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의 가을 (번외) "작은하늘" 농가 레스토랑
경상도의 가을 (번외) "작은하늘" 농가 레스토랑
여행기에 식당 소개는 거의 안하는데 이 곳은 특별히 소개하고 싶네요. 친구들 말로는 주왕산 인근이 닭백숙을 잘 하고 그 외에는 맛집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다고 합니다. 숙소인 리조트에서 먹고 싶지는 않아 부근에 갈 만한 식당 없나 검색하다가 "농가 레스토랑 작은하늘"이란 곳이 경양식을 하기에 추억의 음식(?) 먹어보자고 갔습니다.
일찍 해가 지고 난 뒤에 네비게이션 의지해서 도착하니 손님은 저희 밖에 없었습니다. 별 기대 없이 한 끼 때우러 간건데 나온 음식에 저희 모두 많이 놀랐습니다. 메뉴는 단 6개이지만 분식(쫄면), 한식(비빔밥, 제육덮밥, 불고기), 경양식(돈까스, 함박스테이크)을 망라합니다. 제육덮밥, 돈까스, 함박스테이크을 주문한 뒤 지극히 평범한 밑반찬이 4~5가지 나왔는데..... 맛이!!! 비범합니다.
먼저 사용된 모든 푸성귀들이 마치 "♫ ♬ 우리는 싱싱해 ♩ ♪ ♫"라고 일제히 합창을 하는듯 합니다. 채소의 질 만으로만 본다면 미슐랭 1스타급입니다. 한국음식점에서 고질적인 조미료의 맛도 느껴지지 않고, 설탕의 사용도 극도로 절제되어 있으며 식초와 고춧가루등의 사용도 예사롭지 않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밑반찬을 먹으며 main dish에 대한 기대치가 갑자기 급격히 올라가며 기다려 집니다.
드디어 나온 음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부먹'으로 나왔음에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바삭함과 풍부한 육즙의 돈까스부터 시작해서, greasy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은 제육볶음, 추억의 맛에 하트 모양의 계란 후라이로 앙증맞게 장식된 함박스테이크까지 하나 하나의 맛이 너무 훌륭했습니다. 가격은 8,000~10,000원. 이대로 멈추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비빔밥과 돈까스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모든 음식에서 느껴지는 산뜻하고 정갈한 맛의 비결이 뭔지 궁금해 하며 열심히 먹다가 벽에 쓰여진 문구를 발견하고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희 업소는 직접생산 수확한 사과, 사과즙, 사과조청 등을 모든 음식의 기본재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한편에는 에스프레소도 만들어 주는데 친구가 여행 오면서 원두와 drip set을 가져온게 있어서 패스.
원래 주시는 건지 아니면 인원 수의 2배를 주문해서 특별히 주시는 건지 후식으로 사과를 깎아 내 오셨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수확철이 아니라고 맛이나 보라는데... 사과를 먹고서 음식 맛에 대한 모든 의문이 다 풀립니다! 청송에 원래 사과 과수원들이 많긴 하지만 전날 다른 곳에서 먹은 사과와는 차원이 다르게 맛있습니다.
식사를 마친 친구들이 여사장님께 질문 공세를 시작합니다. 답변 위주로 짧게 적어보면, "부산에서 레스토랑을 하다가 청송으로 왔고 몇 년만 더 하다가 은퇴 할 예정이다. 사과 과수원을 하고 있고 한 두 주 후면 수확을 하고 전화주문을 받을거다. 레스토랑은 펜션과 함께 하는 거라서 숙박도 가능하다." 친구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명함을 하나씩 챙겨 들고 숙소로 돌아놨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tinysky246/
Picdeer 페이지: http://picdeer.com/tinysky246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shs4399/
(같은 상호의 네이버 블로그가 하나 더 있는데 https://blog.naver.com/sabusil 주인장이 저희가 만난 분보다 훨씬 젊어 보이고 받아온 명함과 전화번호도 다르고 2016년 말 이후로 업데이트가 없는걸로 보아 지금 사장님께서 최근 1~2년 사이에 인수하신 것이 아닌가 짐작을 해 봅니다)
주소: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교하로 244-6 (대명리조트 청송에서 북동쪽으로 약 2Km)
전혀 기대 없이 카메라도 두고 간 곳인지라 찍어온 사진이 없어 검색해 퍼 온 것만 몇장 올립니다. 널리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출처: 블로그 "꽃 담"]
[출처: Picdeer "주왕산 작은하늘"]
[출처: Picdeer "주왕산 작은하늘"]
'여행스케치 >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집 기행 (서울) : 모수 서울 (미슐랭 3스타), 2023년 봄 (18) | 2023.04.17 |
---|---|
맛집 기행 (서울) : 왕비집/목란, 2023년 봄 (14) | 2023.04.15 |
에어 프레미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탑승기, 2023년 봄 (15) | 2023.04.13 |
방문자들에게 너무도 불편한 한국의 교통 (9) | 2023.04.12 |
경상도의 가을 (3) 주왕산 & 주산지 (0) | 2018.11.22 |
경상도의 가을 (2) 외도 보타니아 (2) | 2018.11.19 |
경상도의 가을 (1) 거제도 (4) | 2018.11.17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에어 프레미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탑승기, 2023년 봄
에어 프레미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탑승기, 2023년 봄
2023.04.13 -
방문자들에게 너무도 불편한 한국의 교통
방문자들에게 너무도 불편한 한국의 교통
2023.04.12 -
경상도의 가을 (3) 주왕산 & 주산지
경상도의 가을 (3) 주왕산 & 주산지
2018.11.22 -
경상도의 가을 (2) 외도 보타니아
경상도의 가을 (2) 외도 보타니아
2018.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