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shed" in Napa
"Foodshed" in Napa
감동이었습니다!
마치 성형 미인과 떡칠화장 미인들만 보다가 막 세수한 맨 얼굴에 스킨로션만 가볍게 바른 자연미인을 만난 느낌이랄까요?
묵을 호텔에서 가깝고 Yelp.com 점수가 워낙 좋아서 (5점 만점에 무려 4.83) 가봤습니다. 나파 시내에서 남쪽으로 10여분 떨어진 공항 근처에 회사들이 모여있는 작은 campus로 들어가라는 네비게이션 안내를 따라가면서 '이거 혹시 회사 구내 cafeteria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오를 때 쯤 눈에 들어온 주소. 자세히 보니 잘 보이지 않지만 바깥 차양에 음식점 이름이 쓰여있긴 하군요 - Foodshed (http://www.foodshedpizza.org/)
나중에 호기심에 가게 웹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watershed(분수령)가 물흐름을 잡아주는것처럼 생산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지역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요리도 가르치네요.
나름 맛있는 음식도 먹어봤고, (몹시 드문 일일지언정) 꽤 비싼 음식도 먹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절제되고 깔끔한 서양 음식은 접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달지 않고, 짜지 않고, 느끼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동네에서 나는 푸성귀 맛이 한접시 한접시마다 싱싱하게 느껴집니다.
음식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가게를 둘러보았습니다. 홀 중앙에 위치한 장식장에 이것 저것 아기자기하게 올려놨네요.
중앙에 큰 통나무 테이블이 있어 음식점이라기보단 까페 같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단맛 없는 Pomegranate(석류) 탄산음료. 이곳 음식들과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Izze Sparkling Juice였는지 가게에서 만든 Soda of Day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ㅎㅎㅎ)
당근, 고구마, 가지를 올리브 기름에 볶아 내어왔습니다. 재료 구성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보통 이런 음식은 기름이 흥건한 법인데, 마치 기름칠만 살짝한 것처럼 기름양이 극도로 적고, 짠맛의 티는 찾아볼수 없이, 야채 본래의 감춰진 단맛만 살짝 끌어냈습니다.
버섯 수프. 마찬가지로 짜지도 묵직하지도 않습니다.
Quattro. 말 그대로 "4"가지를 골라 주문하는 모듬 pizza입니다. 평소 pizza는 거의 손대지 않는 wife가 무려 2조각이나 먹었고, 10살난 둘째도 한입 먹어보고는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 오른쪽 위: 고구마의 단맛과 rapini라는 채소의 쓴맛이 만들어내는 balance
- 왼쪽 위: 구운 cauliflower와 날 것 그대로의 arugula라는 샐러드용 푸성귀의 조화
- 왼쪽 아래: 보존하기 힘들어 평소에 구경하기도 힘든 burrata cheese(mozzarella로 만드는 cream cheese)를 직접 만들어 얹었습니다. 보통 cream cheese의 무겁고 느끼한 맛과는 격이 다르게 담백합니다.
- 오른쪽 아래: 미국에서 가장 흔한 pepperoni sausage pizza입니다. 어디가나 아주 맵고 짜고 기름이 줄줄 흘러야 정상인데 이건 기름기도 없고 아주 우아하게 얼큰한 맛이 나서 물어보니, 이것도 여기서 직접 만들었답니다.
[P.S.] 아쉬움: 월~금 주중 아침, 점심만 하고 연휴 기간에도 내내 쉬어서 여기서 먹으려면 주중에 휴가 내고 오는 수 밖에 없습니다. 초저녁에 Happy Hour가 있지만 오후 5시반이면 닫습니다
2016년에 식당이 downtown 부근으로 확장 이전을 했습니다. 월요일은 닫지만 주6일간 저녁까지 open하고, menu도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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