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을 추모하며...
조동진을 추모하며...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가장 즐겨 들었던 가수... 절대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음색... 그러나 듣고 있자면 지금 막 roasting한 커피빈 냄새처럼 은은하게 마음을 편하게 하는 가사 한구절 한구절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짙은 pathos의 목소리... 비가 내리는 숲, 눈에 덮인 설원을 보면서 앉아 있자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전히 그의 노래들이다...
- 제비꽃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 어떤 날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갈잎은 바람에 쑥대 멀리 날리고, 강물을 거슬러 조그만 물고기떼, 헤엄치고 있을게다...)
- 나뭇잎 사이로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사람들 물결, 여름은 벌써 가버렸나, 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1년전 오늘 지병인 방광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작고 9개월 전에 발표한 앨범 "나무가 되어"에서도 70에 가까운 나이와 20년간의 공백을 잊게할만큼 전성기의 목소리로 그의 서정성 넘치는 시를 읊어준다.
누구인가 귀익은 발자욱 소리에
가만히 일어나 창문을 열면
저만치 가버린 낯설은 사람
무거운 듯 걸쳐 입은 검은 외투 위에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어린 나무 가지 끝에 찬바람 걸려
담 밑에 고양이 밤새워 울고
조그만 난롯가 물 끓는 소리에
꿈 많은 아이들 애써 잠들면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한 겨울 바닷가 거친 물결 속에
잊혀진 뱃노래 외쳐서 부르다가
얼어붙은 강물 위로 걸어서 오는
당신의 빈 손을 가득 채워줄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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