 것에 반해, 이들 부부는 낙태가 임산부 건강에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강간등의 최악의 경우에 조차도 정상적인 출산이 임산부와 태아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낙태를 결정해야만 하는 임산부들을 위해 입양운동을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야기를 나눠 주었다. Denny는 입양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자신이 곤혹스러웠는지, 그러나 결국에는 그에 대한 순종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 되었는지를 시종일관 들뜨고 기쁨이 충만한 모습으로 증거했다.
(아래는 이 가족의 이야기를 짧게 동영상으로 만든 것. 한글 자막이 있으니 필요하면 동영상 아래의 "CC" 버튼을 눌러주세요)
IHOP 기도실로 들어가는 입구 게시판에서는 다른 IHOP 사람들이 어떤 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심한 우범지역에 들어가 마약 중독자들과 노숙자들을 갱생시키는 "Hope City", 아버지 없는 아이들이 겪는 정신충격, 학대, 무시등을 도와 부양하고 멘토링하고 훈련시키는 "Orphan Justic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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