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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의 가을 (3) 주왕산 & 주산지

  • 2018.11.22 11:02
  • 여행스케치/한국

경상도의 가을 (3) 주왕산 & 주산지



거제도를 떠나 단풍 구경하러 주왕산으로 향했습니다.  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 서쪽의 청송군에 위치한 국립공원입니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씨여서 비가 내릴거라는 일기예보에 설마 했는데 아침부터 구름이 가득 낀 걸 보니 예보가 잘 맞네요.



길이 막히지 않아 순조롭게 2시간 반 만에 주왕산 입구에 잘 도착했습니다.  금요일인데 주차장이 꽤 붐비는군요.  가을에 특별히 멋진 곳이라 전국에서 많이들 오는듯 합니다.  공용 주차장은 이미 자리가 없어서 부근 카페에 5,000원을 지불하고 주차를 했습니다. (2명 이상 커피를 마시면 공짜)

한국의 유명한 산은 어디나 그렇듯 이곳도 토산물, 농산물 좌판부터 시작해서 각종 식당과 주전부리들이 가는 길 양쪽을 가득 메우고 있고 사람들도 꽤 많아, 산에 왔다기 보다는 시장 골목을 지나는 기분입니다 ㅎㅎ


그 중 한군데에 들어가서 청국장으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 산으로 향합니다.   주왕산은 720m로 그리 높은 곳이 아니라 평소 토요일마다 산책하는 뒷산 trail정도의 거리입니다.



산 입구에 있는 대전사(大典寺) 뒷길을 돌아 등산로로 올라갑니다. 2007년부터 한국의 국립공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데, 이 곳을 포함한 많은 곳에서 문화재구역 입장료라는 명목으로 사찰들이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불법으로 대법원 판결까지 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도 방관하고 있는 상태지요.


아침에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미 내려오고 있습니다.  사람 수는 비슷한데 좌판들과 식당들이 보이지 않으니 이제야 좀 산에 온 기분이 들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고목은 아니지만 은행나무들이 여기저기 운치있게 노란옷을 입고 맞아 줍니다.




계곡 곳곳에는 빨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활엽수들이 물 위에 곱게 드리워져 있네요.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거제도와는 체감적 계절이 완전히 다릅니다.





계곡을 따라 울긋불긋 가을빛을 입은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그 뒤로 응회암 산들이 보입니다.  압도적인 스케일보다는 아기자기한 아리따움이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빨간 단풍나무가 돋보입니다.  가을엔 뭐니뭐니해도 단풍나무가 역시 가장 매력적이네요.




노년기 지형에 따른 기암괴석들이 여기 저기 있어 스케일은 훨씬 작지만 은근히 중국의 황산(黄山)을 연상케하는 면모가 있습니다.






원래는 용연 폭포있는 끝까지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굵어지는데다 일행 중 한 명이 갑자기 뭔가에 allergy가 생기는 바람에 80%정도 지점에서 돌아서서 빠른 발걸음으로 내려왔습니다.  다시 갈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정도면 가을 정취는 충분히 느꼈으니 됐다고 위안해 봅니다.




다음날 아침 해뜨기 30분 전에 주왕산 부근에 있는 주산지(注山池)라는 연못에 갔습니다.  주차장에서 약 600m 정도 걸어 들어가 있는 직경 250m 정도 되는 곳입니다.  물에 잠겨 자생하고 있는 왕버들과 주위의 숲이 아름답다고 알려져서 풍경 사진가의 버킷리스트에 종종 오른다고 합니다.  보통 이 곳에서 찍은 사진들은 잔잔한 연못에 비치는 반영이나 물안개 속의 왕버들이 주메뉴인데, 유감스럽게도 이 날 아침은 물안개도 없었고 바람이 불어 반영도 기대할 수 없었네요.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여러대의 관광버스들과 승용차들이 보여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진 찍을만한 곳은 이미 수십명의 부지런한 진사들께서 삼각대를 펼치고 계십니다.  말로만 듣던 상황을 여기서... ㅎㅎ   제가 너무 유명한 관광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참고: "여행사진의 이상과 현실")


[출처: 블로그 "빛과 공간의 미"]



미천한 실력을 감춰줄만한 환상적인 광경은 아쉽게도 없습니다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몇 장 담아 봅니다.










여기 오니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은 곳 안으로 들어가는 분들이 참 많네요.   연못 근처까지 내려가지 못하게 나무 울타리를 다 쳐놨는데 무시하고 내려가 찍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눈에 띄었습니다.  유명세를 타면서 2008년인가 울타리를 쳤다고 하는데 제대로 찍으려면 내려가서 low angle로 잡아야 하니, 최근에 이곳에서 좋은 사진 담으신 분들은 십중팔구 금지구역에 내려가서 찍으신 분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이 곳도 울타리 넘어 있는 바위인데 인생샷(?) 찍는다고 생각하는지 많은 분들이 줄 서 기다리시더라구요.  세계 어디가나 이런 사람들은 늘 있는거지만 한국의 고질병 "다들 그러는거니 괜찮은거다"라는 관행 만능주의를 다시 보는 것 같아서 좀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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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주산지, 주왕산, 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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