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tavist
Oktavist
모두가 잘 아는 대로 성악에서는 음역에 따라 크게 soprano, alto, tenor, bass 이렇게 4가지로 나누지요. 보통 bass는 낮은 미 (E2) 정도가 최저음인데, basso profondo ("deep bass") 는 낮은 도(C2)에서 파(F4) 의 음역을 담당합니다.
변성기 전 제 목소리는 boy soprano였습니다. 높고 높은 도(C6)까지는 당근 내지 못했지만 대충 높은 솔(G5)까지는 그럭저럭 부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이던가? 어느 날 굵직한 소리의 basso profondo소리에 매료되어, 그 후로 변성기 내내 높은 소리는 내지 않고 낮은 음으로만 불렀더니 결국 음역이 내려가 그 뒤로는 tenor 를 불러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음역만으로 본다면 원하던 basso profondo가 되었는데, 원래가 boy soprano였던 목소리라서 그런지 음색은 오히려 baritone이나 tenor에 가깝습니다. 합창곡을 듣다 제대로 된 bass음색만이 더해줄 수 있는 맛을 느낄때면 아쉬움의 한숨을 쉬게 됩니다.
오랜만에 러시아 정교의 합창곡을 들으면서 보통 bass보다 무려 한 octave 밑의 소리를 내는 넘사벽 oktavist의 소리를 감상해봅니다. 이 곡에서 중앙에 서서 노래하고 있는 Mikhail Zlatopolsky는 2000년도에 사망한 세계 최저음 bass로서 음역이 낮고낮은 도 (C1) 까지 냈다고 합니다. 각 파트가 엄청나게 광활한 음역을 펼쳐주는 합창 속에서 노래를 끌고 가는 바리톤의 소리도 정말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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